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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세라티 '뉴 기블리 HEV', 내 안의 친환경·퍼포먼스 깨우다

기사입력 2021.08.31 18:36
기블리 라인업 확장 및 하이엔드 세단 시장 내 고객 선택의 폭 넓혀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도 변함없는 마세라티의 시그니처 배기음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마세라티가 전동화 모빌리티 시대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첫 번째 주인공은 지난달 국내 출시한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HEV)'다. 이 모델은 기존 마세라티 라인업의 유려한 외관과 특유의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이식함과 동시에, 효율성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외관은 마세라티 DNA를 온전히 계승하면서도, 최초의 HEV라는 상징성이 더해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테일램프에 장착된 부메랑 모양의 LED 클러스터다. 이 클러스터는 3200 GT와 알피에리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가장자리는 블랙, 중앙에는 레드, 하단 섹션은 투명하게 구성되며, 세 가지 컬러의 렌즈로 유닛이 구성됐다. 모터스포츠의 역사와 함께해 온 마세라티 DNA가 인상적으로 반영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친환경 모빌리티의 상징인 '블루' 컬러의 적용을 통해 곳곳에 하이브리드 모델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측면에 나란히 위치한 마세라티의 시그니처 에어 벤트와 C필러의 세타 로고에는 블루 컬러가 기본으로 적용되며, 브렘보 브레이크 캘리퍼의 블루 컬러 적용은 옵션 사항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마세라티의 느낌이 한껏 느껴지는 새로운 프런트 그릴 역시 눈길을 끈다. 프런트 그릴은 독특한 마세라티 튜닝 포크 모양의 바를 적용해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튜닝 포크는 극도의 순수한 소리 공명을 통해 전달하는 도구다. 이러한 도구의 의미와 형상이 그릴에 반영돼 뉴 기블리 HEV의 트라이던트 로고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실내는 기블리 첫 등장 당시부터 특유의 세련미와 고유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비행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은 독창적인 대시보드 디자인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점에서 뉴 기블리 HEV도 예외는 아니다. 또한, 스포츠 스티어링 휠의 알루미늄 기어 시프트 패들과 이녹스 스포츠 페달 등에서 마세라티 특유의 디테일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고유의 계기판은 주행에 필요한 각종 트립 정보를 운전자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게 했으며,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는 그립감도 좋다. 12-Way 자동 조절 기능과 메모리 기능이 적용된 스포츠 시트는 최고급 가죽 소재로 마감돼 있어 착좌감이 뛰어나다. 센터콘솔에는 직관적인 기어 시프트 레버와 드라이빙 모드 버튼 그리고 양질의 주조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오디오 볼륨키,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회전식 조절 버튼이 잘 정돈된 느낌으로 배치됐다. 콘솔에는 두 개의 컵 홀더, 12V 파워 소켓, SD 카드 리더 연결 장치, 휴대전화 거치 공간, USB 소켓과 음악 재생, 영화나 이미지 감상이 가능한 aux-in 포트가 있다. 기본 사운드 옵션으로 8개의 스피커를 갖춘 하만카돈의 280W 시스템도 장착돼 풍부하고 깨끗한 음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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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이태리 장인이 한땀 한땀 수놓은 '블루 스티치'도 눈길을 끈다. 시트는 세 가지 선택 옵션(블랙 가죽 시트, 프리미엄 가죽 시트, 피에노 피오레)이 있으며, HEV 모델의 독창성을 나타내는 블루 스티치가 적용됐다. 여기에 암레스트, 도어 패널, 대시보드 등 시선을 사로잡는 곳곳에 블루 악센트가 추가돼 한층 더 미래 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신 마세라티 인텔리전트 어시스턴트(MIA) 멀티미디어 시스템도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 취향에 따라 화면 조절이나 아이콘 배열 등 개인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MIA 시스템의 HD 스크린은 4:3 비율에서 16:10 비율까지 확대됐으며, 모던한 감각을 위해 가장자리 베젤을 거의 없앴다. 이처럼 새로운 멀티 터치 기능의 고사양 디스플레이는 블랙과 골드를 혼합한 새로운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면서 한층 직관적으로 변화했다. 디스플레이 상단에는 유리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은 배가했다.

    뒷좌석은 전장 4970mm, 전폭 1945mm, 전고 1485mm, 축거 3000mm의 차체 크기로 성인 3명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적당하다. 트렁크 공간은 9인치 골프백 2~3개가 들어가며, 트렁크 버튼은 전동식이어서 문을 여닫을 때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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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브랜드 최초의 전동화 파워트레인은 2.0리터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돼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5.7초, 최고속도는 시속 255km다. 기존 모델의 V6 가솔린, 디젤 모델과 견주어도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통해서도 자연스럽게 변주해냈다.

