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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새로운 제품은 물론 유통, 아이디어를 시도해 혁신을 주도하는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중요한 나라다.”
지난달 22일 코엑스몰 록시땅 매장에서 만난 안드레 호프만 록시땅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뷰티 시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5년 록시땅에 입사해 2017년까지 APAC 지사장을 역임했다. 2016년 록시땅 그룹의 부회장을 거쳐 지난해 9월, 최고경영자로 임명됐다.
1976년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에서 시작된 록시땅(L’occitane)은 자연 성분을 사용해 만든 ‘핸드크림’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현재 전 세계 3000여 개 매장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에는 2007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1호점을 개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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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시땅의 성공에는 브랜드 철학과 끊임없는 연구로 만들어진 제품에 있다. 록시땅 제품은 시어 버터, 라벤더, 이모르뗄 등의 자연 원료에서 오는 자연의 향과 텍스처가 특징이다. 여기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즐거움’이다. 안드레 호프만 CEO는 “록시땅 제품의 은은한 자연 향과 예쁜 포장은 기분을 즐겁게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안드레 호프만 록시땅 그룹 CEO와의 일문일답이다.
- 이번 한국을 방문한 계기와 목적은 무엇인가.
“록시땅이 한국에 공식 진출한 지 올해로 15년이 넘었다. 한국은 지난 5년간 꾸준히 성장해 중국과 일본,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한국은 뷰티 시장의 혁신을 주도한다. 이번 방문을 통해 록시땅 그룹의 새로운 브랜드를 한국 시장에 소개할 계획이다.”
- 아시아 진출 후 초반 성과는 좋지 않았지만, 현재 아시아 시장은 그룹 매출의 50%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록시땅은 1995년 홍콩을 시작으로 일본, 대만, 한국 그리고 동남아시아 순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한국은 1997년 IMF 위기로 모든 사업과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초반에는 매출이 부진했지만, 훌륭한 제품과 추적 가능한 천연 재료 그리고 지속가능을 실천하기 위한 우리의 약속은 결국 소비자에게 통할 것으로 믿었다. 이후 록시땅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성장하기 시작해, 현재 아시아는 록시땅 매출의 50% 차지할 만큼 중요 시장이 되었다.
하지만 그보다 주요한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 좋은 품질의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플라스틱 사용 절감 및 생물다양성 보존 등 지속 가능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그룹 차원의 노력이 맞물려 고객의 사랑을 받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재 록시땅은 멀티 브랜드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다. 엘레미스, 솔데자네이로, 그로운 알케미스트 등 북미, 유럽 지역의 회사 인수·합병(M&A)이 장래 성공의 주요 기폭제가 되었다. 5년 전만 해도 록시땅 프로방스가 전체 그룹 매출의 95%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그룹 내 비중은 77% 줄었고, 올해는 67~70% 정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회사 인수를 통한 신규 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30~50%로 성장하고 있다. 록시땅 그룹은 앞으로도 그룹 차원에서 브랜드 다각화와 그룹 포트폴리오 확대를 진행할 예정이다.”
- 약력을 보면 아시아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아시아 첫 방문은 23살 때였다. 그야말로 훌륭한 곳이었고, 무궁무진한 기회의 땅이었다. 이후 1980년대에 한국을 방문했고, 깊은 유대감을 느끼게 되었다. 아시아 특유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문화의 매력에 정착하게 되었고, 현지 문화와 비즈니스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훌륭한 동료들이 있었기에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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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이후 모든 산업이 큰 전환기를 맞았다. 뷰티 트렌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경기가 좋은 시기이든, 아니든 사람들은 세안을 할 것이고, 머리를 감고, 매일 모이스처라이저를 바르고, 록시땅 핸드크림을 사용할 것이다. 이 말인즉슨 계속해서 니즈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모든 업계가 변화를 겪고 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도, 쇼핑 방식도 변화했다. 지금은 적응하는 것과 민첩성,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록시땅의 전 세계 3000여 개 매장은 코로나로 일시적 또는 한동안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직원들의 노력과 혁신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매장이 문을 닫은 와중에도 소셜 네트워크 채널 및 이커머스 판매를 통해 사업을 이어 나갔다. 한국의 경우 ‘릴랙싱 필로우 미스트’를 선보였고, 이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다.”
