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한 작품을 보는데는 상영시간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 많은 스태프, 배우들 등은 아주 적게는 한 달, 길게는 1~2년까지 오랜 시간 작업을 해야 한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까. 인터뷰에 공개되지 않은 작품을 위한, 작품에 의한, 작품의 이야기를 [영화TMI]에 묶어봤다. 그래서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있다. 참고하시길.
영화 '도굴'은 제목처럼 도굴을 주요 소재로 한 작품이다. '도굴'은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큐레이터 윤실장(신혜선), 존스 박사(조우진), 삽다리(임원희)를 만나 점점 더 깊은 도굴의 세계로 이끌고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도굴'의 현장에 있었던 배우 이제훈, 조우진이 인터뷰에서 말한 이야기들을 정리해봤다. -
◆ '도굴' 팀만의 매력이 있다. 존스 박사는 어떤 포지션으로 생각하고 임했나.
조우진 : 이제훈 씨가 맡은 강동구가한 반의 반장이고, 저같은 애들이 반장이 잠깐 쉴 때 오락부장 좀 해주고, 신혜선 씨가 반에서 1등하는 캐릭터고. 그런데 알고보니 반장이랑 사귀고. 저 뒤에 엎드려있던 임원희 형 캐릭터가 오락부장이 재미 없을때 나와서 개인기 좀 해줘서 분위기 띄우는 인물 있잖아요. 그렇게 분위기 이끌어갔어요. -
◆ 강동구가 왜 포크레인으로 선릉의 위가 아닌 앞을 파서 들어가려고 하나요?
이제훈 : 킬링타임 무비로서 범죄오락영화니까, '도굴'을 그냥 재미적으로만 접근할수있겠죠. 그런데 아무리 영화래도, 우리나라의 산 역사에 좀 조심스럽게 접근하자는 의지가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오는 유물들이 부서지거나 훼손이 되는 장면들은 없거든요. 강동구는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그 안에 유물이 있으니 파서 가져가면 되는데, 그 과정을 다양하게 설명해요. 그 이유가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부분에서 훼손하지 말자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도 포크레인으로 무덤을 파내려가는게 아닌, 앞에 있는 공간을 파내서 그 후에 내려가서 관을 꺼내오자는 취지였어요. 그러면 단순히 오락영화로 저지르고 마는 것이 아닌, 우리의 의미가 디테일하게 보시는 분들에게 전달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정말 디테일한 부분을 봐주신 분도 계시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가 좋았던 것 같아요. -
◆ 존스박사는 유독 디테일이 많다. "가수들이 은퇴를 번복하는 이유를 알았어. 팬들의 성원이었어"라면서 손을 옆으로 하는 그 디테일은 조우진 씨의 계산이었나.
조우진 : 처음에는 머리에 손을 올리는 정도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도굴'의 제작과 각색을 맡은 황동혁 감독님이 현장에 오셔서 감수해주시면서 조금 더 가도 될 것 같다고 하면서 그 제스쳐가 됐어요. '나는 오늘만 삽니다'도 시나리오 속에 다 있는 대사였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가벼운 농담, 미소짓게 할 수 있는 말들을 트랜디하게 읊어내기만 하면 됐어요. 외국 캐릭터를 흉내내는 인물이라 자칫하면 벽이 느껴질 수 있을텐데 트랜디한 대사 덕분에 오히려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고, 마음껏 아재미와 잔망미를 펼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 왜 시크릿의 '별빛달빛'을 부르나요?
이제훈 : 시나리오엔 다른 노래였어요. 조금 더 끈적했어요. 그 노래가 솔리드의 '이밤의 끝을 잡고'였거든요. 다들 블루스를 추면서 하는걸 생각하면서 했는데, 조금 더 밝고 유쾌하게 가보자 해서 노래가 그렇게 바뀌었어요. 사람들이 조금 많이 알고있고 쉽고, 재미있었으면 하고. 배우들 감독님이 노래방에가서 많이 부르고 연습했어요. 뭐가 좋을까, 이야기를 하다가, '이노래 되게 귀엽지 않아요?'라고 누가 이야기해서 서로 율동하면서 부른 기억이 나네요. -
◆ '별빛달빛'과 이어지는 노출 장면은 시나리오에 있던 건가요?
이제훈 : 감독님께서 조심스레 '벗고 하면 어떨까요?' 하셨어요. 저는 '괜찮을까요? 보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걱정했죠. 그러다 촬영에 임했는데 다들 너무 재미있어해주셔서요. 개인적으로는 민망했지만, 강한 임팩트를 줄수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팔굽혀펴기 열심히해서 들어갔죠. 다음작품에서는 불법 격투기 선수거든요. 그런 장면이 되게 많아요. 그래서 의식을 하고 열심히 운동을 했는데, 그 이야기는 그때가서 하겠습니다.(웃음) -
◆ 마지막 장면은 '도굴2'를 염두에 두고 찍은 장면인가요?
이제훈 : 어우 그럼요, 도굴이라는 소재로 펼칠수잇는 무궁무진함이 다양한 것 같아요. 평양 바다에 보물선이 가라 앉았고, 그것을 가져가려고하는 도굴 일당들의 해저탐험도 있을 수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저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구경하고 보는걸 좋아하는데, 해외에서 우리나라 문화재를 소개하는 공간을 마주하기도 하거든요. 그걸 보면서 되게 우리나라의 자긍심? 반가움? 그런것들이 많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되돌려 받지 못한 문화재들이 해외 곳곳에 숨겨져있을텐데라는 안타까움도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되찾는 프로젝트를 도굴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써내려갈수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봤어요.
한편, 배우 이제훈, 조우진, 임원희, 신혜선 등이 열연한 영화 '도굴'은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
관련뉴스
최신뉴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dizz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