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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치료에 급증한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 망막 질환 있다면 선택 주의

기사입력 2022.01.05 11:28
  • 최근 백내장 치료법으로 ‘다(多)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이 급증했지만, 망막에 다른 질환이 있다면 선택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박규형 교수 연구팀(제1저자 제주대병원 안과 이종영 교수)은 백내장 환자의 인공수정체 삽입술 시 다초점보다는 일반(단초점) 인공수정체가 향후 망막 수술을 받기에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망막 수술 중 시야 사진. 주변부 시야의 심한 흐림과 물결치는 파도모양의 심한 시야 왜곡이 확인된다.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망막 수술 중 시야 사진. 주변부 시야의 심한 흐림과 물결치는 파도모양의 심한 시야 왜곡이 확인된다.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백내장은 안구의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지며 시력 저하와 눈부심 등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60세 이상 유병률이 70%를 넘는다. 백내장은 뿌옇게 변한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수술을 통해 깨끗한 시야를 되찾을 수 있는데, 초점이 하나뿐인 ‘단(單)초점 인공수정체’는 수술 후 초점 조절 기능이 상실된 노안 상태가 되는 문제가 발생해 이를 보완한 ‘다(多)초점 인공수정체’의 사용 빈도가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연구팀이 백내장 수술 후 망막전막으로 수술을 받은 46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경우 일반 단초점 인공수정체 사용자보다 망막 수술 난이도가 매우 높아진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망막 수술 중 제거해야 할 주름막(전막)을 잡아내는 과정에서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단초점보다 유의미하게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 다양한 초점으로 분할된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광학적 설계는 수술 시 단초점보다 집도의의 시야 범위를 좁아지게 만들고, 초점과 깊이, 심도 등을 크게 왜곡하는 현상을 일으킨다.

    흐리고, 왜곡된 수술 시야는 망막 수술 난이도를 크게 증가시켜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황반부의 수술 시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백내장 수술 시 기존 망막질환이 있거나 향후 망막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가급적 다초점 인공수정체보다는 일반(단초점) 인공수정체를 권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 인공 안구모델에서 격자를 이용한 다초점 인공수정체(A)와 일반(단초점) 인공수정체(B)의 현미경 시야 비교. (A) 다초점 인공수정체 중심의 작은 원내는 선명하게 보이나, 주변부(큰 원)의 격자가 흐리게 나타난다. (B)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중심과 주변의 원내의 격자모양이 모두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인공 안구모델에서 격자를 이용한 다초점 인공수정체(A)와 일반(단초점) 인공수정체(B)의 현미경 시야 비교. (A) 다초점 인공수정체 중심의 작은 원내는 선명하게 보이나, 주변부(큰 원)의 격자가 흐리게 나타난다. (B)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중심과 주변의 원내의 격자모양이 모두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이번 연구 결과는 안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학술지로 알려진 ‘RETINA’ 최신호에 게재됐다.

    제주대병원 이종영 교수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 다초점, 단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받은 환자의 망막 수술 난이도 및 수술 예후를 직접 비교한 최초 연구”라며, “추가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인공수정체 종류를 결정하는 가이드라인 마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박규형 교수는 “연구 결과에 따라 평소 가지고 있는 망막 질환이 있는 경우 다초점 인공수정체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며, “또한 의료진은 망막 수술 시 인공수정체의 종류에 따라 수술 난이도에 큰 차이가 있음을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하고, 불명확한 수술 시야로 인해 망막 수술의 추가적인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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