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 초거대 멀티모달 AI 상용화 및 윤리 확립으로 대상
KB국민은행 최우수상, 포티투마루·온코크로스 2개 기업은 우수상 수상
-
인공지능(AI) 기술력과 윤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우수 AI 기업이 최종 선발됐다.
올 한 해 동안 AI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가장 앞서고 기술에 관한 안전성 확보도 잘했다고 평가된 기업은 ‘LG AI연구원’이었다. 그 뒤를 이어 ‘KB국민은행’과 ‘포티투마루’, ‘온코크로스’ 등의 기업이 AI 기술 고도화와 윤리 확보를 잘했다고 평가됐다.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IAAE)’와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는 14일 오후 2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관에서 ‘제1회 Good AI 어워드(Awards)’를 개최했다. Good AI 어워드는 AI 개발과 상용화에 있어 우수한 성능과 윤리적 기준을 모두 갖춘 주체(기업·기관·단체·개인)를 발굴, AI 산업의 올바른 성장을 독려하고자 올해 처음 마련된 행사다. 기존에 좋은 AI를 구분 짓던 ‘기술력’에 더해 기술 사용의 안전장치인 ‘AI 윤리’ 확보에 앞장선 기업을 시상했다. IAAE와 THE AI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후원했다.
이번 시상식은 정확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전문성과 공신력을 갖춘 11명의 AI 전문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한국 1세대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국내 AI 연구 분야 선구자로 불리는 김진형 인천재능대 총장(KAIST 명예교수)이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서영주 포스텍 AI 대학원 원장 △변순용 서울교육대 교수 △황기연 홍익대 부총장 △윤명숙 NIPA 디지털헬스산업 팀장 △주윤경 NIA 지능정보윤리팀장 △이경환 전남대 교수 △송길태 부산대 AI융합연구센터장 △김우창 KAIST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장 △전승민 더에이아이 편집국장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심사는 지난 11월 27일까지 신청기업과 공적서 등을 받은 후 2주에 걸쳐 심사위원 회의를 통해 진행됐다. 그 결과 LG AI연구원이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최우수상은 KB국민은행이, 우수상은 포티투마루와 온코크로스가 받았다.
IAAE와 THE AI가 별도 마련한 특별상에는 문정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지능정보사회정책센터장, 김명주 서울여대 바른AI연구센터장, 이찬규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장, 김대원 카카오 인권과기술윤리팀장, 김승철 퀀텀테크엔시큐 대표, 민문호 오썸피아 대표, 김종민 아이콘 대표, 그리고 LG AI연구원이 개발한 AI 휴먼 탈다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LG AI연구원, 대상과 특별상으로 2관왕
LG AI연구원은 기술력과 윤리 부문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아 대상을 수상했다. 또 자체 개발한 AI 휴먼 ‘틸다’도 개인 부문으로 접수해 특별상을 수상, 2관왕을 했다.
LG AI연구원은 기술력 부문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을 개발하고 이를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산업에 적용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세계 최고 권위의 AI 학회에서 지난해 18편, 올해 47건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꾸준한 연구 성과를 이어간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
AI 윤리 부문에서는 지난 8월 신뢰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기 위한 5대 핵심 가치(인간존중, 공정성, 안전성, 책임성, 공공성)를 담은 ‘AI 윤리원칙’을 발표하고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AI 윤리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는 등 AI 윤리 확보에 기여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AI 윤리의 한 축인 ‘설명가능한 AI’를 LG그룹 계열사와 함께 연구하고 있고 AI 윤리 이슈를 논의하는 협의체인 ‘AI 윤리 워킹그룹’을 구성하는 등 꾸준히 AI 윤리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공로도 인정받았다.
개인 부문으로 접수한 틸다는 AI 휴먼으로서 사람과 공존, 동행을 고민하며 ‘기후변화’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린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틸다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패턴 이미지로 표현, 해당 이미지를 토대로 제작한 의상디자인을 ‘2022 F/W 뉴욕 패션 위크’에 공개하기도 했다. 일반 사람이 기후변화를 얘기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AI 휴먼이 관련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단 AI 휴먼을 인간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심의를 통해 특별상이 수여가 결정됐다.