- 이러한 변화 속에서 록시땅만의 전략이 있다면.
“지속적인 번영은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올해 록시땅 그룹의 매출은 20억 유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5년 내 연평균 성장률은 15~20%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 인재 역량 제고와 제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향후 몇 년간 주요 제품 카테고리 내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소비자에게도 좋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CEO로서 앞으로 비전과 목표는.
“처음 그룹의 CEO로 임명되었을 때, ‘사람, 지구 그리고 수익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나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함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직원들이 열정과 동기부여를 갖고 즐겁게 일하며 공통의 목표를 공유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향후 5년 매출 목표는 약 30억 유로화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다.
록시땅에는 1995년 입사해 27년간 일해왔다. 1995년 전 세계 기준, 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던 록시땅이 20억 유로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멀티 브랜드 글로벌 그룹으로 크게 성장한 것처럼, 앞으로도 설립자인 올리비에 보쏭과 레이놀드 가이거 회장이 세운 브랜드 철학의 발자취를 계속 따라간다면 향후 27년도 흥미진진한 여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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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을 위한 록시땅의 약속
‘지속가능’은 록시땅의 중요한 키워드다. 1976년 시작부터 록시땅은 소비자가 사용한 용기를 매장으로 다시 가져오는 유리병 용기 반환 시스템을 도입했다. 제품을 만드는 재료는 생물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친환경적이고 유기농적 방식으로 생산하며 포장지, 매장 인테리어 등 모든 분야에서 자연주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록시땅은 1997년부터 제품에 점자 라벨을 각인해 출시하고 있다. 전 세계 파트너들과 함께 실명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후원 모금을 위한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다음은 아드리안 가이거 그룹 지속 가능성 담당자 및 글로벌 브랜드 책임자와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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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심각해진 환경 문제가 부각되면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치 소비(미닝아웃)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 록시땅은 이에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환경보호는 록시땅 프로방스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켜온 것으로, 심장이나 다름없다. 록시땅 창립자는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선사하는 것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에 도움 되는 브랜드를 목표로 했다. 하나의 지구, 생물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록시땅의 철학이며, 환경보호는 향후 회사가 100년을 더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생존 전략이다.”
- 100% 플라스틱 선순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록시땅은 2025년까지 제품 용기를 100% 플라스틱 재활용 전환을 목표하고 있다. 우선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자원과 폐기물, 쓰레기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내용물만 용기에 소분해 판매하는 리필 스테이션과 플라스틱 회수 등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장기적으로는 플라스틱을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모든 매장 내에서 재활용 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35% 정도 달한다. 궁극적 목표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분해가 되는 성분을 사용하는 것이다. 매일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의 포장재를 자연적으로 만들어 해양 생태계와 라이프 사이클에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 록시땅이 원하는 지속가능이다.”
- 록시땅이 추구하고자 하는 지속가능성은 무엇인가.
“지속 가능 실현을 위한 세 가지 목표가 있다. 첫 번째는 기후다. 파리협약의 넷제로(Net Zero)를 실행하기 위해 록시땅 그룹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에 도전하기 위한 로드맵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물류부터 공장, 생산, 매장, 제품 소비에 이르기까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배출된 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탄소 포집(Carbon Capture) 프로젝트를 2030년까지 실행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생물 다양성을 통한 재생성을 높이는 것이다. 록시땅은 원료 생산자와의 지속적인 파트너십과 재정적 지원을 통해 생물의 다양성에 유익한 방식으로 원료가 재배될 수 있게 추적 관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원산지에서 탄소 포집을 통해 실질적으로 좋은 영양분을 토양이 녹일 수 있게 노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재배 과정에서도 화학적 물질 및 합성 비료 사용을 지양하는 유기농 용법을 사용해 환경 보호에 힘쓰고 있다.
세 번째는 사람이다. 록시땅은 다양성, 평등, 포용성을 중시한다. 각 국가의 협력 단체와 함께 나라 별로 어떠한 유형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원하는가를 연구하고 있다. 일례로 록시땅은 다양성과 포용성 실현을 위해 오래전부터 장애인을 채용하고, 그 비율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현재 록시땅의 장애인 채용 비율은 10%에 육박한다. 이는 프로방스 지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며 앞으로도 비율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