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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환자들이 이 흔히 겪는 배뇨 조절 장애와 기저귀 피부염·욕창 위험 등을 ‘스마트 기저귀’ 하나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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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김선욱·조재호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배뇨를 감지하는 ‘스마트 기저귀’를 노인 입원환자에게 적용했을 때, 소변량을 정확히 측정해 줄 뿐만 아니라 기저귀 피부염, 욕창 악화, 요로감염 등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요실금을 비롯한 배뇨 조절 장애는 장기요양 기관에 거주하는 노인 절반 이상이 겪을 정도로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배뇨 직후 기저귀를 제때 갈지 못하면 피부염이나 요로감염 등의 위험에 노출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환자의 기저귀를 확인하고 교체해야 하는데, 이는 환자와 보호자의 충분한 휴식과 숙면을 방해해 삶의 질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이밖에 급성기 의료기관에서는 환자의 소변량 측정을 위해 매번 기저귀 무게를 재야 하는 등의 불편함도 발생한다.
이에 연구팀은 병원 의료기기연구개발센터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 스마트 기저귀를 사용했을 때 입원 환자의 배뇨 관리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해당 스마트 기저귀는 연구팀의 자문을 반영해 개발된 것으로, 성냥갑보다 작은 장치를 기저귀에 부착하면 환자가 배뇨하는 즉시 이를 인식하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보호자에게 알릴 수 있으며 소변량 측정도 할 수 있다.
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의 입원 환자 중 배뇨 사실을 스스로 알리지 못하는 30여 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임상시험 결과, 스마트 기저귀를 착용한 경우 기저귀 피부염이나 욕창 악화가 단 한 건도 관찰되지 않을 정도로 배뇨 관리에 효과적이었다. 또한, 배뇨량을 정확히 측정해주는 기능을 통해 체액량 분석, 이뇨제 처방과 같은 치료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됐으며, 수시로 기저귀를 확인해야 했던 보호자의 피로도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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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호 교수는 “스마트 기저귀를 비롯해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다양한 의료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개념적인 발표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본 연구결과는 실제 스마트 기저귀를 구현해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면서 그 유용성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스마트 의료기술 분야의 세계 최상급 저널인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온라인판 최신 호에 게재됐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