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의 세계’ 김희애가 여과없이 증명된 김희애표 ‘감정의 디테일’를 선보였다.
김희애는 지난 28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지선우를 섬세하고 밀도 높게 표현해 호평 받았다.
-
이날 선우는 남편 태오(박해준 분)의 생일파티에서 외도의 증거들을 발견하게 됐고, 처음 여다경(한소희 분)과 대면하게 됐다. 슬픔에 무너졌지만 “이 지옥 같은 고통을 어떻게 해야 돌려줄까? 남김없이, 공평히. 완벽하게”라는 분노의 혼잣말로 주체할 수 없는 울분을 억눌렀다.
선우는 모든 사람이 집중하고 있는 자리에서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남편에게 입술을 맞췄다. 하지만 이는 황폐해진 내면을 감춘 위선적인 행동이었다. 김희애는 자괴감을 느끼는 선우에 완벽하게 몰두, 유독 처연한 슬픔이 새어 나오게 했다.
하지만 배신의 상처가 아물 수 없을 정도로 더 큰 파국이 휘몰아쳤다. 선우가 여다경을 진료하며 남편의 아이를 임신한 것까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
- ▲ 김희애 자극하는 한소희 "만나는 사람이 유부남이거든요-"
충격으로 혼란에 빠졌던 선우는 이내 태연하게 “상대가 유부남이라면서 피임 안 하나봐요?”라고 일갈하며 다경을 자극했다. 하지만 여다경이 진료실을 나가자 이성은 무너져 내렸다.
김희애는 배신감에 가득찬 눈빛, 파르르 떠는 손과 꽉 문 입술 등 캐릭터의 감정을 드러내는 제스처와 표정 변화로 몰입도를 극대화 시켰다.
김희애는 속부터 끓어오르는 울음을 토해내며 지선우의 참담한 심정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몰려드는 상실감에 주저 앉아 한 없이 눈물을 쏟아낸 장면은 시청자들마저 가슴 먹먹하게 만들었다.
-
- ▲ 박해준의 외도 사실을 전해 들은 김희애… 감출 수 없는 충격
김희애는 허망함에 찢어질 수밖에 없는 선우의 마음을 완벽한 내면 연기로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대사가 없는 부분 조차 눈빛과 표정만으로 긴장감을 쥐락펴락하며 선우의 심리에 절대적인 이입을 하게 만들고 있다. -
김희애는 친구에게 부부의 치부를 드러내고 바닥으로 떨어진 자존심,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든 남편에 대한 배신감, 아들을 걱정하는 선우의 서글픈 모성애까지 보여주며 김희애표 ‘감정의 디테일’을 여과없이 증명했다.
단 2회만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희애의 ‘밀도 높은 연기’는 지선우의 결단과 행동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매일 금토 밤 10시 50분 방송된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