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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칼로리 식이에 의한 당뇨병 발생 기전 밝혔다

기사입력 2022.12.19 13:15
  • 고칼로리 식이가 어떻게 당뇨병을 일으키는 기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은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양한모 교수, 김준오 연구교수)이 고칼로리 식이가 당뇨병을 유발하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고칼로리 식사로 증가된 리지스틴(Resistin)이 그 수용체인 캡1(CAP1)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미토콘드리아의 구조 변형 및 기능 저하를 유발해 에너지원인 ATP의 생산을 감소시켜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내 중요한 소기관으로,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당뇨병, 대사증후군, 퇴행성 뇌 질환이 일어난다고 추정된다. 또한 성인병의 근원인 비만증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것은 알려졌다.

  • 연구 결과를 모식도로 정리한 그림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연구 결과를 모식도로 정리한 그림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팀은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된 아디포카인인 ‘리지스틴’이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을 손상해 대사 장애를 유발하는지를 조사했다. ‘리지스틴’은 생쥐의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물질이지만, 인간에게서는 백혈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으로서 만성염증을 야기하는 물질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리지스틴에 주목해 ▲인간화 리지스틴 생쥐(인간의 리지스틴이 과분비되는 유전자 조작 생쥐) ▲대조군(리지스틴-녹아웃 생쥐)으로 나눠 고칼로리 식이를 3개월 동안 먹인 후 근육에서의 미토콘드리아의 구조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고칼로리 식이 하에서 리지스틴이 녹아웃된 생쥐에게서는 미토콘드리아가 정상상태를 유지했지만, 인간화 리지스틴 생쥐에게서는 미토콘드리아가 비정상적으로 쪼개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연구팀은 인간 근육세포를 이용해 해당 기전을 연구해 리지스틴이 근육세포 표면의 캡1 수용체에 결합해서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면서 MAM(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를 연결하는 막)을 형성하여 미토콘드리아를 옥죄는 것과 동시에, PKA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해서 미토콘드리아 분열에 중요한 Drp1 단백질을 인산화·활성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미토콘드리아의 구조를 파괴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 리지스틴을 처리한 근육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과도하게 분열·파괴되고 있는 현상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리지스틴을 처리한 근육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과도하게 분열·파괴되고 있는 현상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또한, 연구팀은 리지스틴을 차단하면 해악을 예방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서 리지스틴의 수용체인 캡1 유전자가 결핍된 유전자 조작 생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생쥐에게서는 리지스틴이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해 리지스틴으로 인한 나쁜 효과가 차단되고, 고칼로리 식이에도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가 예방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동시에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드러났다.

    연구팀은 치료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 리지스틴과 캡1이 결합하는 것을 억제하는 펩타이드를 개발했으며, 이 펩타이드 치료제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예방하고 고칼로리식이하에서도 당뇨병 발생을 예방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사질환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신진대사 (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IF: 13.9) 온라인판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효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칼로리 식사를 하게 되면 리지스틴의 양이 증가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리지스틴이 세포 표면의 캡1 수용체와 결합하여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하여 근육세포의 기능을 저해함으로써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것을 규명”했다며, “이전에 발표한 결과와 연계하여 결론을 내리자면, 리지스틴-캡1 결합체가 당뇨병과 지방간 같은 비만증 대사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유망한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리지스틴과 그 수용체인 캡1 단백질 간의 상호 결합을 억제함으로써 염증 현상을 완화하는 항체를 개발했다”며 “이를 대사질환을 비롯한 염증성 장 질환 등의 새로운 치료제로서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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