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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리즘 김상윤 칼럼] ChatGPT와 메타버스의 만남, 티핑 포인트가 될까?

  • 메타리즘
기사입력 2023.03.21 10:21
  • 메타리즘 김상윤 칼럼
    ▲ 메타리즘 김상윤 칼럼

    최근 ChatGPT 열풍이 뜨겁다. 단 5일 만에 전 세계 백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ChatGPT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인공지능의 거대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챗봇 서비스다. ChatGPT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사람은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ChatGPT가 단순 정보의 제공뿐만 아니라, 보고서 작성, 작곡, 소스코드 개발까지도 해주기 때문이다. 지금껏 기계가 범접할 수 없다고 여겼던 인간의 창의력과 창작의 영역까지 인공지능의 침범을 맞게 되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디지털 분야에서 가장 핫한 주제였던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이 결합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과연 세상을 뒤집어 놓을 만한 ‘티핑 포인트’를 맞이하게 될까?

    메타버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기로 ‘only 가상공간’ 또는 ‘가상과 현실이 연결된 공간’을 말하는 것으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경험의 공간’을 말한다. 즉, 메타버스는 실존하는 물리 세계가 아닌 디지털상에 존재하는 가상 세계의 얘기이고, 인공지능 또한 디지털 데이터를 학습하여 인간과 유사한 판단을 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의 만남은 아주 자연스럽다.

    첫째, 인공지능은 메타버스에서의 개인화된 경험의 완성도를 높여줄 수 있다. 메타버스는 사용자가 가상공간을 현실로 착각할 만큼의 몰입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몰입 경험을 위해서는 시각, 청각 혹은 현재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촉각, 후각 정보를 실감 나게 제공하여 현실감을 주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사용자가 받아들이는 정보들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느냐 또한 중요하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초거대 AI 모델이 갖춘 맥락 연계 능력은 더 나은 실감과 현실 유사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게 될 것이다.

    둘째, 인공지능은 메타버스 서비스 공급자와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을 강화시켜 줄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해외여행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나의 아바타가 원하는 여행지에 도착하여 호텔 체크인을 위해 호텔 입구로 들어서면, 컨시어지 아바타가 나를 반겨준다. 컨시어지 아바타는 ChatGPT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여러 요구사항을 재빠르게 처리해주는 호텔 컨시어지보다도 더 정확하게 나의 요구사항을 웃는 표정으로 해결해 줄 것이다. 이는 서비스 공급자에게 매출 증대의 기회를 제공한다. 컨시어지는 이미 학습된 나의 기호 데이터를 통해 내가 좋아할 만한 액티비티, 여행 상품을 추천한다.

    메타버스의 가상 소매점에서 옷을 사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ChatGPT 아바타 점원은 고객에게 인사를 하고 선호도를 물으며 스타일과 예산에 맞는 옷을 추천한다. 또한 컴퓨터 비전 기술은 이미 보유하고 있던 실제 고객의 체형 데이터를  분석하여, 해당 옷이 물리세계에서는 어떤 느낌일지를 시각적으로 제안한다. 현실 구매와도 연결될 수 있다.

    굳이 아바타가 등장하는 메타버스가 아닐지라도 인공지능과 메타버스의 결합이 가능하다. 최근 국내 한 중소기업은 주의력 결핍장애(ADHD)를 앓고 있는 어린이가 VR(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고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였다. VR을 착용하고 가상공간의 놀이방에서 어린이가 지시사항을 이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어린이의 작은 동작이나 반응들은 인공지능의 정확한 진단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된다.

    위의 몇 가지 사례뿐만 아니라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의 결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확장이자, 소통 방식의 확장, 나아가서는 아바타를 통한 자아의 확장, 디지털 휴먼을 활용한 인간관계의 확장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경험의 확장을 얻게 될 것이다.

    물론 시간이 조금 필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의 결합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를 충분하다.

    메타버스와 ChatGPT의 만남. 인류를 바꿔놓을 거대한 변화를 기대해보자.

    [김상윤 교수] 김상윤 중앙대 교수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기술로 인한 우리 사회의 변화와 미래 모습을 제시하는 '디지털 융합 멘토'다. 다수의 기업 및 공공 기관에서 메타버스, 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프로젝트와 자문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메타 리치의 시대', 미래 시나리오 2022' 등이 있으며 최근 메타버스 전문 뉴스 미디어 '메타리즘'에서 전문가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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