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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금리 인상에 국내 물가 들썩... 향후 전망은?

기사입력 2022.12.21 07:00
  •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5%p 인상(3.75~4.0 → 4.25~4.5%)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아파트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소비자물가가 5%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는 등 그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하지만 앞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p씩 4차례 연속 급격히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아왔기에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 11월까지 5개월 연속 둔화한 물가상승률에 따라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파월 미 연준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금리인상 속도보다 최종금리 수준과 지속기간이 중요하다"라며,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신할 때까지 금리인하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같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과 정부의 시장안정 조치 등으로 최근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아 가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는 향후 주요국 물가, 경기둔화 흐름 및 통화긴축 속도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여전히 긴장감을 가지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금리 인상에 속수무책…올해 아파트값 외환위기 후 최대 하락

    강력한 대출 규제와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주택 매수 수요가 끊기면서 아파트 시장의 침체는 장기화하고 있다. 또한 대세하락으로 아파트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희망 가격 괴리가 커짐에 따라 역대 최저 수준의 거래가뭄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 이미지 제공=직방 빅데이터랩
    ▲ 이미지 제공=직방 빅데이터랩

    직방 데이터랩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만 17건, 서울은 192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주택 거래 신고제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또 2006년부터 2022년 2분기까지의 분기별 평균 거래량이 전국 약 14만 4000건, 서울 약 1만 8000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 3분기 서울의 매매 거래량은 과거 평균치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지난 11월 기준 전국 주택가격은 10월 대비 1.3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약 0.77% 하락했던 전월과 비교하면 낙폭이 0.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통계 조사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직방 빅데이터랩은 "2022년 하반기에 들어서며 전국적인 아파트 거래절벽 속에서 소위 '급매가 아니면 매매되지 않는' 하락거래 위주의 시장이 형성됐다"라며,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높은 주택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락거래 위주의 현 시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저축은행 퇴직연금 잔액 30조 원 돌파

    금리인상이 계속되며 저축은행 퇴직연금 잔액은 30조 원을 돌파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저축은행 퇴직연금 수신 잔액은 30조 5378억 원으로 지난해 말(20조 8988억 원)보다 9조 6390억 원(46.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지난 2018년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저축은행 예금을 포함하도록 퇴직연금 감독규정을 개정한 이후 약 4년 만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저축은행 퇴직연금 예·적금 금리는 이달 기준 최고 연 6.5%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은행 퇴직연금 상품의 최고 금리(중국공상은행, 연 5.7%)보다 0.8%포인트 높다.

    소비자물가, 5% 내외 높은 상승률 지속 전망

    올해 소비자물가는 1월~11월 중 5.1% 상승하며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크게 웃돌았다. 연간 기준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4.7%)을 넘어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소비자물가가 5% 내외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20일 전망했다. 그러나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되고 국내외 경기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는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이미지 제공=한국은행
    ▲ 이미지 제공=한국은행

    지난 2년여간 우리나라의 근원물가 오름세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물가를 중심으로 지속 확대됐다. 한은은 이를 코로나19 팬데믹 회복과정에서의 완화적 정책과 펜트업 수요(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 거리두기 해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외식물가 상승률이 다소 낮아짐에 따라 근원물가 오름세도 조만간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1월까지의 기준금리 인상(+275bp, 0.5% → 3.25%)도 향후 근원물가 오름세 둔화에 상당폭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두 달만에 은행채 발행 재개... 연말까지 2.3조 원 규모 추진

    은행권은 19일 당분간 시장에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은행채 발행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되지만 그 속도가 둔화하면서 최근 채권시장도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레고랜드 사태로 급속히 얼어붙은 채권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은행권에 은행채 발행을 자제할 것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은행권의 연말 자금 조달·운용 필요성 등을 고려했을 때, 금융당국은 이제 은행채 발행을 점진적으로 재개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선 은행권은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은행채(2.3조 원 규모)의 차환발행을 추진하고, 내년 1월과 이후 만기도래분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보며 발행 시기와 규모를 분산·조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발행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은행권의 계획에 맞춰 "연말 및 내년 초까지 은행채 발행에 따른 채권시장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은행채가 탄력적으로 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여전채나 일반회사채 등에 대한 시장 구축이 최소화되도록 채권시장안정펀드,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 등을 적극적·탄력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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