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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직결되는 뇌전증 환자의 생활습관, 올바른 노하우는?

기사입력 2021.11.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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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pixabay

    뇌전증은 대뇌의 비정상적인 전기 흐름으로 인해 유발요인 없이 발생하는 비 유발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뇌 질환이다. 24시간 이상의 간격으로 2회 이상 비 유발 발작이 나타난다면 뇌전증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비유발 발작이 1번만 발생했더라도 뇌파에서 뇌전증파가 나오거나, MRI에서 연관 뇌질환이 있으면 진단할 수 있다. 발작은 비정상적인 전기흐름의 위치에 따라 신체 일부분의 경련, 감각 이상, 부분적 의식변화, 기억력 상실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비정상적 전기흐름이 대뇌 전체로 퍼지게 되면 정신을 잃고 온몸을 떨게 되는 대발작이나, 의식만 잃게 되는 결신발작이 올 수 있다. 대부분 국소발작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나 소수에서  대발작으로 진행 할 수 있으며, 이때는 의식변화를 동반하고, 온몸의 근육이 강직되면서 떠는 증상을 보인다. 온몸의 근육이 강직되기에 이때는 호흡이 불가하므로 저산소증으로 인한 청색증 등이 관찰될 수 있다. 소변을 지릴 수도 있으며, 발작이 끝난 후 수 분간 혼동상태에 빠지거나 잠들기도 한다.

    뇌전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해서, 어떤 원인이든 뇌 손상이 오면 그 후유증으로 뇌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마치 이것은 뇌경색 환자가 후유증으로 반신마비가 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영유아의 경우  발달 이상이나 선천성 기형, 주산기 뇌손상, 뇌감염 등에 의해 뇌전증이 생길 수 있다. 소아 뇌전증은 특발성 뇌전증의 가능성이 높으며, 청소년이나 젊은 성인은  뇌외상이나 뇌감염으로 인한 것이 많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선진국에서는 노인, 특히 65세 이상에서 뇌전증이 발생율률이 제일 높은데, 이는 뇌경색이나, 뇌출혈, 뇌종양, 치매 등의 질환에서 후유증으로 뇌전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뇌전증을 진단하기 위해, 과거 뇌손상병력이나 가족력 등을 포함한 철저한 문진이 필요하며, 특히 뇌전증 환자는 본인증상을 본인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목격자나 보호자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뇌파검사는 뇌전증 진단에 필수적이며, 특징적인 뇌전증파가 검출되면 진단이 확정적이나, 민감도가 낮다. 뇌전증의 원인을 알기 위해 뇌 MRI는 필수적이며, 혈액검사 또한 필요하다.

    뇌전증 치료의 시작은 약물치료이다.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 약 60~70%의 환자들은 뇌전증발작없이 건강하게 생활 할 수 있다. 약 20%의 환자들은 약물로 발작관해가 어려울 수 있는데 이 경우 뇌전증 수술이나 미주신경자극술, 심부자극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장기간 약물을 복용하는 만 큼 약물 부작용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약물치료 시행 후 발작 없는 상태가 최소 2년 간 유지되면 약물중단 여부를 고려할 수 있다. 이는 환자의 진단, 즉 기저질환에 따라 그 성공 가능성이 다르므로 주치의와 상의하여야 한다. 또한 환자 개인의 직업, 운전 유무 등 사회적 관점에서도 고려해야 한다. 약물을 서서히 중단해 가면서 재발여부를 체크하며, 약물의 완전 중단을 위해서는 뇌파에서도 뇌전증파가 없음이 확인되어야 한다. 약물 중단 후 10년 간 발작의 재발이 없으면 완치로 판정할 수 있다.

    뇌전증은 약을 빠짐없이 잘 복용하고, 금주하며, 잘 쉬고 잘 자는 등 생활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즉, 불규칙한 약물복용, 음주,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뇌전증 발작이 유발될 수 있다. 뇌전증 치료의 원칙은 완전한 발작의 조절이다. 한번도 재발없이 생활하는 것과 가끔이라도 재발하는 것은 삶의 질 관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발작 자체가 다양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인데, 뇌전증 발작으로 인해 외상이나 뇌손상,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으며 심하면 드물지만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발작으로 인해 심리적으로도 위축이 되거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친구관계의 문제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퇴직을 종용받거나, 보험을 가입하기 힘들고 운전에도 제약이 있을 수 있다. 1년 동안 발작이 전혀 없으면 운전이 가능하지만, 1년 간 1회의 발작이 있어도 운전면허는 어렵다. 따라서 철저한 자기관리와 약물복용을 통해 완전한 발작조절이 필요하다.

    뇌전증 환자는 대부분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운동 또한 마찬가지인데, 그래도 발작 중에 위험할 수 있는 운동, 즉 등산, 암벽등반, 사격, 양궁, 노천 수영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 수영 등 은 엄격한 관리하에서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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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pixabay

    발작 환자를 보게 되면, 제일 중요한 것은 다치지 않도록 보조하는 일이다. 머리나 몸통을 가볍게 받치고 발작이 중단되고 의식이 완전히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2-3분 내로 발작이 끝난다. 환자의 발작 양상을 기억하였다가 전해주는 것도 환자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발작은 이 정도로 충분하다. 만일 드물게 대발작을 하는 경우라면 역시 첫번째는 다치지 않도록 보조해주는 것이며 가능하다면 특히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옷 등을 이용하여 받쳐준다. 흔히 고개나 몸통을 옆으로 돌려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로 발작 중에 억지로 몸을 누르거나, 고개를 돌리면 어깨 탈구나 목 부상이 올 수 있으므로 권유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혀를 깨물거나 숨을 안 쉴까봐 이를 물고 있는 환자에서 손가락이나 기타 도구로 입을 열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안 된다. 이빨이 깨지거나 입안을 다치는 것은 물론이고 손가락이 잘리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발작이 다 끝난 후에 몸을 옆으로 눕히고 입에 고인 침을 제거해 준다. 완전히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리면서 보조해 주도록 한다. 만일 5분이상 발작이 지속되거나, 발작이 끝났는데 의식을 못 차리고 발작이 재발하면 바로 119에 신고하도록 한다.

    고도일병원 조양제 원장(신경과 전문의)은 "최근 다양한 뇌전증 신약이 지속적으로 개발, 출시되고 있고, 뇌심부자극술이나 뇌 미세컴퓨터전극자극술, 뇌초음파 절제술, 뇌고주파열절제술 등 뇌전증 비약물치료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어 뇌전증 완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중요한 점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약물복용, 그리고 교육을 통해 단 한번의 뇌전증 발작이라도 일어나지 않도록 본인과 가족, 그리고 의료진이 최대한 노력하는 것” 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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