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 수첩] 자동차 업계, 구독 서비스 열풍… '비용 적정성·업체 수익성 조화' 성공 열쇠

기사입력 2021.09.30 08:00
  •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 보다 공유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고가 상품인 자동차는 구매 비용,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각종 세금과 정비료, 보험료 등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만으로 부담스러운 비용이 발생한다. 구매 후에는 가치가 계속 하락한다.

  • 현대차, 자동차 구독 서비스 '현대 셀렉션' / 현대차 제공
    ▲ 현대차, 자동차 구독 서비스 '현대 셀렉션' / 현대차 제공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런 과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월 구독료에 세금을 비롯해 보험, 점검 등 모든 비용과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필요에 따라 다양한 차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업체 매킨지에 따르면 구독 경제 시장은 지난 5년간 매년 100%씩 성장했다. 구독 서비스가 소비자와 공급자 양쪽 모두의 이익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자동차 구독 서비스 역시 다른 구독 서비스처럼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 축적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세한 개인 고객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사용자는 선택 부담을 줄이고 자신에게 꼭 맞는 프로그램을 합리적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일찌감치 구독 서비스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고 있다. 월정액 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2017년부터 미국에서 포드, 포르쉐, 볼보 등 여러 완성차 업체들이 시작했다. 이후 현대차를 비롯한 많은 업체가 시장 경쟁을 위해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 중 구독 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볼보다. 현재 북미와 독일에서 '케어 바이 볼보'라는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기본 계약 2년으로, 12개월 이용 후 새로운 차종으로 변경할 수 있다. 볼보는 2025년까지 생산 차량의 50%를 구독 서비스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현대 셀렉션, 기아 플렉스, 제네시스 스펙트럼 등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자동차만 제공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 개인 취향을 반영한 큐레이션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고객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필요한 상품을 먼저 제안하고 취향을 꼭 맞춘 서비스를 선별해 제공한다. 차세대 구독 경제 모델로 진화하는 중이다.

    특히 현대차가 시행 중인 현대 셀렉션은 월 비용을 내면 현대차의 대표 모델 3종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한 달 동안 신형 쏘나타와 투싼, 벨로스터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팰리세이드,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 코나 일렉트릭 가운데 1종을 48시간 동안 탈 수도 있다.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시대가 온다는 것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완성차 업체에 위기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곳 역시 완성차 업체다.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로운 모빌리티 이용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자동차 구독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구독 비용 적정성과 업체 수익성의 적절한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