◇KB국민은행, 금융 AI 기술과 윤리 제정으로 최우수상 수상
최우수상을 받은 KB국민은행은 금융 분야에 특화된 AI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극 사용하고 있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특히 기존 금융권에서 쉽게 시도하지 못한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분석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한 점이 기술력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AI 윤리 부문에서도 자체적으로 ‘KB금융그룹 AI 윤리기준’을 제정하고 이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이 인정됐다.
-
KB국민은행은 지난해 금융AI센터를 신설해 금융 IT 서비스 혁신을 위한 AI 기술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금융 분야 특화 자연어처리(NLP) 언어모델 ‘KB-STA’와 이미지 및 문서 처리를 위한 ‘KB AI-OCR’ 등의 기술도 개발했다.
KB-STA는 한국어 기반 NLP 기술이다. 영업점에 배치된 ‘인공지능 금융비서’, 고객상담센터에서 운영하는 ‘챗봇’과 ‘콜봇’, 빅데이터 기반 시장 흐름 분석 시스템 ‘KB-DAM’ 등에 적용됐다.
KB AI-OCR은 문자를 읽어내는 OCR에 AI를 더한 기술이다. 문자를 읽힐 특정 위치를 미리 정의하고 해당 위치 패턴을 분석해 문자화시키는 기존 OCR과 달리, AI 기반으로 단어 위치를 찾아내고 이미지로부터 단어를 읽어낸 후 해당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해당 기술은 각 영업점에 배치돼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금융 분야에 AI를 활용하는 만큼 기술 개발과 활용에 윤리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내 금융사에선 처음으로 ‘AI 윤리기준’을 제정했다. 이 윤리기준은 그룹 임직원,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의 자문을 받아 만들어졌다. AI 도입과 운영, 관리 등 단계별로 준수해야 할 총 7가지 윤리 가치를 담고 있다.
◇우수상 수상기업은 포티투마루·온코크로스
우수상을 받은 포티투마루와 온코크로스도 각각 기술력과 윤리 준수 면에서 다른 신청기업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포티투마루는 NLP 기반 기계독해(MRC)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AI가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이해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답을 찾아주는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기업에 산적해 있는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잠재적인 리스크를 예측하는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스탠퍼드대가 주관하는 글로벌 기계독해 경진대회 ‘SQuAD 2.0’에서 구글 AI팀과 공동 1위를 기록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관하는 언어생성 모델 경진대회인 'GLGE'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
AI 윤리 분야도 앞장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AI 개발 단계에서 신뢰성 확보를 위해 기술적으로 확인해야 할 요구사항을 담은 ‘개발 안내서(가이드북)’ 발행에 참여했고 TTA와 협력해 AI 신뢰성 확보를 위한 모델 개발 가이드라인 컨설팅에도 참여하는 등 국내 AI 신뢰성 확보에 기여했다.
온코크로스는 AI 신약 개발 플랫폼 개발업체다. 플랫폼으로 신약후보물질을 탐색, 이를 필요로 하는 제약회사에 기술 이전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질병에 의한 유전자 발현 패턴 변화 특징과 약물 투여에 의한 유전자 발현 패턴 변화 특징을 비교 분석하는 ‘랩터(RAPTOR) AI’ 플랫폼을 개발, 질병과 약물의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기술인 만큼 온코크로스는 AI 윤리 확보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AI 편향성과 윤리방침 위배 등을 감시하기 위해 AI 분야를 전공한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 자체적인 기술 감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 개인정보 침해 방지를 위해 임상윤리위원회(IRB)로부터 필요한 데이터 등을 검토, 승인받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황민수 THE AI 대표는 “AI 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짐에 따라 AI 기술 안전장치인 AI 윤리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이번 시상식을 계기로 기술과 윤리가 병행 발전해 AI 산업이 인류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어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헬스케어 분야가 특히 AI 윤리 확보가 필요한데 이들 기업의 윤리 확보에 관한 노력이 적은 점이 아쉬웠다”며 “생명을 다루는 분야인 만큼 기술 개발 외에도 안전성 확보와 윤리 정립 등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