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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위생에서 '힐링'의 공간으로 거듭난 욕실 휴양지

기사입력 2022.06.10 17:09
  • 욕실이 위생 공간을 넘어 휴식과 힐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특별한 공간은 욕실업계 최초로 '바스케이션'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는 욕실 휴양지 ‘후암별채 이누스’다. 바스케이션은 '욕실(Bath)'과 '휴가(Vacation)'를 합친 용어로, 감염 위험이 높은 공중시설 대신 욕실에서 휴식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이곳은 하루에 단 1명만 입장이 가능한 곳이라 욕실에서 오롯이 나만의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장소라 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13시부터 24시 중 최대 6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욕실에서 어떻게 쉴 수 있길래 욕실 휴양지라 불리는 걸까. 지난 2월에 개관한 '후암별채 이누스'에 직접 다녀왔다.

  • 후암별채 이누스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이 공간을 운영하는 곳에서는 사용자가 예약한 이용시간 1시간 전에 예약자의 휴대전화로 출입문 도어락 비밀번호와 간단한 안내사항을 발송한다. 문자로 온 비밀번호를 도어락 키패드에 누르고 입실했다.

    후암동의 좁은 골목길 한켠에 자리한 이 욕실 휴양지는 열두 평 남짓한 아담한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골목길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 먼저 휴식 공간으로 가는 짧은 복도가 눈에 띈다. 복도는 후암동 골목에서 휴식 공간으로 전이되는 공간으로 포인트 컬러의 벽과 창살을 활용해 휴식 공간으로 입장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창살 사이에는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가 난다. 

    후암별채 이누스는 크게 자연 속 암석 동굴 분위기의 '욕실 공간'과 밝은 톤의 '휴식 공간'으로 구성됐다. 입구부터 실내 공간 곳곳을 모두 하나의 그림처럼 연결해 실내에서도 고즈넉하고 감각적인 후암동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고려했다.

  • 가장 중요한 욕실 공간은 석재의 거친 질감을 살려 어두운 암석 동굴 분위기를 연출했다. 온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외부 시선은 차단하면서도 욕조 주변은 자연을 머금은 초록빛 조경이 보이도록 구성했다. 벽면 하단에는 가로로 긴 창을 설치해 욕조에 앉아 주변을 보면 실제 야외에서 스파를 하는 느낌이 든다. 또한, 편백나무 욕조를 배치해 피톤치드 특유의 향으로 숲속에서 삼림욕 하는 기분이 들도록 했다.

  • 타올은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고, 기본적인 어메니티(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도 제공된다.

  • 휴식 공간은 화이트 컬러와 흙의 느낌을 담은 짙은 주황색을 메인 컬러로 사용해 밝고 차분한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이 공간에는 테이블 겸 침대로 활용할 수 있는 가구와 미니 주방, 차와 도구, 블루투스 스피커 등이 마련되어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책꽂이에 비치된 가볍게 읽기 좋은 목욕탕 관련 서적들이 흥미롭다.

  • 편백나무 욕조에서 반신욕 후 준비된 다기에 따뜻한 차를 담아 마시며 총 3시간가량 이 공간에 머물렀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혼자만의 욕실 휴양지에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마치 세상과 단절된 곳에 있다가 현실로 복귀하는 기분이 든다.

  • 후암별채 이누스는 멀리 떠나 휴식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들이 고즈넉한 동네에 있는 1인 전용 스파에서 반나절 오롯이 혼자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이누스가 이런 휴식 공간을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 자사의 욕실 제품을 대놓고 홍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욕실 휴양지' 컨셉으로 운영하는 공간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편안함', '휴식' 등 브랜드 철학을 우회적으로 전달하려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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