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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흥 VIP ‘럭셔리 블레저’, 일과 여행 만족시킬 비즈니스 관광 콘텐츠 발굴해야

  •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기사입력 2023.02.13 10:09
  • 40조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한국에 머물고 간 1박 2일 동안 일궈낸 경제적인 성과다. 한국을 찾는 글로벌 ‘큰 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산업적 잠재력을 지닌 ‘한국행 블레저(bleisure)’가 팬데믹 이후 한국 관광 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를 함께 즐기는 비즈니스 관광객 ‘럭셔리 블레저(bleisure)’는 더 이상 사업을 위해서만 국내를 찾는 이들이 아니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럭셔리 관광을 즐기는 이들의 경제적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식이 됐다. 출장 중 짬을 내어 여가를 즐기거나 출장 전후로 개인 휴가 일정을 덧붙여 ‘출장 여행’을 즐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업무와 여가를 함께 즐기는 ‘워케이션’ 등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 관광객들도 전세계적으로 대거 등장하는 추세다. 실제로 글로벌 비즈니스여행 협회(GBTA)는 블레저와 워케이션 등을 포함한 ‘출장여행’ 시장의 규모가 오는 2028년 약 2조11억 달러(약 2883조 6011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국내 역시 다양한 국가의 비즈니스 고객 유입이 대거 늘어남에 따라 VIP 관광을 중심으로 한 블레저 관광의 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실제 필자가 운영하는 코스모진 여행사를 통해 방한한 VIP는 한국의 밀키트 상품에 매료되어 수입 계약을 성사한 사례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의 발전된 교통 시스템, 무인점포 시스템, 마트 시스템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본국의 비즈니스로 연결한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을 찾는 글로벌 VIP들은 단순 관광객을 넘어 언제든지 경제적 파급력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파트너인 셈이다.

    특히 오랜 기간 닫혀 있던 하늘길의 빗장이 열린 지금, 글로벌 비즈니스 관광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광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화된 매뉴얼, 매력적인 콘텐츠, 민관 협력 하의 산업 관광지 개발 및 준비가 필수적이다. 이들은 기존의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산업시찰, 관공서 방문, 컨퍼런스 참석 등 능동적으로 비즈니스를 연결할 수 있는 생산성 높은 관광 코스에도 관심이 많은 만큼,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 및 자원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블레저들을 위해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 개발은 그중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현재는 여행업 관계자가 중심이 되어 관광 콘텐츠 개발과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나 여행사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단순히 관광지를 관람하는 형태가 아닌 쇼핑, 문화, 산업군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영역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여행사 및 민관 합작의 관광협의체를 구성해 융·복합적인 관광 콘텐츠 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서울의 트렌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실시간 명소를 발굴하고, 오늘 가장 매력적인 관광지로 그들을 안내하는 것도 변화된 블레저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실제 미슐랭 빕구리망에 선정된 서울의 한 음식점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블랙핑크와 BTS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해외 유명 인사들의 비즈니스 명소가 되기도 했다.

    이들 비즈니스 고객을 맞이하기 위한 새로운 관점의 매뉴얼 정립도 필요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언어 역시 의전통역, 수행통역, 동시통역, 의료통역, 법률통역 등 전문 분야를 두어 세분화해야 한다. 국가 또는 기업 차원에서 공식적인 초청이 이루어지는 만큼 국가 간의 예절과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 외국인 의전 매뉴얼을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을 찾는 럭셔리 블레저들은 글로벌 트렌드에 누구보다 민감한 이들이다. 이들은 경복궁의 야경 감상을 넘어 유럽보다 더욱 유럽 같은 분위기의 환상적인 루미나리에와 크리스마스 트리에 더 열광한다. 한국의 오늘, 서울의 오늘을 가장 잘 나타내는 즉시성과 화제성을 갖춘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한국의 월드 콘텐츠 발굴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팬데믹과 함께 세상은 변했고 관광업계는 더욱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VIP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계가 힘을 모아 글로벌 트렌드를 이끄는 관광 콘텐츠 개발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 본 기사는 기고받은 내용으로 디지틀조선일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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