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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리즘 이시한 칼럼] 100년 동안 변하지 않았던 교육의 프로세스를 바꿔줄 메타버스: 교육에서의 메타버스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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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8.30 17:12
  • 메타리즘 이시한 칼럼
    ▲ 메타리즘 이시한 칼럼

    100년 전 만들어진 학교 시스템으로 교육받고 있는 2022년의 학생들

    헤르만 헤세는 한국에서 굉장히 인기 있는 작가다. 그의 대표작은 <데미안>이지만, 수레바퀴 밑에서>도 상당한 공감을 자아내며 발표된 지 100년도 넘었지만 여전히 스테디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레바퀴 밑에서>는 학교 교육에 스트레스를 받던 한스라는 학생이 결국에 극단적인 결말에 이르는 비극적인 이야기인데, 문제는 1906년 독일 학생의 이야기가, 2022년의 대한민국의 학생들에게 큰 공감을 준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100년 전 학교 시스템이 주는 학업과 성공에 대한 스트레스가 지금도 똑같이 작용한다는 것인데, 이는 지난 100년간 학교 교육의 근본 시스템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직장의 모습이 변하고, 산업이 변하고, 사회가 변했는데도 학교만은 그대로다. 사실 이 학교의 모습은 200여년 전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9 TO 6 근무가 고착되는 100여년 사이에 확립되었다. 직장에 가는 부모를 대신해 일률적으로 아이들을 맡아서 기르는 역할을 하고, 컨베이어벨트 시스템 (분업 시스템)에 맞는 규격화된 인력들을 양성하기 위해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지금의 학교 시스템이다. 

    문제는 기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은 실제로 기계들이 처리해가는 요즘, 인재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창의력인데, 지금의 학교 교육은 창의력 있는 인재들을 양성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객관식 문제로 성적을 매기고, 성적대로 상급 학교로 보내는 시스템에서는 정해진 정답을 찾아내 성적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정한 공간 안에 모여서 일정한 시간동안 일대다로 교육 받는 현재 교육의 시스템에서는 개인들에게 맞춤이 되는 교육을 제공하기도 힘들고, 각 개인들의 수준에 맞는 학습이 이루어지기도 어렵다. 일률적인 가르침과 획일화된 시스템이 적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메타버스 교육의 전제는 완결성과 맞춤성

    ‘일정한 공간’, ‘일정한 시간’, 그리고 ‘일대다’라는 한계들을 해결해 줄 도구가 메타버스다. 메타버스가 교육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메타버스 초창기부터 꾸준히 이야기 되어온 바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제한적으로 생각한다. 비대면 교육을 할 수 있게 하고, 훌륭한 교구재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메타버스 교육은 적용에 따라 지난 200여년 간 만들어진 교육 시스템의 모습을 뒤바꿀 만큼의 엄청난 파괴력을 지닐 수 있다. 

    메타버스로 교육 시스템 자체를 재설계하기 위해서는 2가지 사항이 전제되어야 한다. ① 교육의 완결성, ② 교육의 맞춤성이다. 교육의 완결성은 메타버스에서 학교를 수료하면 정식으로 졸업장까지 발행이 되는 완결성을 말한다. 그러니까 메타버스가 교육의 보조도구가 아닌, 교육이 일어나는 현장 그 자체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육의 가장 큰 한계점인 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며 전세계가 교육의 각축장이 된다. 

    메타버스에서 교육의 맞춤성은 AI에 의해 진단된 개인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는다는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인들이 스스로 설계한 커리큘럼에 맞춰서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는 몇 백년 전에 만들어진 분과학문이라는 틀에 가두기에는 힘든 너무나 많은 직업들이 생겨나고, 지식들이 발생하고 있다. 전통적인 ‘과’의 개념으로는 이런 다양한 새로운 정보들을 수용하기 힘들다. 실제로 ‘인문학적인 베이스가 있는 개발자’, ‘코딩을 할 줄 아는 언어학자’ 같이 분과를 뛰어넘어 통섭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지금은 인재로 대접받고 있다. 

