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위성 데이터 빠른 분석 돕는 ‘SIANet’ 개발…강수량 예측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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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인공위성 영상 분석 기업 ‘에스아이에이(SIA)’가 세계 권위의 AI 학회인 ‘뉴립스(NeurlIPS,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 2022’에서 개최한 ‘웨더포캐스트 경진대회’에서 난징대-마이크로소프트팀과 체코공대팀을 제치고 ‘특별상’을 수상했다.
뉴립스는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표전학습국제학회(ICLR)와 함께 세계 권위의 머신러닝·AI 학회로 꼽힌다. 연구자들이 제출한 논문을 학회가 승인할 확률이 약 25%로 경쟁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36회차를 맞이한 올해 행사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열렸다. 11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는 오프라인으로 개최했고 그 이후부터 9일까지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국내 인공위성 기업 쎄트렉아이의 AI 자회사인 SIA는 이번 학회에서 웨더포캐스트 경진대회에 참가했다. SIA 인공지능연구소의 서민석 연구원, 김도이 연구원, 최예지 박사, 김은빈 박사, 신승헌 연구원, 안세웅 연구원 등 6명이 팀을 이뤄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특별상을 비롯해 3개의 상을 받았다. 특별상은 기존 기상 분야가 가진 문제를 기발한 해결 방법으로 풀고 이를 바탕으로 가장 흥미로운 논문을 기고한 팀에게 주는 상이다. 기술력과 아이디어 등이 모두 필요해 받기 어려운 상으로 꼽힌다.
웨더포캐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기상 이변에 대한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경진대회다. 올해는 저해상도 위성데이터로부터 미래의 정확한 강수량을 예측하는 주제로 진행됐다. 강수량 계산은 현재 지상 레이더 네트워크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하고 있다. 위성 데이터보다 더 높은 정확도로 강수량을 예측할 수 있지만, 설치할 수 있는 지역이 한정돼있고 설치 비용도 비싼 단점이 있다. 이번 경진대회는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EUMETSAT)가 운영하는 정지궤도위성 데이터를 사용해 높은 정확도의 강수량을 예측하는 기술을 주제로 했다.
대회는 총 세 개의 스테이지로 진행됐다. 스테이지1에서는 지역적 특성이 비슷한 유럽의 3개 지역 데이터의 강수 유무를 구별하는 과제가, 스테이지2에서는 전 스테이지에서 제공된 데이터와 날씨 현상이 다른 7개 지역으로 데이터를 확장해 강수 유무를 구별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스테이지3에서는 훈련되지 않은 미래 데이터의 강수 유무를 구별할 수 있는 모델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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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A 팀은 데이터 학습에 사용되는 메모리와 연산 소모를 최소화해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정확도를 내는 것에 주목했다. 기상 예측에 사용되는 데이터는 분과 시간 단위로 저장돼, 1년 치 데이터가 모이면 용량과 규모가 상당해 연산 작업에 많은 시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IA 팀은 ‘SIANet’ 모델을 고안했다.
SIANet은 연산을 분해하는 기술을 적용해 딥러닝 기반 영상처리에 많이 사용되는 ‘U-Net’보다 훨씬 적은 연산량을 가진다. 따라서 메모리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고 컴퓨팅 파워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부담 없이 적용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SIA는 이 모델을 활용해 다중모델을 사용해서 성능이 높은 지역만 별도로 구분하는 작업인 ‘앙상블’과 ‘파인튜닝’을 하지 않고도 높은 점수를 받아 스테이지1과 3에서 1위, 스테이지2에서 3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특별상까지 받으며 총 4개의 상을 받았다.
SIA에서 지구 과학 챕터 리드를 맡고 있는 최예지 박사는 “기상·기후 분야에서 딥러닝 적용 확대는 미래의 정확한 날씨 예측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이번 경진대회를 통해 기상 위성이 구름 이동뿐 아니라 강수 예측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SIA 딥러닝 기반 솔루션은 정확한 날씨 예측의 현명한 의사 결정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석 연구원은 “이번 수상은 SIA 인공지능연구소의 기상 예측 모델 설계 문제점에 대한 정확한 분석력이 빛을 발휘한 결과”라며 “기상 예측이 공간적, 시간적 변화에 취약한 점을 정확히 파고들어 데이터셋 단계에서 모델 훈련 전략 설계를 고안한 팀원들 덕분”이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