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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권의 역대급 '돈잔치'가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고 완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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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4일 열린 임원 회의를 통해 금리 상승기를 틈타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이른바 '돈잔치'를 벌이고 있는 은행권을 지적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개선안 마련 계획을 밝혔다.
황운하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14일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 총액은 1조 3823억 원이다. 이는 2021년 1조 193억 원보다 35.6% 증가한 수치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6706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 2044억 원, 신한은행 1877억 원, 하나은행 1638억 원, 우리은행 1556억 원 순이다.
임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이 가장 큰 곳은 2억 1600만 원을 기록한 KB국민은행이다. 임원 1인이 받은 최고 성과급 규모도 국민은행이 15억 7800만 원으로 가장 컸으며, 이는 국민은행 직원 1인이 받은 최고 성과급이 2300만 원인 것과 비교해 약 68배 차이다.
황운하 의원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국민 대다수가 대출 이자 인상과 가계 부채로 힘겨워하는 와중에 은행들이 성과급으로 '역대급 돈잔치'를 벌인 것은 은행의 공공적 성격을 저버리는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은행의 성과보수체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은행의 성과평가체계가 단기 수익지표에만 편중하지 않고 미래 손실가능성과 건전성 등 중장기 지표를 충분히 고려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 금감원은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트리고 완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효율적인 시장 가격으로 은행 서비스가 금융소비자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향후 부실가능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은행은 증가한 이익을 바탕으로 손실흡수능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충해 본연의 자금공급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