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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시작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질주가 거세다. 삼성을 꺾고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전광판도 장식했다. AI 투자·채용 솔루션을 개발한 블루바이저 이야기다.
블루바이저는 ‘하이버프’란 AI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투자 분야에선 ‘하이버프 재테크’를 채용 분야에선 ‘하이버프 인터뷰’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하이버프 재테크는 사용자가 일임한 돈을 자동 투자하는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다. 2019년 전 세계 2400여 개 기업이 참가한 ‘뉴욕 패밀리 오피스 챌린지’에서 1위를 기록하며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섰다. 이 챌린지는 미국 거액 자산가 모임에서 투자하기 좋은 스타트업을 선정하는 대회다. 그만큼 경쟁률이 높다고 평가된다. 이 대회에 우승한 블루바이저는 미국 장외 주식 시장인 ‘나스닥’에 초대받고 ‘영국 왕립은행’으로부터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받는 등 세간에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이버프 재테크는 국내에서도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2017년 금융당국이 시행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검증 테스트에서 안전형, 중립형, 적극형 등 모든 투자유형에서 수익률과 회전율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당시 테스트에는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NH증권, 대신증권 등 2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 때문에 블루바이저는 ‘삼성을 이긴 기업’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투자 분야에서 AI 실력을 입증한 블루바이저는 현재 채용시장에 시선을 돌렸다. AI 면접 솔루션 ‘하이버프 인터뷰’를 개발해 현재 30여 개 학교와 100여 개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출시 6개월 만의 성과다. 이처럼 블루바이저가 AI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블루바이저 서울 사무실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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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편의 생각한 AI… 알아서 투자 ‘척척’
“사용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를 만들어 기술로 인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을 1순위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황용국 블루바이저 대표의 말이다. 이 말처럼 블루바이저는 AI 기술 개발과 보급에 ‘사용자’를 중심으로 두고 있다.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인 ‘하이버프 재테크’가 전 세계 기업들과 기술력을 겨뤄 높은 성과를 낸 것도, AI 면접 솔루션 ‘하이버프 인터뷰’가 짧은 기간 많은 업체에 공급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이버프 재테크는 사용자의 손이 필요하지 않은 AI 재테크 방식이다. 일반 로보어드바이저가 AI로 투자를 한다고 해도 사람이 투자 상품이나 방식을 하나하나 결정해야 한다면, 하이버프 재테크는 사용자가 투자 방식만 선택하면 그다음부터는 손이 가지 않는다. 처음에 사용자가 손실을 볼 수 있는 위험 감내 수준을 고려해 투자 방식을 ‘공격적’, ‘안정적’ 등으로 선택하면 이후 AI가 알아서 투자하는 식이다. 기존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이 좋은 투자 상품을 찾고 이를 사용자에게 추천해 결정하게끔 하는 ‘간접적 투자’라면, 하이버프 재테크는 AI가 좋은 투자 상품에 바로 투자하는 ‘직접적 투자’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황 대표는 “주식 시장은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AI로 도출한 투자 방식을 사용자에게 추천하고 그 답을 받는 동안에도 투자 결괏값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는 AI 퍼포먼스를 100%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투자 성격을 사전에 결정하면 그 이후에는 AI가 알아서 투자하게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에게 상품을 하나하나 추천하는 것이 맞을 수 있지만, 이는 다르게 보면 투자에 대한 책임을 사용자에게 100% 전가하는 행동으로도 볼 수 있다”며 “우리는 기술력을 고도화해 사용자가 지정한 손실 위험 감내 수준에서 AI가 알아서 투자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英 왕립은행 지원으로 전 세계 금융 데이터 학습… “나스닥이 찜했다”
어쩌면 과감해 보이는 블루바이저의 AI 투자 방식은 기술 자신감에서 나온다. 2017년 금융당국이 시행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테스트에서 하이버프 재테크는 1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냈다. 회전율이 높지 않으면서 수익률도 낮았던 타사 알고리즘과 비교하면 높은 성과였다. 황 대표는 그 비결로 ‘통계적 차익거래 시스템’을 꼽았다. 하이버프 재테크는 과거와 현재 자산의 차트 이미지를 알고리즘이 분석해 단기적인 자산 차트를 생성, 투자 시행 등을 하는 통계적 차익거래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만큼 액티브 자산 비중과 높은 투자 빈도를 데이터로 사용했기 때문에 타사 알고리즘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황 대표는 “투자에 대한 목표치와 성과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모든 사람의 투자에 만족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할 순 없다”면서도 “최소한 사용자가 선택한 투자 기준에는 만족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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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바이저는 현재 하이버프 재테크를 무료 체험으로 선보이고 있다. 사용자가 체험 계좌를 통해 소액 금액으로 AI 투자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아직 AI 투자를 신뢰하지 않거나 익숙해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체험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와 함께 국제 인증도 진행 중이다. 블루바이저는 뉴욕 패밀리오피스 챌린지에서 우승한 후 영국 왕립은행으로부터 전 세계에 있는 금융 빅데이터를 무료로 4년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지원받아 나스닥과 뉴욕증시 버전의 AI 투자 시스템을 개발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만든 것이다.
