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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스튜어디스 혜정이' 그 이전…송지우, 더 악랄하게 소리질러 잡아낸 '영광'

기사입력 2023.04.04.11:11
  • '더 글로리'에서 어린 혜정 역을 맡은 배우 송지우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 스튜디오 제공
    ▲ '더 글로리'에서 어린 혜정 역을 맡은 배우 송지우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 스튜디오 제공

    짧은 앞머리, 웃으면 한쪽만 올라가던 입꼬리, 까만 눈동자, 귀에 박히던 목소리. 학창 시절 동은(정지소)을 괴롭히던 아이들은 다섯 명이나 되었지만, 그 중 혜정(송지우)은 유독 강렬했다. 세탁소집 딸인 혜정은 가진 게 없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가진 게 없지만, 모든 걸 가진 것 같은 친구들 옆에서 더 크게 목소리를 냈고, 더 크게 움직이는 인물. 그런 '어린 혜정'이는 배우 송지우로 각인됐다.

    송지우는 '더 글로리'의 어린 지우 역에 오디션으로 캐스팅됐다. 세 번의 오디션을 보고, 마지막에는 대본 없이 '어린 혜정' 캐릭터 설명을 들으며 "잘해보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은숙 작가님 작품 속 고등학생 역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오디션장에 갔어요. 정말 다양한 이미지의 친구들이 많이 왔더라고요. 2명씩 같이 들어갔어요. 연기를 보시고, 거의 1달 있다가 연락이 와서 2차 오디션을 봤어요. 그때는 성인 혜정의 대본이 있었고요. 3차 때는 확실히 어린 혜정 역을 생각하고 보신 것 같아요. 2차 오디션 때 승무원 후배에게 혜정이가 소리 지르는 장면을 연기했었어요. 제 감대로 소리를 지르고 오디션장 밖에 나왔는데, 제가 소리를 제일 크게 지른 것 같더라고요. 민망하더라고요." (웃음)

  • ▲ 영상 : 조선일보 일본어판 허준영 영상기자, popkorns@chosun.com

    지난 해 12월 '더 글로리' 파트 1이 공개된 후 아역과 성인의 캐스팅 싱크로율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송지우는 4차 미팅에서 우연히 차주영을 만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4차 미팅 이후에, 제가 대기실에 짐을 두고 와서 다시 갔는데요. 거기 차주영 선배님이 계시는 거예요. 그런데 성인 혜정 역에 선배님이 되셨다고 해서 운명 같았어요. 감독님께서 혜정의 포인트를 잘 살려주신 덕분에 싱크로율이 더 잘 맞아 보였던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어린 혜정의 대본을 받은 후 송지우는 고민이 깊어졌다. "처음에는 혜정이가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리고 "이 작품을 잘 해내야 한다"라는 부담감도 컸다.

    "혜정이가 가해자 집단 내에서도 무시당하는 설정이잖아요. 이 집단에서 내 위치를 조금이라도 세우려면 더 괴롭히고, 행동대장이 되어야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체육 선생님이랑 키스도 하면서 체육관 열쇠도 가져온 거고요. 그런 식으로 자기 위치를 찾아가는 인물이라고, 더 악랄하고, 더 잔인하게 '보여주기식'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많이 웃고, 크게 소리 지르고, 움직였죠."

  • '더 글로리' 어린 혜정(왼쪽)과 '연애대전' 황지혜 / 사진 : 넷플릭스, 송지우 인스타그램
    ▲ '더 글로리' 어린 혜정(왼쪽)과 '연애대전' 황지혜 / 사진 : 넷플릭스, 송지우 인스타그램

    하지만, 촬영 할 때에는 정지소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송지우는 "(정)지소에게 '아파?'라고 맨날 물어봤어요. 그리고 한 번에 가자고 했어요. (정)지소도 감정씬이 너무 힘드니까, 제발 한 번에 가자고 하더라고요. 촬영 끝나고 나중에 (정)지소가 저에게 그러더라고요. '우리 이 씬 잘 해야돼. 한 번에 가아돼'라는 제 눈빛이 보였다고요"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미소지었다.

    송지우가 '배우'의 길을 결심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보고, 무대 위 배우 중 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에 입시를 시작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당당하게 합격했다. '더 글로리'의 성인 박연진, 손명오 역을 맡은 임지연, 김건우도 같은 학교 출신이다.

  • '더 글로리'에서 어린 혜정 역을 맡은 배우 송지우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 스튜디오 제공
    ▲ '더 글로리'에서 어린 혜정 역을 맡은 배우 송지우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 스튜디오 제공

    "제가 '베니스의 상인'과 함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천송이(전지현)의 연기를 선보였거든요. 프로폴리스를 프로포폴이라고 말하는 대사요. 어떤 모습을 보신 건지, 운이 좋게 합격한 것 같아요. 그렇게 입학한 학교에서 연극을 하며, 배우의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아요. 무대에 서 있을 때, 제가 맡은 캐릭터와 같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지점이 올 때가 있거든요. 그 인물로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요. 그때 엄청난 쾌감과 희열을 느껴요. 뭔가 벅찬 느낌."

    송지우는 '더 글로리' 이후 시리즈 '연애대전'에서도 모습을 보였다. 강호(유태오)와 한 작품에서 연기하게 된 신인 여배우 황지혜 역으로 등장해 '어린 혜정'과 같은 모습을 단, 1%도 찾아볼 수 없어 놀라움을 더하기도 했다. 캐릭터에 따라 나이도, 성격도, 완전히 달라지는 송지우는 자신의 장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 '더 글로리'에서 어린 혜정 역을 맡은 배우 송지우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 스튜디오 제공
    ▲ '더 글로리'에서 어린 혜정 역을 맡은 배우 송지우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 스튜디오 제공

    "스타일링에 따라 달라 보이는 게 제 장점 같아요.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고요."

    영상 인터뷰 속에서 성인 혜정의 명장면에 허영심, 악랄함, 질투를 한 스푼씩 더 넣은 연기로 현장에서 박수를 받은 송지우는 앞으로 '배우'로서 살아갈 자신에게 놓지 말아야 할 한 마디를 전했다.

    "최근에 임지연 선배님 인터뷰를 봤는데요. 그 속에서 '절실함'을 계속 말씀하셨더라고요. 저도 학교 다닐 때 되게 열정적으로 했거든요. 배우로 나아가면서 언제나 그 절실함을 잊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 '더 글로리'에서 어린 혜정 역을 맡은 배우 송지우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 스튜디오 제공
    ▲ '더 글로리'에서 어린 혜정 역을 맡은 배우 송지우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 스튜디오 제공
  • '더 글로리'에서 어린 혜정 역을 맡은 배우 송지우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 스튜디오 제공
    ▲ '더 글로리'에서 어린 혜정 역을 맡은 배우 송지우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 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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