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도전이 천성인 정지훈 "조연·단역 가리지 않고 연기하고 싶어요"

기사입력 2022.03.03.17:14
  • 정지훈 화상 인터뷰 / 사진: 써브라임 제공
    ▲ 정지훈 화상 인터뷰 / 사진: 써브라임 제공
    "도전이 천성"이라는 배우 정지훈이 첫 의사 캐릭터를 무사히 마쳤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던 현장에 혀를 내두른 그는 "다시는 의사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정도였다. 의학 용어며 수술 신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무겁게 느껴진 건 생과 사를 오가는 캐릭터의 설정이었다고 했다. 판타지 소재 작품을 경험한 적도 있지만, 그에게 이 정도로 무거운 소재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정지훈은 자칫 무겁기만 할 수 있는 작품을 특유의 유연한 연기로 풀어내며 분위기 환기까지 도맡았다. 미디어에서 보여온 정지훈의 인간적인 매력이 작품 곳곳에서 드러났다.

    '고스트 닥터' 속 정지훈은 손만 댔다 하면 사람을 살려내는 흉부외과 전문의 '차영민' 역을 맡았다. 의문의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진 그는 일명 '코마 고스트'가 되어 병원을 떠돌다 우연히 '똥손' 레지던트 '고승탁'(김범)의 몸에만 빙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작품은 한 몸을 공유하게 된 두 남자와 이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 작품을 이끈 정지훈과 종영 당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웰컴2라이프'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을 찾은 정지훈은 함께 작품을 만든 동료 배우, 스태프, 감독, 작가에게 감사 인사를 남기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후 본의 아니게 드라마 컴백이 늦어졌다고 말한 그는 팬데믹 상황에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했다. 그래도 또 다른 면에서 사랑을 받았을 수 있었다며 낙관할 줄 아는 대인배였다.

    "본의 아니게 제가 깡 열풍을 맞고 싹쓸이까지 하는 바람에.(웃음) 또 넷플릭스 찍느라고 바빴어요. 원래는 팬데믹 터지기 전에 미국에서 오디션 본 작품이 많은데, 두 작품은 디벨롭이 잘 돼서 찍기로 했었거든요. 그런데 팬데믹 때문에 미국에 못 갔어요. 그게 알려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하죠. 그 기회를 잃어서 또 다른 기회가 생긴 것처럼, 제가 열심히 해서 사랑해 주신 것도, 에능에서 활약하게 된 것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 사진: tvN 제공
    ▲ 사진: tvN 제공
    배우 경력 20여 년 만에 처음 연기한 의사 역할이었다. '고스트 닥터' 대본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고 한 정지훈은 막상 연기하면서 느낀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말 다시는 의사 역할 못 할 것 같아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었고, 의사라는 역할이 그냥 보통 연구를 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다른 의사 역할을 하면 다른 캐릭터로 호흡을 뽑아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에요. (또 의사 역을 한다면) 차영민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일단 그게 자신이 없어요.(웃음)"

    "어쨌든 '고스트 닥터'는 많이 배우게 해준 드라마였고, 힘들었고 저에게 고통을 줬던 작품이었어요. 그게 힘들어서 고통스럽다는 게 아니라 배움의 고통이었다는 거예요. 저에게는 뜻 깊고 감사한 작품이죠"
  • 의사 역에 도전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할 줄 아는 정지훈이었다. 데뷔 후 그가 보여준 행보를 보면 충분히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이미 도전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댄서로 시작해 가수, 배우로 정점을 찍었고, K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를 끌기도 훨씬 전에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그러면서 프로듀서와 기획사 대표로 살고 있고, 또 예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활약하고 있다. 그리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 궁금했다.

    "제 좌우명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건데, 버티면 이긴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이 제 삶의 목표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던 도전을 할 거고, 그 원동력은 저라는 사람의 생각이죠. 태어났을 때부터 경쟁하는 걸 좋아했고 지는 걸 싫어했고, 계속 무엇인가 궁금했어요. 제 마지막 도전이라 하면, 연기자로서 해외에서도 활동하고 싶고 꾸준히 한국에서도 조연이던 단역이던 가리지 않고 하는 게 목표에요. 또 저희 회사에 오예주 배우가 올해 드라마에 들어가게 됐는데 잘 됐으면 좋겠고, 싸이퍼 친구들도 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게 올해 소망이고요.
  • 정지훈은 인터뷰에서도 아내에 대한 애정과 팬들을 향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팬데믹이 끝나면 팬들부터 만나고 싶다고 말한 그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아내랑 집에 있으면 굳이 일 얘기는 안 하는 편이에요. 서로 물어보지도 않고요. 각자 회사가 다르니까 작품 할 때도 서로 이야기하기보다는 모니터링을 해주는 편이에요. 이번 작품 하면서도 김태희 씨가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제가 너무 존경하는 분이기 때문에 어떤 말이든지 허투루 듣지 않아요. 항상 응원과 조언을 해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신임해요"

    "팬분들을 만난 지 너무 오래됐어요. 팬데믹 때문에 못하는 게 개인적으로 너무 많아요. 팬분들께 늘 받기만 하는 사람보다, 보답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장소가 된다면 옛날에 하던 일일 카페 있잖아요. 그런 것 열어서 팬분들 초대해서 팬미팅도 하고 싶어요"
  • 작품을 끝낸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또다시 '열일'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다른 가수랑 조인해서 콜라보 투어도 다니고 싶어요. 3년 전에 아시아 투어를 하기로 계약했는데 코비드(COVID) 때문에 아직도 못하고 있어요. 이렇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죠. 일단 팬데믹이 끝나면 공연을 꼭 하고 싶어요"

    "우선 올해 배우로서 한 작품을 더 보여드릴 것 같아요. 드라마, 영화 둘 다 제안이 들어왔는데 하나만 선택해야 할 것 같아요. 시기가 겹쳐서요. 확실시되면 공식적으로 말씀드릴게요"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