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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공룡은 자신이 죽을 것을 알고 있었을까?”를 궁금해하는 4차원의 엉뚱한 소년 샘은 가족들과 함께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찾은 바닷가 휴양지에서 은밀한 계획을 세운다. 가족 중 가장 어린 자신이 언젠가 혼자 남을 것을 대비한 ‘외로움 적응 훈련’을 완성하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샘의 계획은 섬에서 만난 소녀 ‘테스’로 인해 차질이 생기기 시작한다.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살사 춤을 함께 추자고 해 샘을 당황하게 한 테스는 샘 이상의 4차원, 아니 5차원 기질을 갖고 있는 소녀로 엄마 몰래 꾸민 은밀한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샘에게 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샘은 자신이 세운 ‘외로움 적응 훈련’을 완성하고 싶지만, 테스의 부탁을 차마 모른 척 할 수 없다. 주어진 시간은 불과 일주일. 샘과 테스는 과연 짧은 휴가 동안 계획을 완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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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은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아동문학가 안나 왈츠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세계 영화제 통산 16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다.
샘과 테스는 엉뚱하지만 순수한 모습으로 보는 이를 절로 웃음짓게 한다. 샘이 인터넷을 통해 짝사랑하게 된 남자를 섬으로 불러들였다고 테스를 오해하는 장면이나, 가족이 모두 죽은 후 홀로 남을 것을 대비한 ‘외로움 적응 훈련’을 위해 간 갯벌에 발이 빠져 절규하는 장면 등 짧은 여름휴가가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으로 변하는 과정은 매우 유쾌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좌충우돌 사건 속에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일으키며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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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럽의 작은 섬으로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전하는 아름다운 풍광 역시 이 영화의 장점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요즘, 보는 이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주는 멋진 장면들은 작은 위로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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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웃음과 함께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해줄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온 가족이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는 9월 10일 개봉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