현재 이 AI는 변동성이 심한 투자 분야에서 활용해도 문제가 없는지 검증받고 있다. 고금리 상태, 저금리 상태, 전쟁 발발 등 금융 쇼크에서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 등이다. 황 대표는 “하나의 투자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선 다양한 상황에서도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지 검증받을 필요가 있다”며 “모든 검증을 받는데 3~5년이 걸리는 만큼, 장기간 시간을 두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모든 테스트가 끝나 알고리즘이 안정적이라고 인정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용자 편의 고려한 AI 면접 솔루션 출시… 새로운 채용문화 선도
황 대표는 하이버프 재테크가 국제적으로 인증을 받는 동안 새로운 아이템을 선택했다. 채용 시장에 사용할 수 있는 AI 면접 솔루션 ‘하이버프 인터뷰’다. 그는 “우리 회사는 지금까지 오는데 한 번의 투자도 받지 않았다”며 “투자를 받으면 재정적으로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지만 그만큼 여러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우리 기술이 검증받는 동안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어 AI 채용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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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면접 솔루션에서도 황 대표는 사용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이미 시장에 많이 공급된 AI 면접 솔루션이 경우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시간 가까운 면접 시간이 소요되고 적성검사 등 면접자에게 부담을 주는 시험이 많아 이러한 과정을 제거하고 단 5분간 면접으로도 변별력 있는 리포트를 제공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평가에 필요한 개인정보와 영상, 음성, 텍스트 등도 면접자가 선택해 제출할 수 있게 했다. 또 AI 면접을 보기 위해 이용자가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고 면접을 볼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황 대표는 “하이버프 인터뷰를 만든 이유는 ‘누구나 면접을 볼 수 있게 하자’는 취지가 강했다”며 “사람이 수많은 면접자를 평가할 수 없으므로 기존에는 수많은 인재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는데, 서류만으로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은 기업 대표 입장에서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AI 면접관으로라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면접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현재 하이버프 인터뷰는 취업준비생들의 면접 연습 도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AI가 던진 질문에 답하고 그 모습을 스스로 평가하며 면접 스킬을 높이고 있다. 이 활용방식은 기업과 취업준비생에게 또 다른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취업준비생이 연습한 AI 면접 영상을 업로드하면 인사담당자들이 그 영상을 보고 취업을 권유하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직장인이나 취업준비생이 자신의 이력서를 취업사이트에 올려놓으면 기업 인사담당자나 헤드헌터가 그 이력서를 조회해 이직과 취업을 권유하는 기존 방식에서 이제 면접 영상과 결과를 보고 더 합리적인 방법으로 인재를 찾아 취업을 권유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황 대표는 “이제 시장 초기지만 우리 면접 솔루션이 면접 준비와 실제 채용에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며 “추후 서비스 공급이 많아지면 새로운 취업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