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인터뷰] "'박서진'하면 딱 떠오르는 노래 없어…아직 신인이라 생각해"

기사입력 2023.03.03.17:03
  • 2013년 첫 싱글 앨범 '꿈'으로 데뷔,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한 박서진이지만 "여전히 모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 '박서진'하면 딱 떠오르는 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트로트) 가수로서는 신인인 것 같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이와 함께 이번 신곡이 자신의 대표작이 되길 바란다는 박서진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까 기대가 더해진다.
  • 사진: 타조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진: 타조엔터테인먼트 제공
    3일 낮 12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박서진의 새 미니앨범 '춘몽'이 발매됐다. 컴백을 앞두고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서진은 10주년을 맞이한 소감에 대해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10주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우연한 기회로 좋은 곡을 만나 앨범도 제작하게 됐다. 또 '미스터 트롯 2'로 박서진의 이름을 새롭게 알리는 기회도 됐던 만큼, 출발이 좋은 10주년인 것 같다"라며 설렘을 드러냈다.

    정말 박서진의 말 그대로 시작이 좋다. '미스터 트롯 2'에서는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바로 좋은 곡을 받게 되며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 박서진은 이번 앨범 준비 과정에 대해 "데스매치에서 떨어지고 난 뒤 얼마 안 됐을 때 정경천 선생님이 너무 잘한다며 '어매' 같은 곡을 주고 싶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준비해서 곡을 받고, 정말 빨리 나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 이번 앨범 타이틀로 선정된 '지나야'는 '가황' 나훈아가 작사하고 '정차르트' 정경천이 작곡 및 편곡한 곡으로, 여전히 가슴에 남아 있는 연인에 대한 마음을 특유의 솔직한 방식으로 표현한 가사가 돋보인다. 박서진은 "트로트 가수라고 하면 누구나 아는 두 분의 작사, 작곡한 곡을 받았다"라며 "특히 롤 모델로 삼고 우상이었던, 나훈아 선생님의 곡을 하게 되니까 더욱 감회가 새로운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실제 나훈아와 만남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곡을 편곡하는 과정에서 나훈아의 의견도 분명 들어갔을 터다. 이에 나훈아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고 싶은지 묻자 박서진은 "선생님께서 자신의 의도를 딱딱 짚어서 노래를 했다고 그렇게 반응을 해주셨으면 좋겠지만, 단점이나 고칠 점을 말해주셔도 영광일 것 같다. 무슨 말을 들어도 엄청 감사할 것 같다"라며 영광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다만 이번 타이틀곡의 경우 지난 2020년 가수 진성이 발표한 앨범의 수록곡이라 리메이크 성격이 강하지 않을까 추측을 하는 음악팬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서진은 "리메이크랑은 또 다를 것"이라며 "멜로디가 바뀌고 가사가 삭제된 부분도 있어 새로운 곡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 이 밖에도 앨범명과 동명의 수록곡으로 덧없는 인생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춘몽', 살아가면서 자존심과 욕심 때문에 소중한 인연을 놓치기도 하지만, 다 잊고 이제부터라도 잘 살자는 메시지를 담은 '헛살았네', 여기에 각 곡의 인스트루멘탈(반주) 버전까지 총 6개 트랙이 담긴다. 모두 정경천이 작곡 및 편곡 참여한 곡이다.

    앨범 전반적으로 '아등바등 살 필요가 없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는 말에 "제가 올해 스물아홉 살인데 행사장 같은 곳에서 어르신분들을 만나면 너무 그렇게(아등바등) 살 필요 없고, 뒤도 보고 친구도 사귀라는 그런 말들을 많이 해주신다, 이런 생각들을 모은 것도 있고, '춘몽'의 경우 작사가 선생님께서 방송을 보고 제 모습이 이렇게 그려져서 가사를 쓴 곡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박서진의 경우, 정말 '아등바등 살아왔다'라고 말해도 될 만큼, 열심히 인생을 살아왔다. 과거 트로트 신동으로 미성년자 시절 '스타킹'에 출연한 경력이 있고, 장구의 신으로서도 전국을 누비고 다녔고, '미스터 트롯 2'에 앞서 '나는 트로트 가수다'라는 경연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이력이 있다. 박서진은 "배부른 소리가 될 수도 있는데, 정말 바쁘게 살다 보니 오히려 저만의 시간이 없었고, 20대가 훌쩍 지나갔다. 돌아보니 일만 했다는 생각에 허무한 마음이 생겼고, 그렇게 보낸 시간이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전했다.

