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짚·거적 등으로 나무 감싸는 ‘잠복소’…해충 제거 효과는 실효성 떨어져

기사입력 2020.11.20 14:10
  • 겨울이면 짚이나 거적, 뜨개질 나무 옷 등을 줄기에 두른 나무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잠복소’라고 불리는 해충 포집기로, 주요 해충인 미국흰불나방 등이 땅속이나 나무 틈 등의 따뜻한 곳을 월동처로 삼는 생태를 이용한 방제법이다. 잠복소는 가을철에 나무의 줄기에 묶어 해충이 월동처로 이용하도록 하고, 이듬해 봄철에 제거한다.

  • 사진=산림청
    ▲ 사진=산림청

    하지만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확인한 결과, 잠복소의 해충 제거 효과는 실효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잠복소에는 솔나방, 미국흰불나방, 버즘나무방패벌레 등의 수목 해충도 발견되지만, 수목 해충의 천적인 거미류와 같은 절지동물이 더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미류와 같은 천적이 잠복소와 함께 제거되면, 봄철에 늘어나는 해충의 밀도를 제어하지 못해 오히려 해충 피해가 더 크게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잠복소를 소각해 폐기할 때 부주의로 인해 산불이 발생할 수도 있다.

  • 사진=산림청
    ▲ 사진=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겨울철 가로수의 줄기를 감싸는 잠복소가 해충 제거에 실효성이 없으며, 오히려 잠복소를 소각하여 폐기하는 과정에서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다른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외에 잠복소 설치를 지양하는 것을 권고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이상현 과장은 “잠복소는 과거 솔나방과 미국흰불나방이 극성을 부리면서 시작된 방제법이나 잠복소에서 많은 천적 곤충이 확인되어 지금은 권장하지 않는 방법”이라며, “봄철 잠복소 폐기 시 부주의로 인한 산불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잠복소 설치를 자제하여달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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