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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장내 미생물 따라 치료 효과 달라진다

기사입력 2023.03.23 14:51
  • 장내 미생물이 혈액암 중 가장 흔한 림프종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석진(교신저자), 윤상은(제1저자) 교수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단받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CJ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연구로 장내 미생물을 분석했다.

  •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연구팀은 환자 189명의 대변에서 채취한 샘플 중 158명의 유전자를 분석해 장내 미생물의 상태와 현황 등을 파악하고, 나이와 성별을 고려해 맞춘 건강한 일반인 대조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는 건강한 사람과 달리 장내 미생물의 생태계인 마이크로바이옴이 불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한 일반인 대조군과 달리 마이크로바이옴의 분포에서 종의 다양성이 현저하게 낮았으며, 유해균에 해당하는 엔테로박테리아와 수테렐라는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의 치료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인 열성 호중구 감소증 역시 엔테로박테리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열성 호중구 감소증이란 38.3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백혈구 수치가 감소해 면역력이 현저하게 낮은 상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기존 치료를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고, 하더라도 계획보다 낮은 농도로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탓에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연구팀은 추가로 환자 106명의 유전자를 전장 분석(WGS)한 뒤 엔테로박테리아가 확인된 추정치를 기준으로 환자를 양분했을 때 적은 환자들보다 많은 환자의 무진행 생존율이 11.9배 낮았다며, 해당 마이크로바이옴이 많은 환자의 경우 그만큼 재발이나 병의 진행이 더 잦았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혈액학 분야 학술지인 ‘블러드(Blood, IF:25.476)’에 게재됐다.

    연구를 주관한 김석진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림프종 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림프종 치료성적 항상을 위해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조절하는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병과 싸우는 환자들과 가족에게 연구를 통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은 우리 몸의 B 림프구에서 발생한 혈액암으로서 림프종 중에서 가장 빈도가 높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발생하는 림프종 환자 6000여 명 중 약 40%가 이 질환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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