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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리즘 서승완 칼럼] 생성 AI의 시대, 진짜 메타버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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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4.04 10:33
  • 메타리즘 서승완 칼럼
    ▲ 메타리즘 서승완 칼럼

    대개 메타버스라 하면 ‘메타버스 기업’을 천명한 메타(구 페이스북)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장 먼저 메타버스를 선언했던 기업은 메타가 아니다. 그래픽 카드 제조사로 유명한 엔비디아(NVIDIA)다. 엔비디아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젠슨 황(Jensen Huang)은 2020년 10월에 이미 이런 선언을 한다. ‘이제 메타버스 시대가 올 것이다’. 메타버스가 대중에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이 2021년이니, 굉장히 선구적인 발언이었다.  2020년에 ‘메타버스의 시대’를 천명했던 젠슨 황은 2년이 지난 2022년, 한 게임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생성 AI가 없다면, 소비자는 메타버스를 만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메타버스 시대에 중요한 것이 ‘생성 AI’라는 깨달음이다. 

    생성 AI란 무엇인가? ‘무언가를 만들어주는 인공지능’, 그러니까 ‘창작하는 인공지능’이다. 최근 전 세계적 트렌드로 떠오른 챗GPT도 글을 생성하는 생성 AI라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인 Midjourney나 Dall-e와 같은 것들이 있다. 알파고가 AI 담론을 지배하던 시대에도 ‘인공지능은 인간의 창의성을 따라갈 수 없다’는 명제가 너무나 당연하게 통용되었지만, 이제는 그것을 부정해야 하는 시대가 비로소 온 것이다.

    젠슨 황의 깨달음은 곧 현실로 나타난다. 엔비디아가 메타버스 내 오브젝트를 생성하는 인공지능(GET3D)을 선보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메타버스 공간을 제작하는 데에는 많은 인력과 비용, 그리고 시간이 소요된다. 가령 ‘경상북도 메타버스’를 만든다고 가정 해보라. 경상북도의 유명한 명소나, 길거리에 있는 조형물과 간판, 자동차와 같은 오브젝트가 구현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방식은 전문 모델러가 직접 오브젝트 하나하나를 수작업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메타버스를 더욱 사실적으로 만들수록 그 작업의 양은 늘어난다. 이런 오브젝트 제작을 생성 AI에 맡겨버리자는 것이 GET3D의 기본 콘셉트다. 그 결과, 일이 매우 단순해진다. 제작하고자 하는 오브젝트의 실물 사진을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프로그램은 자체 보유한 AI 학습 데이터에 근거, 수십 개의 모델 파일을 만들어 낸다. 이런 식이라면 하루에도 수 백대의 메타버스 자동차를 제작할 수 있다. 

    생성 AI와 메타버스의 만남이 가져다 올 변화는 또 있다. 바로 ‘NPC(Non-Playable Character)’의 존재다.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아바타는 아니지만, 일반 유저들이 메타버스 세계를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캐릭터를 우리는 NPC라 부른다. 현실의 편의점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있다. 그들은 로봇이 아니다. 우리와 똑같은 인격과,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출근도 하고, 퇴근도 한다. 하지만 메타버스 속에서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NPC가 맡을 수 있다. 실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24시간 그 자리를 지킨다. 출근도, 퇴근도 없다.

    하지만, 기존의 메타버스에서 NPC와 일정 이상의 상호작용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정해진 질문에 정해진 답변을 내놓을 뿐, 길을 묻는다거나 친근한 농담을 주고받는 식의 소통은 불가능한 것이다. 바로 여기에 생성 AI가 도입된다면, 분명 혁신적인 변화가 일 것이다. ‘사람과 자연스레 대화할 수 있는 NPC’의 출현은 메타버스 공간 자체를 더욱 풍성하게 할 것이다. 베타버스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인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이 극대화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고들 한다. 팬데믹 이후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메타버스 산업이 점차 그 열기를 잃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심지어는 챗GPT를 위시한 생성 AI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마치 메타버스에 사형 선고라도 내려진 것처럼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생성 AI의 대중화는 메타버스의 혁신적 미래를 앞당길 것이다. 마침 로블록스에서도 생성 AI를 도입하겠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지금이야말로 진짜 메타버스를 시작할 때다.

    [서승완 대표] 서승완은 유메타랩 대표이자 전국 대학 메타버스 연합회의 회장이다. 청년의 눈높이에서 전공인 철학과 메타버스 세상을 재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다수의 대학 및 공공기관에서 메타버스 관련 프로젝트 및 자문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 메타버스에 살기로 했다’, ‘인스타로 보는 동양고전’ 등이 있으며 최근 메타버스 전문 뉴스 미디어 ‘메타리즘’에서 전문가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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