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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다발성 수포와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대상포진이 간경변증 환자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40대 간경변증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50~70대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종기 교수팀은 성인 간경변증 환자 50만 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간경변증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대상포진 발병률이 약 9%,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율이 약 48%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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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대규모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2009년~2019년)를 활용해 2009년부터 2015년 사이 새롭게 간경변증 진단을 받은 20세 이상 모든 성인 환자 50만 4,986명의 대상포진 발병률을 평균 6.5년(최대 10년)간 분석했다.
간경변증 환자 50만여 명 중 2009년부터 2019년 사이 대상포진이 발생한 환자는 총 7만 294명이었다. 대상포진 발병률은 1,000인년 당 21.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경변증 환자 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21.6명에게서 대상포진이 발병한다는 뜻이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은 1,000인년 당 1.81명이다.
나이, 성별 등을 보정해 간경변증 환자와 간경변증이 없는 국내 전체 일반 인구를 비교한 결과, 간경변증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이 약 9%,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약 48% 높았다.
특히 20대 젊은 간경변증 환자에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가장 컸다. 연령대별로 나누어 분석하면 일반인보다 간경변증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각각 ▲20대 41% ▲30대 16% ▲40대 17% ▲50대 8% ▲60대 8% ▲70대 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여성이거나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 복용자, 합병증이 동반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일수록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임상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IF=12.045)’에 최근 게재됐다.
최종기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경변증은 간 기능 감소와 동반된 면역기능 장애를 발생시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대상포진이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연구는 해당 기간 내 모든 대한민국 성인 간경변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인만큼 간경변증 환자에게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유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상포진은 어릴 때 감염된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신체 면역력이 떨어질 때 신경 주변으로 퍼져서 발생한다. 주로 수포와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물집과 발진이 사라진다 해도 이차 감염이나 만성 신경통이 생길 가능성이 커 백신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