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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미스터 주', 어정쩡한 웃음X감동이 범벅된 '동물 스파이 코미디'

기사입력 2020.01.21 17:22
  • '미스터 주' 리뷰 / 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미스터 주' 리뷰 / 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동물의 말이 들린다면?'이라는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소재를 가져와 스파이 액션물과 섞었다. 사라진 VIP를 찾아 동물과 합동 수사를 펼치는 국가정보국 요원의 이야기 속에는 동물과 사람의 우정, 그리고 해체된 가정의 회복까지 들어있다. 소재와 교훈이 명확한 만큼, 이 요소들을 잘 섞어낼 연출과 시나리오, 그리고 배우들의 시너지까지 모든 게 잘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는 국가정보국 요원 '주태주'가 전직 군견 '알리'와 함께 실종된 중국 특사 판다 '밍밍'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들의 합동수사가 가능했던 것은 태주의 특별한 능력 때문이다. 밍밍이 납치되던 그 날, 태주가 후배 요원의 어이없는 실수로 사고를 당하게 되고, 이후 동물의 말이 들리기 시작한 것. 특사의 경호 임무를 맡았던 태주는 요원으로서의 생명을 위해, 또 동물애호가 딸의 간절한 부탁으로, 사라진 'Very Important Panda'를 찾아 나선다.

    태주의 든든한 조력자는 전직 군견 '알리'다. 밍밍 납치 현장에 있었던 알리는 납치범들의 냄새를 맡은 유일한 동물이었고, 태주는 수소문 끝에 알리를 찾아낸다. '동물 혐오가'였던 태주는 알리의 조력을 얻기 위해 온갖 비위를 맞추지만 체질에 맞지 않는 행동은 연신 티키타카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두 캐릭터는 우정을 넘어 전우애를 키우고, 어느덧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관계로 성장한다.
  • '미스터 주'는 태주와 알리의 미션 수행 과정을 따라가며 소소한 재미를 뿌린다. 동물 더빙을 한 개성 넘치는 배우들뿐 아니라, 많은 이가 알법한 오마주 신과 명대사가 그 포인트다. 목소리만으로 신스틸러가 된 유인나, 김수미, 이선균, 이정은 등 특급 배우단이 코믹 요소를 더했고, 밍밍 탈출신과 AI 스피커의 말투에서도 '피식' 할 지점을 준다.

    최근작에서 '엄근진'(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이성민과 김서형은 '미스터 주'를 통해 망가짐을 불사했다. '주태주' 역을 맡은 이성민은 강아지의 오줌 세례를 맞는가 하면, 태주의 상사 '민국장'을 연기한 김서형은 압도적 카리스마 속 엉뚱한 명언을 내뱉는 허당미를 발산한다. 여기에 태주를 롤모델로 삼은 국가정보국 요원 '만식' 역에는 '열정 만수르' 배정남이 힘을 보탰다. 매사에 과한 의욕을 가진 탓에 일을 망치곤 하는 만식은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하지만 '뭐든 과하다'는 설정 탓인지, 배정남의 연기가 다소 과하게 느껴졌다. B급 코믹 요소를 몸소 표현하다 보니 배우들 간 연기 시너지가 반감되는 게 아쉽다. 이외에도 코믹과 진지를 오가는 강약 조절의 실패와 어색한 CG가 작품의 몰입도를 낮춘다. 전체적으로 웃음 포인트를 인지하지만 웃기지는 않은 상황이 발생하고, 이 탓에 극 후반부의 감동 포인트도 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처럼 여러모로 '본 적 없는' 영화가 되어버린 '미스터 주'는 내일 (22일)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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