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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고려하는 ‘착한 여행’이 눈길을 끈다. 주춤했던 여행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소비로 드러내는 ‘미닝아웃’ 현상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이에 항공사들은 여행객들이 보다 손쉬운 방식으로 가치소비를 실천하면서 편안한 비행을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속가능한 소재의 어메니티부터 환경 친화적인 간식, 기내식 메뉴와 제도, 기내 면세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에어프랑스
에어프랑스는 지난 9월 인천-파리 노선을 포함한 장거리 항공편 비즈니스 클래스와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들을 위해 새로운 친환경 어메니티 키트를 선보였다. 비즈니스 클래스의 어메니티 키트는 96% 재활용 소재로 제작됐으며, 네이비와 베이지 두 가지 색상 중 한 개가 제공된다. 수확 후 버려지는 옥수수 짚으로 만든 칫솔과 펜, 종이 포장재에 담긴 귀마개를 포함해 수면 마스크와 양말, 치약 등으로 구성됐다. 프랑스 스킨케어 브랜드 ‘클라랑스’의 핸드크림과 ‘하이드라 에센셜 모이스처 쿨링 페이스 젤’도 포함됐다. -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의 어메니티 키트는 89%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졌다. 네이비와 화이트 줄무늬가 교차하는 두 가지 디자인 중 한 개가 제공된다. 옥수수 짚으로 만든 칫솔, 종이 포장재에 담긴 귀마개를 비롯해 수면 마스크와 양말, 치약이 포함됐다.
에어프랑스는 지속가능한 기내 서비스의 일환으로 모든 어메니티 키트의 비닐 포장재를 없앴다. 기내 헤드폰 보관에 쓰이던 비닐 또한 없애고 철저한 헤드폰 세척 및 소독 시스템을 구축했다.
KLM 네덜란드 항공
KLM 네덜란드 항공(이하 ‘KLM’)은 이색 디저트로 승객들이 ‘필(必)환경’ 실천은 물론 항공여행의 즐거움까지 더할 수 있게 했다. KLM의 인천-파리 노선 포함 장거리 항공편 월드 비즈니스 클래스 이용객은 ‘지속가능한 초콜릿’을 간식으로 맛볼 수 있다. 이 초콜릿은 KLM이 ‘탄소 임팩트(CO2 IMPACT)’ 프로그램으로 투자한 파나마 농장에서 재배된 코코아를 원료로 한다. -
‘탄소 임팩트(CO2 IMPACT)’ 프로그램은 참여 승객들이 이용 항공편의 기종, 운항 거리 등에 따라 일정 금액을 기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승객들의 기부금은 파나마 농장을 생물 다양성이 보존된 숲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인 ‘CO2OL 트로피컬 믹스(CO2OL Tropical Mix)’에 기부된다. 탄소 배출량 감축은 물론 파나마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이 외에도 KLM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콩과 팜유 및 생선, 네덜란드 동물 복지 베이터 레이번(Beter Leven) 인증 육류와 계란, 우츠(UTZ) 인증 커피와 차 등을 기내식으로 제공해오고 있다. 기내식 제공 시 월드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에게 나가는 도기 그릇 덮개와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들을 위한 샐러드 용기 및 쟁반은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일본항공(JAL)
기존 기내 서비스를 보다 환경 친화적으로 강화한 항공사도 있다. 일본항공(JAL)은 탑승객이 원할 경우 기내식을 사전에 취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 1일부터 국제선 전 노선으로 확대했다. -
일본항공(JAL)은 ‘기내식 사전 취소 서비스(JAL Ethical Choice Meal Skip Option)’를 지난 2020년 11월 태국 방콕 노선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등 일부 노선의 전 클래스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를 확대하는 내달 1일부터는 취소된 기내식 1식마다 일정액을 특정 비영리활동법인에 기부한다. 기부금은 개발도상국의 학교급식 지원사업에 사용된다. 승객들은 항공기 출발 시각 25시간 전까지 홈페이지 내 예약 상세 표시 페이지를 통해 기내식 사전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집에어
집에어는 식품 폐기물 절감의 일환으로 지속가능한 기내식 신메뉴를 지난 7월 도입했다. 새로운 기내식은 ‘토마토 칠리 버거’와 ‘페스카토레 파스타’ 총 2가지 메뉴로 구성됐다. -
집에어가 기내식에 사용한 그릴라 파우더는 버려진 음식을 사료로 활용해서 생산한 식용 귀뚜라미로 만들어졌다. 식용 귀뚜라미는 환경에 미치는 부담이 적은 새로운 단백질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집에어는 식품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기내식 사전 예약제를 도입해 해당 메뉴를 판매한다.
대한항공
국내 항공사도 고객 접점을 넓혀 책임감 있는 항공여행 문화 조성에 나선다. -
대한항공은 기내면세점에서 생활문화기업 LF 계열사 트라이씨클의 비건 비누 브랜드인 ‘와일드프레리 솝’ 제품을 판매 중이다. ‘와일드프레리 솝’은 제조과정에서부터 인위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합성세제, 합성향료, 방부제 및 착색료를 사용하지 않는 등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대한항공 기내면세점에 입점된 제품은 프리미엄 비누 3종 세트(프레리 선플라워, 오트밀 밀크&허니, 젠틀소울)와 프리미엄 비누(오트밀 밀크&허니), 스톤 플레이트(비치) 세트 등이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