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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을 주로 사냥하는 것으로 알려진 등검은말벌의 천적이 국내 최초 발견됐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지난달 환경부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한 ‘등검은말벌’의 애벌레와 번데기를 공격하는 토착 천적 ‘은무늬줄명나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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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부 저장성 일대가 원산지인 등검은말벌은 국내에서는 2003년 부산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10여 년 만에 전국으로 확산한 침입외래종이다. 등검은말벌은 관련 산업의 경제적 피해는 물론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생태적, 공중 보건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방제를 위한 연구가 시급한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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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연구진은 경북대학교 연구팀과 ‘은무늬줄명나방(Pyralis regalis)’이 등검은말벌의 벌집 안에 기생하면서 벌집을 갉아 먹을 뿐만 아니라 유충 및 번데기를 공격하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에 확인된 국내 토착 천적을 활용해 등검은말벌의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지만, 아직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다른 기생자들도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등검은말벌에 대한 기초생태·방제 연구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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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벌류를 대상으로 분류, 생태, 독성, 행동요령 등이 담긴 필드 가이드북을 발간하여 배포할 예정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