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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부·언어·연기…’데뷔 12년차’ 강지영, 노력의 얼굴

기사입력 2020.07.16.07:31
  • JTBC 드라마 '야식남녀'에서 열연한 배우 강지영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 JTBC 드라마 '야식남녀'에서 열연한 배우 강지영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미스터’ 활동할 때만 해도 (언론사를) 계속 돌아다녔어요. 저 자꾸 ‘라떼’ 나온다고 하는데요. 얘기하다 보면 그렇게 돼요. 다들 그럴걸요?”

    배우 강지영이 영상 인터뷰를 앞두고 ‘라떼~’(‘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옛날이야기)를 꺼낸다. 아직 27살. 서른도 안 된 나이지만, 데뷔한 지 12년이라는 시간이 쌓였다.

    어렸을 때부터 성공가도만 달려온 것 같은데, 사실 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지금의 강지영이 될 수 있었던 건 그 시간이 노력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가수에서 배우로.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걸그룹 카라의 유명세를 이용하지 않았다. 대신 크게 숨을 돌리며, 연기에 대해 고민했고, 언어를 몸으로 익혀갔다.

    한국에서 드라마 ‘야식남녀’로 첫 주연을 맡게 되기까지, 강지영에겐 도대체 어떤 시간이 흘렀을까.
  • ▲ '야식남녀' 강지영, "바퀴달린 집! 꼭 출연하고 싶습니다"
    JTBC 드라마 ‘야식남녀’의 종영 후,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민트 스튜디오에서 아진 역을 맡은 배우 강지영을 만났다. 아진은 계약직 4년 차 조연출로 설움의 나날을 보내지만, 연출 데뷔라는 꿈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던 중 회식자리에서 똘끼에 가까운 객기를 부린 덕에 연출 데뷔의 기회를 얻게 되고, 프로그램 ‘야식남녀’와 그 속에서 셰프 진성(정일우)과 디자이너 태완(이학주)를 만나게 된다.

    강지영은 아진 역을 위해 주변의 조언을 받았다. 언제 그만두게 될지 모르고, 불안 속에 살아야 하는 느낌. 계약직 생활을 해본 적은 없지만, 연예인으로 살아온 날들로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었다.

    “아진이는 항상 현실을 이겨내요. 사람이 한번 힘든 일이 있거나 하면, 넘어지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아진이는 넘어져 있는 그 시간이 짧아요. 도망가려고 하지도 않아요. 아마도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당당하고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야식남녀’는 강지영이 국내에서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쭉 몰아서 보았기에 가능했던 생각이 있다. 첫 회에 살짝 어색했던 강지영이, 마지막회에는 어느새 자연스레 아진이 되어있다는 것. 그래서일까. ‘야식남녀’의 시청자들은 강지영의 세 가지를 유독 칭찬했다. 피부, 스타일, 그리고 눈물 연기.

    “스타일은 스타일리스트께서 예쁘게 입혀주신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저도 의견도 내고 같이 고르기도 했지만, 예쁘게 잘 꾸며 주셨죠. 피부는 진짜 솔직하게 열심히 노력해요. 몇 년 전에 엄청 안 좋아진 적이 있어서 그 뒤로는 진짜 꼼꼼하게 관리해요. 스킨케어, 클렌징, 기초 싹 바꾸면서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죠.”

    “눈물 연기는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연스레 아진이가 들어오고 나서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아진이가 굉장히 많이 울었거든요. 전날, 내일 감정 장면을 촬영해야 하니, 컨트롤해야겠다. 그 정도만 생각하고 임했던 것 같아요.”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강지영은 걸그룹 카라의 멤버로 지난 2008년 데뷔했다. 그리고 2014년 4월, 소속사와 전속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카라에서 탈퇴해 영국 유학행을 택했다.

    “국내 활동을 오래 하면서, 굉장히 바쁘게 지냈잖아요. 그 당시에는 정말 지쳐 있었던 것 같아요.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카라를 그만두고 나서 바로 배우로 전향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휴식 기간에 기회가 돼 일본에 가게 됐는데요. 정말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아요.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하는 것도 좋아하니까요. 그렇게 몸을 던졌던 것 같아요.”

    강지영은 일본에서는 어엿한 5년 차 배우다. ‘지옥선생 누베’를 시작으로 ‘민왕’, 영화 ‘암살교실’ 등의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일본어를 배웠고, 일본어를 익혔고, 일본인 앞에서 일본어로 연기해 공감을 얻었다. 한 나라의 언어를 배워서 공감력 있게 표현하는 것, 가늠하기 어려운 노력이다.

    “저도 사실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팀에서 나와서 저 혼자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게 스스로 뿌듯했던 것 같아요. 뭐든 열심히 했고, 욕심도 많이 났고,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저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과 욕심, 그리고 작품에 대한 책임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달까요? 그래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카라로 활동할 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강지영의 12년이라는 시간이었다.

    “정말 다행이에요.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시간을 통해 제 자신과 대화하는 법도 알게 됐고요. 운동도 하고요. 한참 활동할 때는 하지 못했던 일들을 많이 해냈던 것 같아요. 혼자 지내면서 배우가 어떤 건지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게 됐고, 욕심도 커졌죠.”

    그 욕심은 여전하다. 액션부터 절절한 멜로, 로맨스 등 해보고 싶은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제자리에 돌아온 것 같으면서도 아직은 어색한 느낌이 있어요. 저도 배우로서 갈 길이 너무 멀어서 어떤 식으로 이걸 다 풀어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음 작품도 너무 중요할 것 같고요. 카라 활동 때와 다른 모습일 수도 있어서 어색해하는 분들도 계실 수 있고요. 시간이 지나면, 배우 강지영의 모습도 받아들여 주실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만큼 저도 노력할 거고요.”

    “제가 대중에게 재미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재미라는 게 무조건 웃기고,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요. 저에 대해 사람들이 계속 흥미를 갖고 보고 싶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캐릭터를 만나면, 정말 그 캐릭터에 맞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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