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사유리가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해 대피해야했다. 3개월 밖에 안되는 아들 젠을 생각하면 더욱 아찔했던 상황이다.
24일 새벽 사유리는 하루 전날인 23일 아파트 화재 사건을 SNS를 통해 전했다. 사유리는 "오늘 오전 9시 반쯤 우리 아파트 지하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우리 집 창문까지 연기가 올라와서 밖에 뽀얗게 변했다"고 밝혔다.
사유리는 바로 비상벨을 누르고 아이를 돌봐주시는 이모님과 두 마리의 강아지를 데리고 밖으로 대피했다. 사유리는 "이미 복도에 심하게 탄 냄새와 연기가 올라와 있었고 이런 상황에 엘리베이터는 더욱 위험해서 계단으로 내려갔다"며 "밑으로 내려갈수록 계단에서도 연기가 쎄게 올라오고 있었고 내려가도 내려가도 출구가 안보이는 공포감으로 심장이 멈춰 버릴거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겨우 밖으로 나가자마자 든 생각은 "감사합니다" 였다. 사유리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고 싶었다. 아들이 이 순간에도 무사히 살아있다는 것은 감사하고 더 감사하게 되었다"고 했다. 밖에서 대피한 사람들 중 10살도 안된 아이가 얇은 파자마만 입고 서 있어서 사유리는 아들 젠이 떠올라 자신의 다운 점퍼를 걸쳐줬다고 고백했다.
두 마리의 강아지는 동물 병원에 맡기고, 이모님과 아들을 데리고 인근 카페로 갔다. 하지만, 카페에서는 QR코드를 찍어야 한다며, 들여보내기를 거부했다. 대피 상황에 핸드폰을 챙길 수 없었던 사유리는 "입술이 파랑색이 된 아들을 보여주면서 제발 아들위해 잠깐이라도 실내에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끝까지 안된다고 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유리의 호소가 이어졌다. 그는 "이 글을 쓰는 이유가 그 직원을 비판 하는 목적이 절대 아니다"라며 "직원분도 코로나 예방을 위해 자기의 의무를 다 하는 것뿐이였고 지침이 있기에 그렇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이어 "하지만 한 엄마로서 한 인간으로 부탁드린다. 만약 아이가 추워서 떨고 있는 상황에 핸드폰이 없다는 이유 하나로 매장에서 내보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바라는건 그것 뿐이다"라고 덧붙이며 아찔했던 상황에 대한 고백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사유리는 지난해 11월 4일 일본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정자기증을 통해 출산한 아이로, 자발적 비혼모를 선언한 사유리의 용기있는 선택에 응원이 이어졌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
관련뉴스
최신뉴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dizz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