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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리즘 이시한 칼럼] 비즈니스로서의 메타버스와 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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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7.26 10:45
  • 메타리즘 이시한 칼럼
    ▲ 메타리즘 이시한 칼럼

    인플레이션이 예고된 세계

    세계 경제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 시국에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상품의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무너진데다가,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자 각국 정부가 푼 돈다발들이 언 발에 오줌은 녹였지만 이제는 다시 매서운 추위의 매개체가 되어 경제를 옥조이고 있다. 달러의 금리가 당분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른 국가들 역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달러가 다 빠져 나가는 상황이 되는 지라, 억지로라도 올리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눈에 뻔하게 보이는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2008년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러온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전세계에는 유동성이 계속 증가하는 쪽으로 추세가 흘러갔기 때문에 레이 달리오나 폴 크루그먼 같은 경제전문가들은 2021년 이후에 큰 불황이 올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오면서 불황은 유예되었지만, 불황의 이유는 증가한 셈이 되었고, 이제 그 결과가 눈덩이가 되어서 눈 앞에 거대한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재테크의 시대가 끝나가며 유독 비난받는 암호화폐 

    이런 경제위기에서 암호화폐의 어려움은 당연한 인과다. 주식, 부동산 등 투자로 연결되는 모든 지표들이 불황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까, 탄력성이 더 큰 암호화폐가 영향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암호화폐와 연계되어서 미래전망을 가졌던 NFT나 메타버스 같은 비전들이 같이 흔들리게 된다는 것이다. 투자로서의 암호화폐는 부침에 따라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NFT나 메타버스는 그 미래적인 전망과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생각하면 안 할 수가 없는 과제이다. 암호화폐가 폭락중이고 투자로서 접근했던 NFT 수집에서 손해를 봤으니 NFT자체를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은, 자동차 주식에 투자했는데 손해를 봤으니 자동차 공장을 접어야 한다는 말과 비슷하다. 

    이런 논리가 나오는 이유는 초창기 메타버스나 NFT에 대한 관심이 투자적인 면에 집중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 때문에 돈이 넘쳐나던 재테크의 시대의 끝자락에 나타난 메타버스와 NFT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던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빛과 같은 희망이었다. 주식, 부동산 같은 경우는 이미 선점하고 있던 사람들이 있어서 새롭게 길을 찾기 어려운데다가 부익부빈익빈의 법칙이 적용되는 곳이라 결국 자본력이 있는 사람을 이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암호화폐나 NFT 투자 같은 경우는 이제 시작이었고, 딱히 자본력이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자고 일어나면 하루만에 20~30배 올랐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미디어에서 '뻥뻥‘울려 대다보니 재테크를 하고자 하는 일반 유저로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재테크의 시대가 끝나고 유동성 회수의 시기가 시작된 지금 암호화폐와 NFT는 강력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역시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지만 유독 암호화폐와 NFT의 낙폭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에 접근성 때문에 청년층이 많이 투자했기 때문에 유독 청년층에서 그 손해를 감당해야 했다. 청년들의 빛이 빚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메타버스와 NFT는 투자가 아닌 비즈니스적 접근을 해야 한다

    이렇게 암호화폐, NFT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이 확산되자 덩달아 메타버스 역시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그 가능성에 의혹을 가진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와 그리고 메타버스 세상의 전제가 될 NFT 기술은 투자적인 면보다는 기술적이고 비즈니스적인 면에 더 주목을 해야 한다. 자동차 주식이 아닌 자동차가 바꿔놓은 세계의 모습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메타버스와 NFT는 세계의 연결의 방식과 범위를 바꾸어 놓을 혁신적인 기술이다. 사실 메타버스 세상이 본격화되면 자동차의 필요성이 매우 낮아질 수 있다. 재택근무의 본격적인 도구로 메타버스가 쓰인다면 지금 출퇴근 문화, 특정 사무지역의 집값이 비싼 부동산 문제, 도심의 모습 등이 확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까 메타버스와 NFT는 우리 일상의 모습과 생활방식을 바꿔 놓을 기술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메타버스와 NFT에 뛰어드는 것은 미래 변화의 핵심이 바로 메타버스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칼럼에서는 메타버스와 NFT의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주로 다뤄보고자 한다. 여러 산업에서 메타버스와 NFT가 폭넓게 활용되는 양상, 그리고 앞으로의 산업전망과, 그것이 바꾸어 놓을 세계의 모습까지 메타버스와 NFT가 여러 산업에 적용된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그려 볼 것이다.  

