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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코리아)는 지난달 중형 프리미엄 SUV '신형 XC60'을 출시했다. 신형 XC60은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2세대 부분변경 모델이다.
2009년 브랜드 최초로 탄생한 XC60은 지난해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 168만대 이상을 기록한 볼보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올해 상반기 전체 판매 22%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이번에 출시한 신형 XC60은 2주 만에 사전 계약 대수가 2000대를 넘어설 만큼 초반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신형 XC60은 디자인에 새로운 디테일을 반영하고 첨단 안전 기술과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볼보코리아가 티맵모빌리티와 3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처음 탑재한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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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큰 변화 보다 디테일을 강화해 완성도를 높였다. 외관의 전면부는 90클러스터에 이어 3D 형태의 아이언마크를 통합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됐으며, 새로운 범퍼 및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과 함께 넓은 차체를 강조하는 크롬바가 추가돼 고급감을 향상시켰다.
측면부는 새로운 디자인의 알로이 휠과 기존 볼륨감 넘치는 캐릭터 라인 그리고 두툼한 크롬이 조화를 이루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후면부는 외부에서 테일 파이프가 보이지 않게 안쪽으로 넣고 크롬바가 추가된 두툼한 리어 범퍼를 새롭게 채택해 현대적인 감성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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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감성 품질을 높이는 신경 썼다. 볼보 특유의 천연 목재 느낌이 강조된 우드 트림과 스웨덴 오레포스의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크리스탈 기어노브가 적용돼 고급감이 강조됐다. 또한, 기존 기어노브 뒤에 적용됐던 주행 모드 변경 버튼이 사라져 센터콘솔이 한결 깔끔한 느낌을 준다.
기존 모델과 동일하게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고 헤드업 디스플레이, 바워스&윌킨스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도 눈에 띈다. 새로운 기능이라면 초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어드밴스드 공기청정기를 포함한 클린존 인테리어 패키지에 정전기를 발생시켜 항균 작용을 돕는 이오나이저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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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XC60의 가장 큰 특징은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티맵과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 음악 플랫폼 플로(FLO)를 통합해 차 안에서 음성 명령으로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직접 사용해 보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다루는 것처럼 반응이 매끄러웠고 지도 확대나 축소, 다른 기능으로 넘어가는 등 스와이프 실력도 훌륭했다.
음성 인식률도 뛰어나다. 차 안에서 '아리아'를 부르면 차량 온도, 열선/통풍 시트, 이오나이저 등 '차량 제어', 목적지 안내, 가까운 맛집 안내, 경유지 설정 등 '내비게이션 길 안내', 스마트폰 저장된 연락처로 전화, 문자 등 전송, 취향 맞춤 음악 추천, 내 플레이리스트 재생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 날씨, 뉴스, 각종 정보 탐색, 집 안의 조명,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을 켜고 끌 수 있는 '스마트홈 컨트롤' 등이 가능하다. 주행 내내 운전에 집중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바로바로 이용할 수 있어 안전 운전에 도움을 준다.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앞서 현대차그룹이 2017년 7월 선보인 카카오의 AI 플랫폼 '카카오i'의 음성 인식을 활용한 '서버형 음성 인식'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창문 열기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안전은 옵션이 될 수 없다"는 볼보 철학 때문이다. 이런 철학으로 시티 세이프티(긴급 제동 시스템), 3점식 안전벨트, 부스터 쿠션(자녀 키 높이에 따라 시트를 조절하는 장치) 등 안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바 있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창문 열기 기능을 적용하지 않은 이유는 어린아이 등 다른 탑승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볼보코리아는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고객들이 부담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LTE 무료 이용 및 신차 구매 고객 대상으로 음악 플랫폼 플로 1년 이용권의 혜택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볼보 카스 앱, 볼보 온 콜 등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고객과 차량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신규 서비스도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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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저공해 가솔린 엔진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마일드 하이브리드(B5 /B6)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 3가지 구성과 8단 자동변속기,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이 조합됐다. 이들 중 시승 모델은 B5 AWD 인스크립션으로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9.5km/ℓ(도심: 8.4km/ℓ, 고속: 11.1km/ℓ)다.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거의 없어 조용하다. 정차 상태에서 출발과 재시동 시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전기모터가 가동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특성상 운전자가 일반 내연기관과 주행 질감에서 변화를 체감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다만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과는 실내 정숙성에서 보다 만족스럽다. 상위 모델에 비해 파워풀한 성능은 좀 덜하지만 저속과 중고속 일관된 안정적 주행 성능도 매력적이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없고, 승차감도 부드럽고 편안하다. 엔진과 맞물린 8단 자동변속기는 편안하고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스티어링 휠은 응답력이 가볍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는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오르막길에서도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요철을 넘을 때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저속은 물론 고속 주행에서도 정숙하다. 코너에서는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주어 언더스티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고 브레이크도 민첩하게 반응해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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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사양도 개선했다. 레이다와 카메라, 초음파 센서로 구성한 최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주인공이다. 특히 더욱 많고 정확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윈드쉴드 상단에 위치한 레이다 + 카메라 통합 모듈을 분리해, 레이다를 전면 그릴 아이언 마크에 내장시키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 처리하는 ASDM(Active Safety Domain Master)를 후면부로 재배치했다. 이를 통해 도로 위 차량 및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를 감지해 사고 위험 시 긴급 제동과 충돌 방지를 지원하는 '시티 세이프티', 앞 차량과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 중앙에 맞춰 조향을 보조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도로 이탈 완화,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등이 기존 보다 향상됐다.
특히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를 활용하면 최대 시속 140km까지 차선 이탈 없이 달릴 수 있다.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있을 경우 정지 상황에서 작동할 수 있으며 차량이 없다면 시속 15km부터 작동한다. 차선 안에서 일정하고 정확하게 차량 위치를 유지하기 때문에 확실히 피로가 줄어들고 여유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신형 XC60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B5 모멘텀 6190만원, B5 인스크립션 6800만원, B6 R-Design 6900만원, B6 인스크립션 7200만원, T8 인스크립션 8370만원이다.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