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인터뷰] 트립비토즈 장용숙 CDO "사용자가 곧 마케터. '커뮤니티'와 'T2E'에 더욱 집중할 것"

기사입력 2023.02.23 17:14
2023년 여행업계 리더 신년 인터뷰 - 트립비토즈 장용숙 최고 데이터 책임자
해외여행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비용 상승 등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여행객 81%는 2023년에 해외여행을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인 응답자의 66%도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걱정된다고 답한 동시에, 압도적 다수인 10명 중 8명(78%)은 해외여행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인 여행자의 35%는 올해 2회 이상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2023년에는 여행객들이 새로운 경험과 기쁨을 위해 여행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틀조선일보에서는 2023년을 맞아 여행업계 리더를 만나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올해 여행업계를 전망하는 신년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 트립비토즈 장용숙 최고 데이터 책임자
    ▲ 트립비토즈 장용숙 최고 데이터 책임자

    Q. 트립비토즈 플랫폼에 대한 소개와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는지 소개 부탁드린다.

    A. 트립비토즈는 2017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사용자 생성 동영상 기반의 OTA(Online Travel Agency)다. 트립비토즈는 사용자가 직접 올리는 숏폼(short form) 영상을 기반으로 사용자 간의 여행 경험을 연결하고, 다른 사용자의 반응을 얻을 시 보상을 지급해 다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T2E(Travel to Earn, 여행하면서 돈 벌 수 있는 서비스)’ 서비스를 전 세계에서 처음 선보였다. 거래액의 일부를 사용자에게 상금으로 돌려주는 T2E 서비스를 운영하는 OTA는 트립비토즈가 유일하다. 

    트립비토즈는 각각의 사용자가 마케터라고 생각한다. 최근 여행 트렌드를 살펴보면 사용자들은 단순히 여행을 다녀오는 행위에서 그치지 않는다. 여행을 다녀오고, 그 여행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다른 사용자와 소통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들이 마음껏 소통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서 기능하려고 한다. 쉽게 말하면 트립비토즈는 ‘호텔 예약(커머스)이 가능한 여행 커뮤니티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담당업무는 회사의 CDO(최고 데이터 책임자)다. 주요 조직이 적절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전략, 인사, 투자, 제품, 마케팅 등 회사의 모든 기능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회사의 전반적인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Q. 2022년 여행업계를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A. 2022년은 상반기와 하반기가 극명하게 갈린 해다. 2022년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여행업계가 저점이라고 생각되었는데, 하반기부터는 엔데믹과 함께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응축되어 있던 여행 수요가 폭발했다. 

    다만 여행업계가 코로나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었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국제선 운항 편수는 코로나 발생 이전(2019년 1월) 대비 약 60% 회복되었으며, 국제선 전체 여객 수는 약 58%, 특히 인천공항 여객 수는 약 62% 회복되었다고 한다. 

    업계에서도 기업별로 회복세의 차이가 있었다. 팬데믹 동안 온라인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여행업계에서도 이러한 디지털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크게 성장했다. 트립비토즈는 트래블테크 기업으로서 꾸준한 성장을 이뤘다. 특히 여행업계가 대체로 힘들었던 코로나19 기간에도 매년 성장을 이루어냈으며, 2022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Q. 트립비토즈 플랫폼의 주 사용자층과 어떤 성향과 목적을 가진 여행객들이 트립비토즈를 이용하는지 궁금하다.

    A. 트립비토즈의 주 사용 연령은 소위 ‘MZ세대’라고 부르는 20~35세까지다. M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에서의 마케터적인 성향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이들은 본인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뽐내서 반응을 얻고 싶어 하고, 텍스트보다는 영상에 특화된 세대다.

    조금 더 자세하게 사용자 특성을 살펴보고자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정부 주도로 진행된 ‘2022 대한민국 숙박대전’의 예약 데이터를 분석해 보았다. 전체 예약 건 중 여성이 약 63%, 남성이 약 37%로 여성 사용자의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약 23%, 30대가 약 45%로 전체 사용자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단순히 예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행 후에 서로 여행 경험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특성이 있다. 이를 통해 트립비토즈는 작년 말 기준 영상 수 약 38만 개를 확보했다.

    Q. 여행 플랫폼에서 ‘커뮤니티’가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A. 사용자 측면에서는 여러 채널을 돌아다니지 않고도 트립비토즈 내에서 여행의 모든 단계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트립비토즈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트립비토즈에서 여행 영상 시청→해당 관광지의 여행 콘텐츠 확인→숙소 탐색 및 최저가 예약→여행을 떠나 즐기고 영상 촬영→영상 공유 및 트립캐시 수령→새로운 여행 준비 등의 순서로 여행의 전체 과정을 즐길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용자들의 영상을 보고 다른 사용자가 여행을 떠나게 함으로써 여행에 대한 수요를 늘릴 수 있고, 호텔 같은 파트너와의 협업도 강화할 수 있다. 실제 거래액의 일부를 사용자 리워드(트립캐시)로 제공하는데, 마케팅 비용을 대체한다고 볼 수 있다. 커뮤니티의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추후 같은 장소를 여행하는 사용자들이 대화할 수 있는 채팅방과 여행 기록을 작성하고 공유할 수 있는 나만의 여권 기능 등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Q. 커뮤니티 기반의 플랫폼은 콘텐츠 확보와 활성화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나. 

