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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한시 허용된 비대면 진료 시장은 지난 2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민 5명 중 1명이 비대면 진료를 경험했고, 현재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만 해도 20여 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새 정부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국정과제로 선택하며, 비대면 진료 상시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의 합법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의료계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현실적인 대비를 하는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원칙적으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약사회는 의약품 오남용, 오배송, 개인 민감정보 유출, 무자격자 조제 등의 문제 발생을 이유로 비대면 진료를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비대면 진료 플랫폼 올라케어를 운영하는 ㈜블루앤트의 김성현 대표와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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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의료 접근성이 높은 편인 우리나라에서 비대면 진료가 필요한가?
비대면 진료의 핵심은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높지만, 비대면 진료를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사용자 중심에서 보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현대 사회는 바쁘고, 많은 사람이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 자기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진료받고 싶다는 니즈가 분명하게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높지만, 만성질환자가 매년 증가한다. 만성질환자의 대부분이 경증으로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의료 서비스가 제대로 되고 있느냐를 생각해보면 접근성이 제한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비대면 진료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비대면 진료 시장이 급성장하며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올라케어는 시행 초기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나?
비대면 진료 & 약 배송 서비스 제공 플랫폼인 올라케어는 ‘IT 기술 혁신을 통해 올바른 라이프 케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모티브로 2021년 8월 론칭했다. 이후 7개월 만에 업계 최초로 다운로드 100만을 달성했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전체 인기 앱 1위, 월간 최대 활성 이용자(MAU) 수가 51만을 넘어서는 등 압축적 성장을 하고 있다.
올라케어 사용자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기 이전인 지난 1월 말 전후로 확연히 달라졌다. 시행 초기에는 일반 경증 질환 및 계절성 질환 그리고 여드름/탈모/생리통과 같이 반복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을 비대면 진료로 이용하는 환자의 비중이 높았고, 20~30대 여성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재택 치료 시행 후 2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사용자가 확대됐고, 재택 치료를 이용한 환자들이 다른 질환으로 재진료받는 사례가 증가했다.
Q 앞으로 비대면 진료를 비롯한 원격 의료 분야가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예상하나?
현재 비대면 진료는 전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의료 전달 체계 내 하나의 기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국가별 의료 복지 정책과 관련 사업의 성숙도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비롯한 원격 의료가 제도권으로 편입된다면, 원격 모니터링 및 관리, 진료 연결 등 다양한 산업적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의료 서비스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IT 기술과 접목한다면, 예방/관리 중심 의료, 맞춤형 의료의 실현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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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있어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동안 의료계가 반대해왔던 비대면 진료가 코로나19로 인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제는 어떻게 잘 구현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이해관계자들이 우려하는 사항들에 대해 의료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산업계도 적극적으로 함께 참여해 비대면 진료의 문제점을 검증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논의해야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비대면 진료 체계를 정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지난 2년간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많은 데이터가 쌓였지만, 의료계는 “편리함이 안전성을 넘어설 수 없다”며 비대면 진료 합법화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실제 비대면 진료로 인해 의약품 오남용, 오배송, 개인 민감정보 유출, 무자격자 조제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특히 강경하게 반대하는 약사회에서 우려하는 배송 과정에서의 개인정보유출, 의약품 오배송 등의 문제는 현재 도매 물류에 적용하고 있는 의약품 유통관리기준(KGSP)을 확대 적용한다거나 인허가받은 플랫폼에 한해 배송을 허용하고, 비대면 복약지도 절차 등의 법적 기준을 마련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기존 약국들이 안정적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배송 권역 제한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라케어의 경우 약 배송 과정에서 의약품 변질, 오배송, 개인 민감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업계 최초로 ‘의약품 전문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플랫폼에서 직접 채용하여 전문 교육을 받은 배송 전담 직원이 약국에서 조제된 약을 픽업해 환자의 본인 확인 후 직접 전달해 주는 방식으로 개인 정보 유출과 약 오배송에 대한 우려를 해결했다.
또한 올라케어는 플랫폼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의 진료 내역을 참여 의사들이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오남용, 과진료를 예방하며, 청소년의 약물 오남용 방지를 위해 만 17세 미만 청소년에게 사후피임약 처방을 제한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시행하는 등 선제적으로 자율규제 기준과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Q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는 일상 회복 단계에 접어들면서 불법이 될 위험에 처했다. 새 정부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국정과제로 선택하며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법 개정이 없다면 당장 진행하는 사업을 하지 못할 우려가 남아있다. 이를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비대면 진료의 유용성이 높고, 위험이 낮은 영역이라고 평가되는 ‘만성질환 관리’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송아리당뇨/고협압과 같은 연계 서비스와의 전략적 협력 제휴를 맺었으며, ‘만성질환 특화 비대면 진료 플랫폼 구축’의 정부 과제 선정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구현해 나갈 기반을 마련했다. 만성질환자 중심의 비대면 진료는 이미 작년 10월 개정 발의된 의료법 허용 범위에 포함되어 있어, 사업을 추진해 가는데 위험이 낮다는 판단이다.
미국의 최대 비대면 진료 서비스 플랫폼인 ‘텔레닥’이 최근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회사인 ‘리빙고’를 인수한 사례처럼, 비대면 진료를 통한 만성질환자에 적절한 의료 서비스 제공은 사용자와 이해 관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라고 판단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큰 범주에서 보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 IT 기술이 만들어내는 편리함과 데이터 기반의 부가 서비스가 본질이다. 올라케어의 최종 목표는 향후 개인의 건강 전반을 관리하고,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여 차별적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업계 리딩 그룹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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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해 추가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5명 중 1명이 비대면 진료를 경험하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실제 국민들을 대상으로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도적 보완점을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의료계 이해관계자뿐만 아니라 이미 비대면 진료 & 약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여 데이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산업계와도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민의 입장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초점을 두어야 할 때다. 산업계는 이해관계자들의 우려 사항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여 혁신모델을 제시한다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의료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