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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리즘 김상균 칼럼] 살아날 권리와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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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1.25 10:25
  • 메타리즘 김상균 칼럼
    ▲ 메타리즘 김상균 칼럼

    스타트업 기업인 히어애프터는 사랑했지만 먼저 떠나간 사람의 삶과 이야기를 남겨진 이들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살아있는 사람의 라이프로그, 대화 등을 기록하고 분석해서 사후에 가족과 친구들이 그와 대화하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삶을 기록하기 위해 27개 분야에 대해 수백 개 이상의 질문에 답변하도록 유도한다. 3D 카메라를 활용해 얼굴과 표정을 기록하여 딥페이크에 활용한다. 

    다른 기업인 라이프넛은 히어애프터가 삶을 기록하는 방식에 덧붙여서 유전자 정보까지 기록하고 있다. 화면 속에서 대화하는 아바타를 넘어서서, 먼 훗날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생물학적으로 아바타를 재현하고자 하는 계획이라 짐작한다. 

    조니뎁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영화 <트랜센던스>에서는 라이프넛과 유사한 아이디어로 죽음에서 돌아온 조니뎁의 삶을 보여주었다. SF영화 속 상상을 현실의 기업들이 실행으로 옮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에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만약 히어애프터, 라이프넛이 당신에게 그들의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한다면, 당신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겠는가? DEAD(Digital Employment After Death)라는 단체는 이 주제를 놓고 설문을 진행했다. 미국과 일본에서 2020년 초에 1,0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이다. 응답자의 연령은 15세부터 60세 이상까지 비교적 균등한 분포를 보였다. 본인이 죽은 후에 디지털 기술을 통해 부활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63.2%가 반대, 36.8%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반대 의사를 밝힌 응답자 중 절반 정도는 이런 작업이 비윤리적이라고 답변했다. 15.9%는 이런 작업이 삶에 대한 감사, 관점에 악영향을 주리라 우려했으며, 15.3%는 죽어서까지 일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표명했다. 또한, 응답자들은 부활한 자신의 아바타가 자기 뜻과 다르게 폭력, 성적인 용도로 쓰이거나, 특정 정치나 종교를 위해 악용될 것을 두려워했다.

    메타버스, 인공지능을 논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누군가를 부활시키고 있다. 드라마, 영화, 만화를 통해 이순신 장군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런 콘텐츠를 놓고, 이순신 장군의 동의를 받지 않았기에 비윤리적이며,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무엇을 지켜야 할까? 우리는 삶에서 자신의 신념, 철학을 지키고자 노력한다. 죽은 뒤에도 그 가치가 지켜지길 기대한다. DEAD의 조사가 보여준 결과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우리의 삶은 후대를 위한 토대가 된다. 그 토대를 위해서라면 나는 우리가 기꺼이 부활해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품은 신념과 철학이 지켜져야 하며, 부활이라는 토대가 후대에 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본질은 단순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가치를 지키기가 그리 녹녹하지 않음에 고민이 크다.

    [김상균 교수] 김상균 교수는 메타버스 분야 학문적 권위자로 연세대학교 대학원 인지과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지과학자다. 다수의 대학, 기업, 공공기관에서 로보틱스, 산업공학, 인지과학, 교육공학 등 메타버스 관련 프로젝트 및 자문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메타버스 아바타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사외이사로 메타버스 전문 미디어 '메타플래닛', '메타리즘'에서 전문가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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