    A. 가장 크게는 지난해 9월 업데이트와 함께 선보인 ‘랭킹’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랭킹은 서비스에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접목한 것으로 사용자들이 직접 찍은 여행 영상으로 지역과 숙소를 정복하는 서비스다. 사용자들은 여행지와 숙소의 영상을 올리고 좋아요, 댓글 등의 반응을 받아 랭킹 포인트를 적립하여 순위를 올릴 수 있으며, 4단계(국가, 시∙도, 시∙군∙구, 숙소)로 구분된 각 단위를 정복할 수 있다. 각 지역과 숙소의 랭킹 100위 내에 든 사용자(랭커)들은 해당 장소 거래액의 일부를 트립캐시로 차등 지급받게 되며, 트립캐시는 트립비토즈에서 숙소 예약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랭킹 순위가 올라갈수록 더 많은 트립캐시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좋은 영상을 많이 올리기 위해 경쟁하게 된다. 이를 통해 트립비토즈는 양질의 콘텐츠를 다량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27일부터 12월 31일까지 3개월간 진행된 비토즈월드 랭킹 시즌 1의 1등을 차지한 사용자는 약 789만 트립캐시를 받았다. 지난 1월 26일에는 시즌 1의 1위~3위 사용자를 초청해 오프라인 어워즈를 개최함으로써 사용자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트립비토즈의 ‘찐팬’을 만드는 계기를 마련했다.

    외부에 브랜드 마케팅을 하지 않는 대신 이 비용을 유저들에게 트립캐시로 보상하면서 38만 개의 영상 콘텐츠가 쌓였다. 마케팅 비용을 유저들과 나누는 방식으로 트립비토즈의 ‘찐팬’을 확보하고 진성 유저들의 재방문율을 높인 전략이 통했다고 생각한다.

  • 트립비토즈 장용숙 최고 데이터 책임자
    ▲ 트립비토즈 장용숙 최고 데이터 책임자

    Q. 2022년 성과는 어떤가. 지난 해 연초에 세운 목표만큼 달성했는지도 궁금하다.

    A. 트립비토즈는 코로나의 상황 속에서도 작년 기준 거래액 810억 원을 달성했고, 당기순이익을 내며 자생 가능한 기업이 되었다. 지난해 매출은 76억 원으로 연평균 129% 성장했다. 

    Q. 해외여행 재개와 동시에 온라인 여행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트립비토즈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A. 앞에서 반복적으로 말한 것처럼 '커뮤니티'와 'T2E' 이 두 가지가 다른 OTA와 차별화되는 트립비토즈만의 DNA라고 볼 수 있다. 최근의 관광은 모빌리티 금융 데이터를 아우르는 융복합 산업이 되어 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여행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데 앞장설 예정이다.

    Q. 글로벌 진출에 대한 목표도 있나. 있다면 특히 어느 국가에 집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현재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두 곳에 해외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싱가포르는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위치해 있어 비즈니스 환경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동남아 관광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앞으로도 높게 평가되는 만큼, 트립비토즈 역시 싱가포르에 동남아 거점을 마련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K-콘텐츠의 인기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해외 관광객의 인바운드 여행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트립비토즈 정지하 대표가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UAE 순방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UAE 법인 설립을 계획 중이며, 중동 지역 스마트관광 활성화를 위한 사업 확장 및 네트워크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아부다비투자진흥청(ADIO), 아부다비 문화관광부, 모하메드빈자이드 AI 대학과 깊이 있는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상반기 중 서비스의 영어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Q. 2023년도 여행업계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A. 엔데믹 이후 여행업계가 활성화되고 있고, 이러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거시 경제의 관점으로 볼 때 다양한 위험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2022년과 마찬가지로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고, 회사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 회사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Q. 올해 집중하고자 하는 사업 방향은 무엇인가.

    A. 트립비토즈는 지난해 9월 랭킹, 챌린지 기능 등을 포함한 리뉴얼을 통해 여행 커뮤니티로 발돋움했다. 올해 트립비토즈가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커뮤니티 활성화와 글로벌 진출이다.

    첫 번째로는 올해 채팅, 디지털 여권 등 사용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여 커뮤니티 기반 여행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자 한다. 두 번째로는 영어, 일본어 등 다국적 언어 서비스를 런칭하여 해외 플랫폼이 주도하고 있는 여행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싱가포르, UAE 등에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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