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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리즘 김상윤 칼럼] NFT를 둘러싼 다섯 가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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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0.04 14:51
  • 메타리즘 김상윤 칼럼
    ▲ 메타리즘 김상윤 칼럼

    얼마 전 MIT Technology Review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NFT 시장에 대해 다섯 가지 우려를 제기했다.

    첫째, 현재의 NFT 열기는 인간의 욕심으로 형성된 ‘투기 광풍’이라는 것이다. 초기 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쏟아져 들어온 ‘눈먼 돈’의 비중이 크다 보니 일부 거품이 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실 NFT의 본질적 가치는 디지털 콘텐츠에 소유권을 부여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최근 ‘소유’보다는 ‘투자’에 더 큰 방점을 찍고 있다.

    둘째, NFT가 과도한 전력 소비로 인해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NFT의 발행과 유통 과정에서 소위 ‘작업 증명(Proof of Work)’이라는 블록체인의 검증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전력 소비가 제법 크다. 비트코인의 채굴을 위해 몇몇 채굴업체가 슈퍼컴퓨터급 시스템을 구축하여 24시간 막대한 전기를 쓰고 있다는 사례는 언론에서도 종종 언급되곤 한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이러한 우려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더리움 재단은 NFT에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향후 전력 소비가 보다 적은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블록체인의 핵심 특성인 ‘탈중앙화’가 ‘효율’과는 다소 상충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근본적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전력 소비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

    셋째, 법적 문제다. NFT를 발행하는 과정에는 해당 콘텐츠의 저작권이 필요하지 않다. 즉, 다른 사람이 만든 디지털 콘텐츠를 NFT로 발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원작자가 모르는 사이에 본인의 작품이나 소유물이 NFT로 발행되어 거래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물론 오픈시(OpenSea)와 같은 일부 거래 플랫폼에서는 유명 작가의 작품이나 창작물을 다른 사람이 NFT로 발행하지 못하도록 검열하는 장치가 있다고는 하나, 전 세계 모든 NFT에 적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NFT는 소유권만을 부여하기 때문에, NFT를 구입한다고 해서 저작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NFT 구매자가 저작권을 별도 계약으로 이전받지 않는다면 저작권자는 여전히 새로운 NFT를 생성할 수 있고 저작물을 다른 곳에 사용, 전시, 배포할 수 있는 권리는 원작자에게만 있다. 최근 몇몇 원작자들이 NFT를 판매한 후 NFT 구매자에게 지식재산권(IP)을 공유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인류가 수십, 수백 년간 갈고 닦아 만들어 놓은 현실 세계 질서를 가상 세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

    넷째, 안전성 측면이다. 블록체인이 해킹에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론적으로 정보의 위조, 변조를 막기에 완벽한 기술로 여겨지나, 최근 암호화폐, NFT로 대표되는 다양한 형태의 가상자산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빈틈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이 정보의 위변조에 안전하다는 것과는 별개로, NFT를 보관하는 가상 지갑 정보(주소) 자체가 해킹당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기술적 이슈들은 언젠가는 다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예측도 가능하지만, 기술의 진화 속도보다 현재 가상 자산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빠르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다섯째, 영구성 측면이다. NFT를 통해 취득한 소유권은 반영구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소유 대상인 ‘원본’이 소실될 우려는 언제든지 존재한다. NFT에 기록되어 있는 주소상의 위치에서 해당 콘텐츠를 삭제 또는 이동시킬 경우 소위 ‘빈 껍데기 NFT’가 될 수 있다. ‘사람이 서 있는 양탄자를 쭉 당기면 사람들이 한꺼번에 넘어진다’는 것에 빗대어, 업계에서는 이를 ‘러그 풀 (Rug Pull)’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NFT는 메타버스와 함께 가상 경제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예술 작품, 아바타, 디지털 디자인, 유명 연예인의 밈, 한정판 상품 인증 등 다양한 영역에서 NFT의 활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앞선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서 NFT가 아직은 기술적, 사회적, 산업적으로 완벽하게 진화하지 못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김상윤 교수] 김상윤 중앙대 교수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기술로 인한 우리 사회의 변화와 미래 모습을 제시하는 '디지털 융합 멘토'다. 다수의 기업 및 공공 기관에서 메타버스, 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프로젝트와 자문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메타 리치의 시대', 미래 시나리오 2022' 등이 있으며 최근 메타버스 전문 미디어 플랫폼 '메타플래닛', '메타리즘'에서 전문가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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