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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정 회로, 원자, 바이러스 등 점점 더 작은 구조를 확인해야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기존 현미경 기술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빛의 진동을 이용한 ‘광음향 현미경’이 개발됐지만, 선명한 영상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작은 대상 물체에 빛을 한 점에 모으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일반 렌즈 대신 ‘광섬유’를 이용한 초고해상도 광음향 현미경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김홍철 포스텍 IT융합·전자전기·기계공학과 교수팀은 광섬유에서 얻은 신호를 영상화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계·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지름이 수십㎚ 수준의 광섬유를 사용해 현미경 렌즈를 제작했다. 이는 빛의 굴절한계(회절 한계) 때문에 화질 저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회절 한계로 인해 광음향 현미경의 해상도 한계가 생겨난다. 기존 광음향 현미경은 빛이 한 점에 모이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 현미경 이미지 화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돼 왔다.
연구팀이 새롭게 제작한 광섬유 기반 광음향 현미경 렌즈를 테스트한 결과, 0.7~1.3㎛(마이크로미터)의 해상도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적혈구를 고화질로 관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광섬유를 활용한 초고해상도 광음향 현미경 개발의 초석이 될 성과”라며 “향후 심혈관 질환 및 암 등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 진료 및 기초 생명 현상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Laser and Photonics Reviews)’에 10월 3일자로 게재됐다.
- 박설민 기자 ai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