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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드노믹스와 문재인 정부의 'AI'

기사입력 2020.11.11 19:05
  • 조 바이든이 트럼프와의 '박빙 승부'에서 승리해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조 바이든은 승리를 선언하며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내걸었다.

  • 사진출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공식 인스타그램
    ▲ 사진출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공식 인스타그램

    바이든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는 중산층 재건이 핵심으로, 양옆으로는 친환경 사업 투자와 다자무역 복원이 어깨를 나란히 한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준비를 강조하며 제시한 친환경 분야의 투입액은 5년간 2조 달러(약 2,220조 원)에 달한다. 이는 유럽이 그린딜을 위해 10년간 투자할 1조 유로(약 1,312조 원)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바이든 정부가 친환경 인프라에 얼마나 공을 들일 예정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친환경 정책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문재인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내세운 그린·디지털 뉴딜 정책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 또한 "5G, 인공지능, 첨단소재, 생명공학, 청정차량 등 핵심기술에 혜택을 줄 것"이라는 공약을 내세우며 R&D(연구·개발) 비용으로 3000억 달러를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산업에는 전기차·배터리 분야가 포함된다. 애초에 탄소 제로가 목적인 만큼 화석연료의 대체재인 전기 및 수소, 배터리 시장에의 자금 투입은 필수 불가결하다. 현재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걸음마 단계지만 바이드노믹스의 영향을 받아 급격한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바이든 당선인의 전기차 보급 가속화, 구매 보조금 부활, 충전소 보급, 배터리 연구개발·생산 가속화 지원 등의 공약으로 국내외 전기차·배터리 관련 주가 또한 높이 솟아오른 모양새다.

    바이드노믹스가 아우르는 분야에 포함된 바이오·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중산층 재건과도 연결된다. 바이든이 취할 '오바마케어 부활' 포지션에는 조기진단·정밀의학과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필수 요소다. 특히 코로나 19의 장기 유행으로 일자리 감소, 경제 침체, 방역체계 강화 요구 등의 혼잡한 상황을 한꺼번에 정리해줄 '교통경찰'이 바이오·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이제 막 자리 잡고 있는 IoT(사물인터넷) 기술과 맞물려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기술에 한국형 AI를 접목시켜 'K-뉴딜'을 강화시키는 전략은 우리나라만의 정체성을 확보하기에 충분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년간 총 488억 원을 투자해 닥터앤서와 정밀 의료 병원정보시스템, AI 기반 응급의료시스템 등을 성장시키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굳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전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16년의 960억달러에서 시작해 연평균 21%씩의 고성장중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헬스케어 수요가 급증하며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분야가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용이한 데다 그간 데이터 활용 규제에 발목잡혔던 헬스케어 시장이 데이터 3법 통과 등으로 규제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 출처=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 출처=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한국판 뉴딜종합계획'에서는 데이터 댐, 지능형 정부, 스마트 의료 인프라, SOC 디지털화, 디지털 트윈 등을 내세우며 바이드노믹스가 제시한 그린·디지털 뉴딜과 꼭 닮은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 10월 15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실시한 디지털정부 평가에서 한국이 종합 1위를 달성하자 '디지털 자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해 발빠르게 앞으로의 디지털 뉴딜 관련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10일에 열린 국난극복 K-뉴딜위원회 2차 점검회의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의 그린뉴딜과 똑같은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탄소중립 실현을 약속했다", "전기차, 경량 소재, 5G, AI 등 혁신 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로 고부가가치 제조업 및 기술 분야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은 우리의 디지털뉴딜과 맞물린다"라고 말했다.

    친환경 정책이라는 같은 목적지를 향해 전 세계가 함께 나아가는 지금, 문재인 정부는 바이든과의 보다 더 많은 협력과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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