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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개 이상의 이름을 가진 동물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호랑이’다. 호랑이(虎狼-)는 순우리말인 ‘범’과 ‘어흥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며, 이들 단어는 모두 표준어로 인정받고 있다. 사람들은 호랑이, 범, 어흥이가 모두 같은 동물을 나타내는 말임을 알고 있다. 민족의 영물이자 용맹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호랑이가 그만큼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랑이처럼 두 개 이상의 이름을 가진 동물 중에는 각 이름이 서로 다른 동물을 나타낸다고 오해받는 경우도 있다. 고고함의 대명사인 ‘학’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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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은 ‘두루미’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는데, 호랑이만큼 자주 접하지 않은 동물이어서인지 사람들은 종종 학과 두루미가 다른 동물이라고 착각한다. 한자어인 ‘학(鶴)’과 ‘뚜루루루’라고 우는 울음소리에서 유래된 순우리말 이름인 ‘두루미’는 모두 두루밋과의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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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와 ‘고니’도 같은 동물을 부르는 다른 이름이지만, 학과 두루미처럼 다른 동물로 착각하는 이가 많다. 한자어인 백조(白鳥)와 순우리말인 고니는 모두 천연기념물 제201-1호인 오릿과의 물새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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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인기 높은 해산물 ‘멍게’도 또 다른 이름이 있다. 바로 ‘우렁쉥이’라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재미있는 것은 ‘멍게’는 원래 방언이었고, ‘우렁쉥이’가 표준어였다는 사실이다. 경상도 사투리였던 ‘멍게’가 표준어인 ‘우렁쉥이’보다 널리 쓰임에 따라 지금은 두 단어 모두 표준어로 인정받고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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