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두뇌로 탑재… 가상인간 중 최초 예술적 활동 높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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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연구원이 개발한 인공지능(AI) 휴먼 ‘틸다’가 14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제1회 Good AI 어워드(Awards)’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Good AI 어워드는 AI 개발과 상용화에 있어 우수한 성능과 윤리적 기준을 모두 갖춘 주체(기업·기관·단체·개인)를 발굴, AI 산업의 올바른 성장을 독려하고자 올해 처음 마련된 행사다. 기존에 좋은 AI를 구분 짓던 ‘기술력’에 더해 기술 사용의 안전장치인 ‘AI 윤리’ 확보에 앞장선 기업과 개인을 시상한다.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IAAE)’와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후원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틸다는 개인 부문으로 접수한 사람과 동일한 위치에서 심사받고 상을 받았다. AI 휴먼이 사람과 경쟁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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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다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을 두뇌로 탑재한 가상 인간이다. 지난 2월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로 불리는 ‘F/W 뉴욕 패션위크’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날 틸다는 박윤희 디자이너(그리디어스 대표)와 협업해 ‘금성에서 핀 꽃’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의상들을 선보이며 전 세계 주요 매체에 소개됐다.
틸다는 현존해 있는 AI 휴먼이나 가상인간 중 가장 높은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기존 가상인간은 광고 모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델 등으로 활용된다. 가상인간이지만 사람이 설계한 대로 움직인다.
하지만 틸다는 다르다. 틸다는 초거대 AI 엑사원을 두뇌로 탑재하고 있다. 엑사원은 텍스트와 이미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멀티모달 기능을 갖췄다. 쉽게 말해 글도 잘 알고 그림도 잘 그린다. 그림을 보고 감상평을 쓸 수 있고 글을 보고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기존 초거대 AI 모델들이 언어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엑사원은 언어, 이미지 등을 모두 할 수 있게 개발됐다.
틸다는 이 엑사원을 활용해 사람이 설계한 대로 움직이지 않고 AI로 결과물을 낼 수 있다. 사람이 어떤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와 관련된 이미지를 AI로 생성해낸다. 이 이미지에는 사람이 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은 AI가 만든 이미지를 활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 박윤희 디자이너가 뉴욕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의상 디자인이 대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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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연구원은 이번 시상식에서 틸다를 개인 부문으로 접수했다. 틸다는 개인 부문으로 접수한 사람들과 동등하게 심사받았다. 심사는 전문성과 공신력을 갖춘 11명의 AI 전문가가 진행했다. 한국 1세대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국내 AI 연구 분야 선구자로 불리는 △김진형 인천재능대 총장(KAIST 명예교수)과 △서영주 포스텍 AI 대학원 원장 △변순용 서울교육대 교수 △황기연 홍익대 부총장 △윤명숙 NIPA 디지털헬스산업 팀장 △주윤경 NIA 지능정보윤리팀장 △이경환 전남대 교수 △송길태 부산대 AI융합연구센터장 △김우창 KAIST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장 △전승민 더에이아이 편집국장 등이다.
심사 결과 틸다는 주최사인 THE AI가 수여하는 특별상을 수상했다. AI 휴먼으로서 사람과 공존, 동행을 고민하며 ‘기후변화’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린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틸다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패턴 이미지로 표현, 해당 이미지를 토대로 제작한 의상디자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반 사람이 기후변화를 얘기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AI 휴먼이 관련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가상인간 사업의 청사진을 밝혔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AI 아나운서, AI 상담원에 벗어나 AI 휴먼이 예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일찍이 보여준 점이 의미가 크다고 평가됐다.
김유철 LG AI연구원 부문장은 “틸다가 AI 휴먼으로 가진 기술력과 활동 사항을 인정받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 틸다가 인간과 협업하고 공존해 새롭고 다양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있는 힘껏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