    메타버스라는 집을 짓기 위해서는 NFT라는 토목공사가 필요하다

    먼저 정리해야 하는 개념이 있다 메타버스와 NFT가 같이 언급되는 것을 보면서 둘이 서로 다른 것 아닌가하고 의아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 이 두 기술은 같이 가야 하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비즈니스적으로 보자면 이 둘은 더더욱 동행해야 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NFT는 블록체인을 이용해서 디지털 파일에 유일무이성을 부여하면서 더불어 자산성을 가지게 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디지털 파일이 자산이 된다는 것이 메타버스 세상을 성립하게 하는 전제가 된다. 메타버스의 핵심은 사회적 관계가 이루어지면서 그것이 경제적 관계로 파생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메타버스에서 ‘돈을 벌 수 있어야’ 그것이 지속가능한 플랫폼이 된다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한 가지 테마가 아닌 여러 가지 테마가 공존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플랫폼 사에서 메타버스 내의 콘텐츠를 다 채울 수가 없다. 메타버스 내의 콘텐츠는 필연적으로 유저들이 채워주어야 하는데, 유저들은 댓가 없이 시간을 투자해서 콘텐츠를 채우지 않는다. 인터넷 초창기 때는 포털사들이 유저들의 열정페이를 이용해서 콘텐츠를 채우기도 했지만,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유저들은 자신들의 콘텐츠와 시간을 이왕이면 돈이 되는 플랫폼에 활용하고자 하게 되었다. 

    경제적 보상이 있어야, 메타버스에서 커머스를 열고, 자신이 디자인한 아바타 옷을 팔며, 자신의 음악과 미술과 동영상을 공개하게 된다. 메타버스 내에서 옷가게를 열어서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게 한 후에 그 옷가게 자체를 팔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공간개념인 메타버스는 부동산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옷가게를 그냥 메타버스 내에서만 거래하게 하는 시스템이 되면 거래도 제한되고 플랫폼사의 ‘농간’에 좌우될 수 있다. 이 자산들은 NFT화 하게 되면 플랫폼을 벗어나서 그 자산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마치 자신의 아파트를 내놓는데, 집 앞에 한 부동산에만 내놓으면 거래가 힘들지만 동시에 100군데의 부동산과 거래 플랫폼에 내놓으면 거래 가능성이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다. 

    NFT는 단순히 그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파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콘텐츠 소유 증명이다. 따라서 메타버스에서 표현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자산화 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자산을 가진다는 것은 경제활동의 토대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산은 금융 활동을 일어나게 할 수 있고, 재테크를 가능하게 하며, 일의 보람이 되기도 한다. NFT라는 토목공사가 탄탄하게 되어 있어야, 그 위에 메타버스라는 집을 예쁘게 지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NFT는 그림 투자라는 좁은 개념이 아닌 디지털 자산증명이라는 큰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고, 그랬을 때 메타버스와 연결되며 비즈니스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런 자산 축적의 가능성이 있어야 메타버스 세상은 활성화 될 수 있다.

    [이시한 교수] 이시한 교수는 연세대학교 박사 수료 후 성신여자대학교 겸임 교수로 활동 중인 ‘지식 탐험가’다. 다수의 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메타버스 관련 프로젝트 및 자문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메타버스의 시대’, ‘NFT의 시대’, ‘이시한의 열두 달 북클럽’ 등이 있으며 최근 메타버스 전문 미디어 플랫폼 ‘메타플래닛’, ‘메타리즘’에서 전문가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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