    맞춤성이 구현된 메타버스 교육에서는 개인의 행동과 대화들의 특성 분석, 개인들의 희망, 그리고 여러 가지 사례들을 종합해서 각 개인들에게 맞는 커리큘럼을 추천하고 그에 맞는 강의들을 조합해서 모든 개인들에게 각기 다른 커리큘럼을 제시하게 된다. 그 커리큘럼에 따라 개인들은 학습을 해나가는데, 학습이나 출석에 대한 관리는 선생님들에게 받게 된다. 이 경우 선생님은 가르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학생들의 학습 관리자, 매니지먼트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사진제공: 셔터스톡)
    ▲ (사진제공: 셔터스톡)

    메타버스 교육의 완결성이 바꿔 놓을 교육계의 새로운 경쟁

    교육의 완결성과 맞춤성이라는 이 두 가지만 완비되면, 메타버스 교육은 기존의 학교시스템을 완전히 재설계 할 수 있다. 우선 공간의 제한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더 이상 학군이나 국가 같은 제약에 휘둘리지 않고, 갈수 있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부산에 사는 고3 학생이 대학에 가기 위해 부산에 남을 것인가 서울로 올라갈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하버드를 갈 것인가 옥스퍼드를 갈 것인가, 아니면 서울로 갈 것인가를 고민한다는 것이다. 메타버스 교육으로 대학 졸업장이 나온다면 말이다. 이렇게 되면 어떤 학교를 갈 것인가에 나라나, 지역의 제한은 없기 때문에 자신과 맞는가, 그리고 거기서 받아줄 것인가 하는 정도의 문제만 남게 된다. 

    그런데 사실 메타버스 교육은 한정된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정원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 지금처럼 명문대를 가기 위해 빡빡한 경쟁을 치러야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졸업장의 가치를 위해서 입학은 쉽지만 졸업은 어렵게 될 가능성은 있다. 

    지금도 한국의 지방대들은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 소멸현상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사실 진짜 위협은 인구 감소가 아닌 메타버스 교육 실현으로 전세계의 대학이 전부 경쟁자가 되는 상황이다. 서울의 대학들도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메타버스 교육의 맞춤성이 바꿔 줄 인재의 모습

    메타버스 교육의 맞춤성이 갖춰진다면 지금처럼 전공에 자신을 가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문대졸 이상 25∼34세 임금근로자 중 50%는 전공과 직업이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하자면 직업을 가지고 사회에 나갈 때는 2~4년 동안 엄청난 돈과 시간을 쏟아부어 받은 교육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직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은 실제 일을 하면서 배우게 되는 상황이다. 기회비용의 낭비다. 

    이는 실제 사회에서 자신이 가지게 될 직업이나 하는 일이 현재 대학에서 배우는 분과학문의 요소와 미스매치가 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사회인으로서의 기본소양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계에 의하면 지금 대학생의 절반은 대학에서 기본소양만 배우고, 정작 사회에서 필요한 지식은 배우고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메타버스 교육의 맞춤성은 바로 이런 부분에서 유용하게 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관심이 있는 분야, 경쟁력 있는 지식에 집중해서 교육받고, 맞춤형 인재가 될 수 있게 해준다. 사실 일상적으로 필요한 지식뿐 아니라 업무상 필요한 정보까지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배우는 요즘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메타버스 교육의 맞춤성은 예측이 아닌 예고된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학교 시스템은 산업화 시절에 만들어져 분업화된 직업이나 일에 적합한 인재를 양산하는 시스템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는 맞지 않았다. 메타버스 교육은 지금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확보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메타버스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발전시키고 확장해야 하는 것이다. 

    [이시한 교수] 이시한 교수는 연세대학교 박사 수료 후 성신여자대학교 겸임 교수로 활동 중인 ‘지식 탐험가’다. 다수의 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메타버스 관련 프로젝트 및 자문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메타버스의 시대’, ‘NFT의 시대’, ‘이시한의 열두 달 북클럽’ 등이 있으며 최근 메타버스 전문 미디어 플랫폼 ‘메타플래닛’, ‘메타리즘’에서 전문가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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