  •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 출연했을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도 물었다. 박서진은 "그때는 경연보다 방송이라는 생각으로,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생각으로 출연하게 됐던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서진은 경연 도중 자진 하차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팬들이 많기 때문에 얘는 떨어질 일이 없다는 그런 말이 있었다"라며 박서진은 "경연 당시 제가 인이어 사고가 났는데도 투표 순위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게 되어 버린다면, 방송 프로그램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하차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때도, 지금도 팬들의 결속력이 남다른 것 같다는 말에 박서진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장작에 비유하자면, 통나무 장작같이 오래 타는 장작인 것 같다. 꺼지지 않고 오랫동안 온도를 유지하며 변함없는 사랑을 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더 감사하고,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러한 팬들의 의견을 반영하며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기도 했다. 박서진은 '미스터 트롯 2'에 나간 이후 팬들의 비판도 수용하고자 노력을 기울였다. "발음이 잘 안 들린다는 말을 많이 해주셔서 이번 앨범을 녹음하면서 발음에 정말 신경을 많이 쓰고, 가사를 곱씹으며 부르고 전달하고자 노력을 했던 것 같다"라고 전한 것. 이 밖에 다른 트로트 가수들의 노래도 많이 듣는다며 "매일 새로운 앨범 목록에 들어가 신곡을 플레이리스트에 담고 여러 곡을 듣는다"라고 말해 꾸준한 성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 다만 박서진은 트로트 외에 다른 장르에는 관심이 크게 없다고. '미스터 트롯 1'을 통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임영웅의 경우 트로트 외에도 여러 장르를 소화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를 보며 영향을 받는 점은 없는지 묻자 "영웅이 형님께서 그러한 부분을 굳건히 지켜주고 계신 덕분에 저는 트로트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워낙 노래도 잘하시고 그런 색깔이랑 잘 어우러지는데, 저는 그런 노래를 불러도 트로트로 색깔이 바뀐다. 트로트를 해야만 하는 운명인 것 같다"라고 트로트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의 상징과도 같은 '장구'는 트로트와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박서진은 "21살에 장구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본격적으로 배웠다기보다는 치는 모습을 보며 따라 하게 됐는데 자동적으로 됐다. 리듬이 몸에 익혀졌던 것 같다"라며 "장구 덕분에 성공을 했고, 박서진이라는 이름을 알린 시발점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장구와 함께 갈 생각이고, 함께 할 수 있는 무대도 계속해서 만들 생각"이라고 답했다.

    특히 '장구의 신'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도 있다며 "조금 저의 칭찬일 수도 있는데, 트로트 가수분들 중에서 캐릭터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최고인 것 같다"라며 경쟁자로 생각하는 가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향후 얻고 싶은 수식어로 "알고 보니 트롯 요리사"라며 "트로트를 정말 맛있게 잘 부른다는 그런 수식어를 얻고 싶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 장구를 배웠던 것이 자신의 첫 터닝 포인트였다는 박서진은 10년 활동을 마친 지금이 두 번째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그동안은 대회에 나가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출발선에 선 느낌"이라며 "사실 제가 보이는 모습과 달리 조바심을 많이 느낀다. 부모님들께서 더 나이 드시기 전에 성공한 아들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시간이 길지는 않은 것 같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한 곡이라도 빛을 보고, 꼭 떴으면 하는 마음이고 이를 위해 열심히 방송도, 행사도 많이 출연하고, 불러주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생각"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군 입대 역시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는 입대 전 꼭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전 국민이 아는 히트곡을 만들고 싶다"라며 "무대에서 노래를 했을 때 마이크를 넘기면 같이 받아칠 수 있는 그런 곡이 됐으면 좋겠다. 트로트 가수라면 무조건 히트곡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가수가 본인만의 알려진 곡이 없다면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라는 조바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좋은 분들께서 많이 참여해 주셨고, 응원도 많이 받았다. 좋은 노래인 만큼, 사랑받을 곡이 하나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박서진은 오는 5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박서진 쇼(Show)'를 개최하고 팬들과 만난다. '미스터 트롯 2' 탈락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공연 소식을 알리게 됐는데, 대관이 어렵지는 않았냐고 묻자 "원래는 방송이 아예 끝나고 하려고 했는데, 대관 날짜가 그때는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는 도중에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항상 콘서트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동안 봤던 모습이지만, 또 보고 싶었던 무대들, 방송에서 불렀던 노래를 라이브로 들려드리고, 신곡도 발표할 계획이다. 관객들과 함께 하는 무대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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