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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체크인' 파일럿 당시, 댓글 중에 '말하지 않는 순간에도 재미있다'라는 글이 있었다. 이게 '이효리의 힘인가'라고 느꼈다."
김태호 PD가 말했다. 약 20년간 MBC에 몸담으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놀면 뭐 하니?' 등을 연출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김태호 PD가 티빙과 손잡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서울체크인'은 결혼 후 약 8년 동안 제주도에서 살아온 가수 이효리가 서울에 방문했을 때 벌어지는 일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서울체크인'은 지난 2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공개된 바 있다. 단 1화 분량의 파일럿 프로그램이었지만, 공개 후 티빙 유료가입 기여 1위를 기록하는 등 남다른 상승세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김태호 PD는 "짧은 홍보 기간이었는데도, 성과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앞으로 나와야 할 성과가 미리 나와서 본방송을 앞두고 걱정이 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서울체크인'은 이효리를 중심으로 둔 프로그램이다. 그러면서도 '놀면 뭐하니?' 속 유재석과는 다르다. '놀면 뭐 하니?'는 제작진의 짜인 의도 속에서 유재석의 활약이 돋보였다면, '서울체크인'은 서울을 방문한 이효리의 모습을 제작진이 최대한 숨을 죽이고 쫓는다. 김태호 PD는 "이효리만 보이도록, 최대한 저의 존재를 가리려고 노력했다. 이효리 자체가 중요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왜 이효리였을까. 그 질문에 김태호 PD는 "이효리가 저희를 선택해 주신 것"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먼저 보였다. 이어 "이효리 자체가 워낙 큰 콘텐츠다. 이분에게 카메라만 들이대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담아낼 수 있다. '이게 이효리의 힘인가'라고 느낀 게 댓글 중에 '말하지 않는 순간에도 재미있다'라고 하더라. 그 멘트가 신기했다"라고 강한 믿음을 보였다.
이어 "이 세상에서 가장 핫하고 트랜디할 것 같은 사람인데, 서울을 어색해하고 외로움을 표현하는 듯한 단어가 새롭게 보였다. 그 점을 부각시켜보고 싶었다. 트랜디하게 변해가는 서울의 전경, 야경과 이효리가 교차로 나올 때 더 쓸쓸해 보이더라. 처음 제목을 '서울체크인'이라고 할 때는 이효리가 서울에서 누군가의 집에서 하룻밤 묶는다는 숙소 개념을 생각했는데, 파일럿을 찍고 보니 숙소만이 아니라 서울에 오는 것 자체가 이미 또 하나의 체크인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
새로운 모습도 발견했다. 김태호 PD는 "이효리는 상당히 솔직한 분이라 꾸밈없이 표현한다"라며 "항상 궁금한 것들에 대해 바로 표현하고, 본인이 몰랐던 것들도 받아들인다. 알고 있는 스타의 모습 안에 담고 싶은 솔직한 리얼함도 있다. 콘텐츠를 같이 하면서 같이 고민해주고 제안도 많이 해주셔서 저희가 '가능할까? 해도 될까?' 싶은 장애물을 먼저 없애주신다"라고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앞서 공개된 '서울체크인' 파일럿 방송에서는 MAMA의 무대에 오르는 이효리가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선배 엄정화의 집에 머무는 모습이 대조적으로 비쳐졌다. 가수로 살아왔고, 여자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의 대화 속에 사람들은 힐링과 위로를 얻었다. 김태호 PD는 '서울체크인' 본방송 역시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다, 나만 외로운 게 아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감정을 공유하며 시청자들께 작게나마 힐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
김태호 PD는 20년 동안 몸담았던 MBC를 떠난 이후 넷플릭스와 티빙과 함께 작업을 진행했다. 그는 "지난해 8월에 (MBC 퇴사를) 결정하고,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라며 "지난 6개월 동안 지난 20년보다 더 많은 것을 접하고 배울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콘텐츠를 만들고, 콘텐츠가 가장 돋보일 수 있는 플랫폼을 찾아가는 건 예능 PD의 공통된 고민인 것 같다. 좋은 콘텐츠를 좋은 플랫폼과 연결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라며 "'서울체크인'을 시작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을 하고 있다. 많은 창작자가 자기 색 드러내고 멋진 플레이 하는 시대를 만들어보고자 한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한편, 이효리의 서울 라이프가 담긴 티빙 오리지널 '서울체크인'은 오는 4월 8일(금) 첫 공개 된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