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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인공태양’ 개발 한창… “최종 완성 2040년”

기사입력 2023.01.17 16:56
핵융합硏, AI·슈퍼컴 기반 가상 핵융합로 ‘버추얼 데모’ 개발
‘핵융합 발전 실증로’ 구축 전 실험용, 실물 시설은 2050년 완공
  •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연구원이 ‘버추얼 데모(Virtual DEMO)’의 1단계인 ‘V-KSTAR’를 실제 구동하는 모습/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연구원이 ‘버추얼 데모(Virtual DEMO)’의 1단계인 ‘V-KSTAR’를 실제 구동하는 모습/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핵융합’은 수소 원자가 서로 결합해 헬륨 원자핵을 만드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엄청나게 높은 열과 에너지를 방출한다. 태양도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낸다. 이 때문에 지상에서 핵융합을 일으킬 수 있는 ‘인공태양’을 만들 수만 있다면 인류의 에너지 부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많다.

    하지만 핵융합로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또 구축·관리 시 발생하는 비용도 막대하다. 현재 한국 핵융합 발전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연구기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핵융합연)’이 현재 ‘가상현실(VR) 핵융합 실증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2020년 시작한 이 ‘가상현실 속 인공태양 만들기’ 프로젝트가 마침내 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윤곽 드러나는 ‘버추얼 데모’

    핵융합연이 현재 개발 중인 가상현실 핵융합 실증로의 이름은 ‘버추얼 데모(Virtual DEMO)’다. ‘시뮬레이션 기반 가상 핵융합로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한국형 핵융합 발전 실증로 ‘K-DEMO(데모)’를 가상현실 공간에 구현하기 위해서다. K-데모 구축 전, 실제 구축 설계 최적화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버추얼 데모의 구축 목표다.

    K-데모는 핵융합연에서 구축을 추진 중인 한국형 핵융합 발전 실증로다. 실제 핵융합로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실험을 목표로 하는 시설로, 현재 핵융합연에서 운용 중인 한국형 핵융합 연구로 ‘KSTAR(케이스타)’와는 별개의 시설이다. K-데모의 완공 시점은 아직 미정이지만, 대략 2050년쯤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K-데모를 구축하는 데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들어간다. 핵융합 실증로 구축은 수십~수백만 개에 이르는 부품을 조립한 다음 용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조립 과정 및 부품 설계가 잘못됐을 경우, 이를 수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피해를 사전해 예방하기 위해 버추얼 데모에서 미리 K-데모의 설계 및 구동을 진행해본 다음, 실제 구축에 나서는 것이다.

    핵융합연에 따르면 버추얼 데모 구축 프로젝트는 총 4단계로 진행된다. 이중 현재 1단계인 ‘V-KSTAR’ 구축 절반 정도가 진행된 상태다. ‘V-KSTAR’ 구축은 가상현실 공간에 KSTAR의 형상을 정확히 구현하고, 그 안에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것이다. 연구용 반응로인 KSTAR에서 나오는 가동 데이터를 가상현실 공간에 구현한 다음, 실제 K-데모 내부 핵융합로 구축 설계 연구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핵융합연에서는 지난해 KSTAR를 가상현실 공간에 구현하는데 성공했으며, 지금은 토카막(도넛모양의 핵융합 실험장치) 시뮬레이션 적용 및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1단계 개발 마무리 예상 시점은 2026~2027년 정도다.

  • 가상현실공간에서 구현한 한국형 핵융합 연구로 ‘KSTAR’/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 가상현실공간에서 구현한 한국형 핵융합 연구로 ‘KSTAR’/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4단계 구축사업 거쳐 2040년 개발 완료

    1단계가 마무리되면 ‘V-ITER’와 ‘V-BBS’ 구축이 진행된다. 2단계 V-ITER는 ‘국제 핵융합 실험로(ITER)’의 실제 구조를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것으로, 완성 예상 시점은 2031년이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K-데모 내 핵융합로 구축 시 ITER의 데이터도 함께 참조할 수 있다. 핵융합연은 현재 관련 연구를 ITER측과 논의 중에 있으며, 기술이 완성되면 실제 ITER 연구에도 V-ITER를 함께 사용한다는 목표다. 2035년 마무리 예정인 3단계 ‘V-BBS’는 핵융합에너지를 전기로 전환시켜주는 ‘블랑켓’과 ‘BOP(주변기계장치)시스템’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1~3단계가 모두 완료되면 이를 총합해, K-데모의 예상 설계도를 가상공간에 구현한 다음, 설계 검증 및 최적화용 시뮬레이션을 적용한다. 이것이 최종 완성된 버추얼 데모다.

    버추얼 데모 프로젝트 책임자인 권재민 핵융합연 통합시뮬레이션연구부장은 “버추얼 데모 연구는 현재 첫 단추를 꿴 수준”이라며 “여러 기술 중 현재 연구개발이 완료된 것은 실증로 일부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가상 시뮬레이션 내에서 방대한 물리엔진 데이터 구현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해야한다”며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개발 1단계인 설계 개념 연구를 완료하는 시점은 2026년 정도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 핵융합 실증로 기술이 종합된 버추얼 데모의 완성시점은 오는 2040년으로 예상된다. 이때 버추얼 데모의 핵심기술은 ‘인공지능(AI)’이 될 전망이다. △토카막 시뮬레이션 기술 △블랑켓-보조계통 시뮬레이션 △고속 핵융합 시뮬레이션 △버추얼 데모 기반 기술 △핵융합 빅데이터 처리 및 분석 등 5개로 나뉘는 버추얼 데모의 기술군 모두에서 AI가 주요 기술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 ‘버추얼 데모(V-DEMO)’ 개발 전략 및 핵심 기술 모식도
    ▲ ‘버추얼 데모(V-DEMO)’ 개발 전략 및 핵심 기술 모식도

    ◇슈퍼컴퓨터 ‘카이로스’에 AI 결합

    특히 AI가 중점적으로 활용되는 분야는 ‘핵융합 시뮬레이션 및 데이터 분석’이다. 핵융합연에서 운용 중인 슈퍼컴퓨터 ‘카이로스’로 KSTAR, 국제 핵융합 실험로(ITER) 등에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한 다음, AI에 학습시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방식이다. 이 시뮬레이션용 AI는 현재 ‘고속물리엔진’이라는 가명으로 불리고 있다. 머신러닝 기반으로 제작되며, 순환신경망(RNN)을 주축으로 한 다양한 인공신경망이 탑재됐다. 이를 활용하면 인간 연구원이 슈퍼컴퓨터에 데이터를 입력하던 전통적 시뮬레이션 방법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한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권 부장은 “기존 방식으로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가상실험이 가능했다”며 “반면 새로 개발한 고속물리엔진을 사용하면 훨씬 더 빠르고 효과적인 가상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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