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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미술계를 뒤집어 놓은 ‘AI 귀걸이 소녀’

  • 메타리즘
기사입력 2023.03.13 16:25
페르메이르 대표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AI 오마주 작품 등장으로 논란
  • (사진제공: 율리안 판티컨 인스타그램)
    ▲ (사진제공: 율리안 판티컨 인스타그램)

    네덜란드에서 인공지능(AI)이 그린 그림이 미술관에 전시되면서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 

    해당 작품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가 1665년 완성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모방작이다. 언뜻 보면 재해석한 것 같지만 알고 보니 인공지능이 그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과연 AI의 작품이 예술에 속하는지 현지 미술계가 격렬하게 논쟁 중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율리안 판티컨은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모티브로 한 작품 전시 이벤트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AI로 작업한 그림인 ‘빛나는 귀걸이를 한 소녀’를 출품했다.

    그는 인터넷에 올라온 이미지 수백만 개를 토대로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에 자신이 생각한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해 작품을 만들고 포토샵을 함께 활용했다.

    미술관 측은 접수한 총 3천482점 중 170여 점을 원작이 있던 전시실에 디지털 형식으로 전시했고, 판티컨이 제출한 것을 포함한 총 5점 만이 실물로 걸었다. 출품된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 인형, 공룡, 오리, 과일 등 기발한 형태로 패러디 및 오마주를 한 작품이 많았다. 소녀 대신 3살 어린아이나 94세 노인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판티컨은 인스타그램에 “박물관에서 내 작품을 보는 것은 초현실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네덜란드 예술계 일각에서는 이번 전시회를 두고 날이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작가인 이리스 콤핏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페르메이르의 유산은 물론 활동 중인 예술가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미술관에서 나오면서 뺨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고 공격했다.

    반면 미술관 공보담당 보리스 더뮈닉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품이고, 사람들 사이 찬반이 갈린다”고 말하며 “작품을 선정한 이들은 AI가 창작한 것임을 알고도 마음에 들어 했고, 결국 선정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판티칸의 출품작에 대해 “가까이서 보면 주근깨가 약간 으스스해 보이긴 한다”며 “우리는 이것이 멋진 그림이며, 창조적인 과정이었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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