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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적 디자인과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알리고, 여성 피에르가르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으로 남성복만이 아닌 국민 여성복 브랜드로 도약하겠다.”
지난 3월, 패션 브랜드 피에르가르뎅의 최고경영자(CEO)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가르뎅이 핵심 관계자들과 함께 내한했다. 한국 피에르가르뎅 본사인 던필드플러스와 아시아 최초로 진행하는 월드투어 패션쇼 진행과 얼마 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피에르가르뎅 여성복 라인을 비롯한 브랜드의 방향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지난달 31일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가르뎅 피에르가르뎅 CEO와 만나 피에르가르뎅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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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 피에르가르뎅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80년대 미래주의의 경향을 대표하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로, 이탈리아 출신의 피에르 가르뎅이 1950년 본인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를 프랑스에 창립했다. 특히, 실험적인 디자인과 우주 시대 패션을 선보이고 여러 기성복들의 발전을 이끈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1953년에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인 후, 1958년 맞춤복을 전문으로 하는 ‘꾸뛰리에’ 가운데 최초로 누구나 입을 수 있는 기성복 라인을 출시했다. 이후 전 세계에 유통하는 다양한 상품에 본인의 이름 사용을 허락한 최초의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했다.
1988년부터는 의류·뷰티·액세서리·잡화 등의 라이선스 사업으로 수익 모델을 크게 확대해왔다. 남성복 피에르가르뎅은 2010년 출시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2021 한국패션브랜드대상 남성복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남성복에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로드리고 CEO는 브랜드 피에르가르뎅의 설립자인 패션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의 조카로, 지난 2020년 12월 별세한 피에르 가르뎅의 뒤를 이어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그는 “많은 소비자에게 자사 브랜드의 옷을 직접 선보이고 싶어 글로벌 투어 중 미국,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에 방문했다”며, “한국에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방향을 알리고 싶다. 또 다채로운 컬렉션을 패션쇼를 통해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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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가르뎅은 지난달 3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패션쇼를 개최하고,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우주 테마의 새로운 컬렉션 60개를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달 탐사 등 우주 개척이 한창이던 1960년대 우주 시대에 영감받은 미래 우주 패션으로, 형형색색 네온 색상과 기하학적 형태의 디자인, 광택감 있는 소재 사용이 돋보였다.
로드리고 CEO는 “지난 2022년 7월 창립자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쇼에서 영감을 얻어 1960년대를 연상시키는 우주 공간을 컬렉션 테마로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져왔다. ‘피에르가르뎅’ 라벨이 붙은 재고를 재활용하거나 리사이클링 직물 사용을 통해 환경에 대한 브랜드의 관심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피에르가르뎅은 글로벌 투어 패션쇼를 진행하며, 신진 디자이너 콘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콘테스트에서 선발된 디자이너는 피에르가르뎅 파리 하우스 쿠튀르에서의 3개월간의 인턴십을 제공하고, 팀에 장기적으로 합류할 기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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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CEO는 “젊은 디자이너의 생각과 감각 등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영향을 받기도 한다. 또 나의 젊은 시절 생각을 일깨우는 등 신진 디자이너 콘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젊은 디자이너에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피에르 가르뎅은 고급 맞춤복 디자이너로서의 명성에 만족하지 않고, 라이선스 사업을 도입하며 패션의 대중화를 이끌어 ‘기성복의 선구자’로 불린 인물이다. 로드리고 CEO도 이러한 브랜드 정신을 이어받아 최근 론칭한 여성복 라인을 남성복처럼 국민 여성복 브랜드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새롭게 출시한 피에르가르뎅의 여성 라인은 미니멀 컨템포러리 무드 기반의 편안한 착용감과 체형 커버를 돕는 내추럴한 핏이 특징이며, 총 40여 개의 복합매장 오픈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할 예정이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