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서지혜, 도전·변신이 즐거운 천생 배우…"'인생캐'라는 말에 힘 얻어요"

기사입력 2020.07.20.17:06
  • '저녁 같이 드실래요' 서지혜 인터뷰 / 사진: 문화창고, MBC 제공
    ▲ '저녁 같이 드실래요' 서지혜 인터뷰 / 사진: 문화창고, MBC 제공
    "'인생캐'라는 얘기를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되게 기분이 좋다. 제가 인생캐릭터를 위해 연기하는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고민했던 불안한 감정들이 있더라도 그 한마디면 용기를 얻는 힘의 원천이 된다"

    서지혜가 차도녀, 짝사랑녀에서 벗어나 안방극장에 달달한 바람을 불어왔다. 데뷔 18년 차인 그는 그간 보여준 시크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벗고, 엉뚱하고 털털한 성격의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의 색다른 면을 알게 해준 MBC 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 종영 라운드 인터뷰에서 서지혜와 마주 앉았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이별의 상처를 가진 두 남녀가 디너 메이트가 되어 음식과 함께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로맨스 드라마. 극 중 서지혜는 똘끼 충만한 웹 동영상 채널 PD '우도희' 역을 맡았다. 도희는 털털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쿨한 매력녀로, 혹독한 이별 후 사랑을 믿지 않다가 '김해경'(송승헌)과 운명적인 만남을 느낀다.
  • 전작 '사랑의 불시착'에서 도도하고 시크한, 그리고 우아한 기품이 흐르는 캐릭터를 연기한 서지혜는 '저녁 같이 드실래요'를 통해 화끈한 변신에 나섰다. 그간 보여줬던 아름다운 비주얼보다 코믹스러움이 가미된 캐릭터를 맡은 것. 마지막 촬영을 2주 전 끝냈다는 서지혜는 "섭섭하기보다 시원한 감정이 크다. 뿌듯하고 알차게 보냈다. 행운인 것 같다.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올 한해 '사랑의 불시착'과 '저녁 같이 드실래요'로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이제 잠시 휴식을 가지며 차기작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올해는 서지혜가 가장 열일한 한해가 아닌가 싶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은 국내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21.7%를 기록하며 대박을 쳤다. 이 가운데 OTT 서비스를 통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K드라마의 저력을 확인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묻자, 서지혜는 "'사랑의 불시착'이 끝나고 얼마 안 돼서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 들어갔는데, '서단'의 말투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 아직 서단을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걸 하려니 곤혹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다 보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막연하게 밀고 나가는 면도 있었다"며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 서지혜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기존 이미지를 벗을 도전에 나섰다. 그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또 변신이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했다. 그는 "20대 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패기 하나로 연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는 마인드가 조금 바뀐 것 같다. 예전엔 연기의 '연' 자도 모르고, 물론 지금도 연기를 완전히 안다고 할 수 없지만, 마음가짐이 좀 달라졌다"며 "욕심이 생기고 잘하고 싶은 욕망이 (나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대 때에도 주인공을 많이 했지만, 그때는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었다. 그럴 때 '과연 연기가 내게 맞는 건가' 솔직히 의문스럽기도 했다"며 "끝까지 할 수 있을지,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시기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가 연기 성장통을 이겨내기 시작한 시점은 '펀치'였다. 서지혜는 "'펀치'를 하면서부터 조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제가 그전에는 캔디 같은 느낌의 캐릭터를 하다가 지적인 느낌으로 바뀌었다. 그때 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희열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후 서지혜는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성장통을 이겨냈다. 그는 "지금이 20대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지만, 하나에 집중하는 그런 것들이 나를 성장시키는 것 같다. 지금이 훨씬 연기가 재밌다. 이렇게 되기까지 고난과 시련과 아픔이 있었지만, 재밌다.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그게 (20대 때와) 달라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 사람이 성장하려면 환경도 따라줘야 한다. 그가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동료 배우들의 덕도 있었을 터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 현장 분위기가 어땠는지 묻자, "연기적인 것에 대해 소통이 원활하게 잘 됐다. 서로 아이디어 같은 것도 내고 잘 받아들이기도 했다"며 "그런 합들이 너무 좋았다.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때는 애드리브 대결 같은 것도 했다. 저도 (연기를) 하다 보면 놓치고 가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주변에서 캐치해주곤 했다. 전체적으로 조화가 이뤄져서 현장 분위기도 좋고 배우들 사이도 정말 좋았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그런 그에게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어떤 의미였을까. 서지혜는 '저녁 같이 드실래요'라는 말 그대로의 의미에 자기 생각을 풀어냈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라는 말은 마음을 나눈다는 의미가 큰 것 같다. 단순히 밥을 먹는 행위가 아닌 서로의 시간을 나눌 수 있는 말이라는 걸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혼술, 혼밥, 혼영을 해봤다. 가끔 민망할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온전히 나 혼자 즐기고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두렵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혼자 할수록 이런 시간이 중요한 만큼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도 굉장히 소중하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 잠시간의 휴식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차기작을 준비할 거라고 귀띔한 서지혜는 다음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저는 작품 할 때마다 '좀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한다.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게 되게 재밌다. 도희는 유독 다른 때보다 제가 만들어 놓은 것들이 많았다. 이런 작업들이 굉장히 재밌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작품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두려움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오히려 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떤 장르와 역할이 재밌을까 생각하는 게 되게 두근거리는 과제 같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서지혜는 다음 작품에서 자신이 얼마나 더 성장할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설레는 모습을 보였다. 연기를 즐기는 그의 모습은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작품의 성공도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서지혜라는 배우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저도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엄청난 고뇌를 하겠지만, 응원해주시는 만큼 열심히 해서 좋은 배우로 남고 싶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