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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좇다’와 ‘쫓다’는 명백히 다른 뜻을 가진 단어지만, 발음과 모양이 모두 비슷해서인지 헷갈리는 이가 많다.
이 두 말을 얼마나 헷갈리는 이가 많으면, 한글 맞춤법에 ‘좇다’와 ‘쫓다’의 차이가 명시되어 있을 정도다. 한글 맞춤법 6장 1절에는 “사람을 뒤따르는 것은 ‘쫓다’이고 목표나 이상을 추구하는 것은 ‘좇다’이다”라고 쓰인 것도 모자라, 두 말을 반드시 구별해서 써야 한다고 강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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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다’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도둑을 쫓다’ 처럼 어떤 대상을 잡거나 만나기 위해 뒤를 급히 따르는 것을 나타낼 때 가장 많이 사용하며, ‘새를 쫓다’, ‘귀신을 쫓다’, ‘황소가 꼬리를 흔들어 파리를 쫓았다’와 같이 ‘어떤 자리에서 떠나도록 몰다’라는 뜻도 있다. 또한, ‘잠을 쫓다’, ‘불길한 생각을 애써 쫓았다’와 같이 ‘밀려드는 졸음이나 잡념 따위를 물리치다’라는 뜻도 있다.
‘좇다’는 주로 ‘명예를 좇다’, ‘꿈을 좇다’와 같이 목표나 이상을 추구하는 것을 나타낼 때나 ‘유언을 좇다’, ‘유행을 좇다’ 등과 같이 ‘남의 말이나 뜻을 따르다’, ‘규칙이나 관습 따위를 지켜서 그대로 하다’, ‘남의 이론 따위를 따르다’ 등의 뜻으로 사용한다. 이밖에 ‘좇다’는 ‘눈여겨보거나 눈길을 보내다’라는 뜻과 ‘생각을 하나하나 더듬어 가다’라는 뜻도 있다.
아직도 ‘쫓다’와 ‘좇다’가 헷갈린다면 그 행위로 인해 물리적인 이동이 발생했냐 아니냐에 따라 ‘쫓다’와 ‘좇다’를 구분해보자.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방법을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쫓다’와 ‘좇다’를 구분할 수 있다.
‘닭 쫓던 개’, ‘도둑을 쫓다’ 등 ‘쫓다’는 그 행위로 인해 물리적인 공간의 변화가 발생한다. ‘잠을 쫓다’, ‘불길한 생각을 애써 쫓았다’의 경우도 머릿속이나 몸속에서 졸음이나 잡념 따위가 사라진 것이니 공간의 변화가 생겼다고 간주할 수 있다.
반면, 추상적인 대상인 목표나 이상, 꿈 등을 따르는 ‘좇다’는 ‘쫓다’와 달리 행위 후에도 공간의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눈으로 좇다’ 역시, 눈은 움직였을지라도 물리적인 이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밖에 무엇을 뒤쫓는다는 뜻으로 사용할 때에 한해 ‘쫓다’와 ‘좇다’는 눈으로 보이는 것을 뒤따를 때는 ‘쫓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뒤따를 때는 ‘좇다’라고 간단히 구분하는 방법도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