    특히 48V HEV 시스템은 감속과 제동 과정에서 에너지를 다시 회수하는 능력도 갖추었다. 거침없는 퍼포먼스의 마세라티 특징을 그대로 내재하고도, 향상된 연비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48V HEV 시스템 덕분이다. 이 시스템은 BSG, 48V 배터리, eBooster, DC/DC 컨버터 등 총 4개로 구성됐다. BSG(벨트 스타터 제너레이터, Belt Starter Generator)는 제동/감속 시 에너지를 회수하는 역할을 수행해, 엔진의 eBooster의 전원 공급용 배터리를 충전하는 역할을 한다. eBooster는 일반 터보차저의 백업 역할을 하며, 낮은 rpm에서도 엔진의 출력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필요시에는 48V 배터리나 BSG를 통해 상시적인 eBooster의 사용이 가능하다.

    BSG와 eBooster가 결합된 방식은 동급 세그먼트에서 최초다. 스포츠 모드에서 엔진이 최고 RPM에 도달했을 때 추가적인 부스트를 제공하며, 결과적으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한다. 반대로 노멀 모드에서는 연료 소모와 성능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운전자로 하여금 안정적인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복합 연비는 8.9km/l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 가솔린 모델 대비 약 22% 감소했며, 기존 디젤 모델 대비 약 5% 감소했다. 즉, 뉴 기블리 HEV는 지금까지 마세라티가 자랑하는 유수의 라인업과 동일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면서도, 연비와 환경까지 고려한 다재다능한 모델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무게 배분에서도 한층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6기통 엔진을 장착한 동급의 차량과는 다르게 엔진을 차체의 전면에, 48V 배터리를 후면에 장착하며, 차체 중량 배분의 밸런스를 향상시켰다. 이러한 차별점을 통해 기존 모델 보다 더욱 민첩하고, 즐거움이 배가된 드라이빙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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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강남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를 타고 용인 수지를 돌아오는 코스로 시승했다. 운전을 위해 탑승해보니 버킷 시트가 몸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HEV 모델이지만, 마세라티의 시그니처 배기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앰프 없이도 배기가스 흡입관의 유체역학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공명기를 활용해 브랜드 특유의 포효하는 듯한 소리를 품어낸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강남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까지 시속 60~80km로 주행했다.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적고, 승차감도 편안하다. 또한, 미묘한 조작에서도 절묘하게 대응하고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넘치듯 올라간다. 과속 방지턱을 넘었을 때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안전성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자율주행 기능 레벨2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탑재됐다.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은 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에 따라 0단계에서 5단계로 구분하며, 현재는 2단계 수준이 확대되는 추세다. ADAS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에 능동형 드라이빙 어시스트(ADA), 차선 유지 어시스트(LKA), 능동형 사각지대 어시스트(ABSA) 등이 구성됐다.

    ACC를 활성화하면 시속 30~210km의 속도에서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과의 거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사전 설정된 안전거리를 유지한다. 정체 시 혹은 다른 차량이 끼어들 경우, 탄력 주행 또는 제동을 걸어 속도를 늦춘다. 스탑 앤 고 기능 덕분에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목표 속도로 조절이 가능하다. 정지 시간이 2초 미만일 경우 자동으로 출발하게 된다. 차선 안에서 일정하고 정확하게 차량 위치를 유지하기 때문에 확실히 피로가 줄어들고 여유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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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세라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주)FMK 제공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진입해서 주행해보니 시속 80~100km까지 가속 페달을 밟으니 강력한 힘 덕분에 차체를 가볍고 민첩하게 밀어내 밟는 만큼 속도가 나가고 힘이 넘친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스티어링 휠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HEV 파워트레인의 도입으로 중량 배분과 핸들링도 향상됐다. 코너에서는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안정적인 주행은 스포츠 스카이훅 서스펜션 시스템이 한몫한다. 이 시스템은 4개의 바퀴에 장착된 가속 센서를 통해 주행 스타일과 도로 상태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ECU에 전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댐핑률을 조절해 최상의 주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준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니 엔진음은 더 웅장하면서 날카로워지고, 속도는 주춤거림이 없이 올라간다. 또한,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지고 브레이크도 더 민첩하게 반응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좀 더 과감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니 웅장하고 거친 엔진음과 함께 운전자를 시트에 파묻히게 한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서 수동 변속으로 주행하면 시프트 업과 다운이 확실해 더 빠른 변속할 수 있어 역동적이다. 이후 용인서울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일반도로 코너를 시속 40~60km로 주행해보니 서스펜션이 원하는 만큼 잡아주어 안정적이고 만족스럽다. 또한, 의도한 궤적보다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인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지 않는다.

    뉴 기블리 HEV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기본 모델 1억1450만원, 그란스포트 모델 1억2050만원, 그란루소 모델 1억2150만원이다.(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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