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가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트로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트로트에 대한 관심이 올해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 이러한 열풍의 중심에는 역대급 인기를 누리며 종영한 '미스터트롯', 그리고 해당 프로그램의 결승에 오른 TOP7(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이 있다.
-
지난해 2월 TV CHOSUN '미스트롯'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특히 '미스트롯'에서 1위에 해당하는 眞(진)을 차지한 송가인은 중·장년층의 아이돌 스타로 떠오른 것은 물론, 막강한 팬덤을 형성하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어 지난 하반기에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뽕포유'를 기획, 유재석이 트로트가수 '유산슬'로 활약을 펼치게 만들었다. 특히 '놀면 뭐하니?'는 방송국들의 주요 타깃이 되는 '2049' 시청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젊은 세대가 트로트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이처럼 트로트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TV CHOSUN '미스터트롯'이 지난 1월 2일 방송을 시작, 다시 한 번 트로트 열풍을 일으켰다. 전작이 좋은 성과를 거둔 덕분인지 참여자의 면면이 더욱 화려해진 것은 물론, 평균적으로 상향화된 실력을 과시해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연이 펼쳐졌다.
여러 번의 경연 끝에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 총 7명(이하 TOP7)이 결승전에 올랐다. '미스터트롯', 그리고 이들 TOP7에 대한 대국민 관심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결승전이다. 최종회 당시 문자 투표를 진행했는데, 경연 사상 유례없는 770만건이라는 문자가 접수되며 대기록을 세웠다.
또한, 시청률 데이터 기업 중 하나인 TNMS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동안 TV 채널에서 방송한 모든 드라마, 예능, 뉴스, 시사교양 모든 프로그램 중 20대와 50대 시청자는 '미스터트롯' 결승전을 가장 많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전체 연령대에서 '미스터트롯'이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더이상 트로트가 일부 세대만이 즐기는 문화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
눈에 보이는 수치로 '미스터트롯'에 대한 반응이 입증된 만큼, '미스터트롯' 출연진 중 누군가 어떤 프로그램에 나오면 시청률이 급등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뿐만 아니라 음원 차트에서도 막강한 저력을 보여줬다. 장르별 차트 뿐 아니라 전체 장르를 모아놓은 '실시간 차트 TOP100' 등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
이에 TOP7은 모두 각종 예능 프로그램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바쁜 행보를 지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음악 방송에도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미스터트롯' 전국투어 및 각종 행사 일정들이 모두 취소되며 TOP7이 출연하는 방송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하지만 이로 인해 우후죽순으로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어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도 있다. 앞서 '미스트롯'이 잘 되자 MBN '트로트퀸'을 비롯해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등이 방송됐고, '미스터트롯' 이후 SBS '트롯신이 떴다', SBS플러스 '내게ON트롯' 등이 편성돼 현재 방영 중이다.
여기에 오는 4일(토) 첫 방송을 시작하는 MBC '최애 엔터테인먼트'는 첫 프로듀서로 장윤정을 선정해 '트로트 드림팀'을 만들 것을 예고했다. 이어 10일에는 MBN '보이스트롯'이 방송되며, 이 밖에도 KBS '트롯전국체전', MBC '트로트의 민족' 등이 하반기 방영을 앞두고 있다. 또한, 트로트 열풍을 쏘아올린 '미스트롯'은 시즌 2로 돌아올 것을 예고해 트로트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앞서 '슈퍼스타K', '프로듀스101' 이후 서바이벌 열풍이 불었던 것을 연상케 한다. 트로트 열풍으로 인해 생겨난 프로그램들이 트로트라는 장르에 대한 피로감을 더욱더 가속화시키는 행보가 될 수도 있어 시류에 마냥 편승하는 것이 아닌,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한 이유다.
- 연예 칼럼니스트 하나영 hana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