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내가 빚은 술, 내가 알려준다. 신림역 한식주점 솟대

기사입력 2019.04.17 09:48
  • 대한민국 외식업 문화가 다변화되고 있다. 화려한 미슐랭 스타를 받은 파인 레스토랑도 있지만, 서민적이어도 국밥 한 그릇이라도 철학을 담아 만드는 곳도 인정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직접 술을 빚어 판매하는 하우스 막걸리 형태도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곳의 특징은 주인이 양조에서 문화적인 배경까지 상당 수준의 전문가라는 것이다. 그것도 단순히 막걸리뿐만이 아닌 약주, 청주, 그리고 증류식 소주와 와인까지 다 아우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렇게 술 전문가가 운영하는 수제 막걸리가 있는 유명한 하우스 막걸리, 신림역 솟대를 찾아가 봤다.

  • 다양한 지역 막걸리도 함께 파는 신림역 솟대
    ▲ 다양한 지역 막걸리도 함께 파는 신림역 솟대

    무감미료 막걸리를 만들어 파는 곳.

    이곳은 우리 술 전문가 조윤서 씨가 운영하는 곳. 매장 분위기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나올 듯한 클래식한 주점 분위기다. 알고 보니 1990년대 인테리어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 농식품부 우리 술 교육기관인 막걸리학교와 가양주 연구소 전문과정을 거친 그녀는 우리 술이 가진 다양한 문화와 지역성, 그리고 술 발효라는 자연의 섭리에 이끌려 이곳 신림역에 솟대라는 매장을 재작년 오픈했다.

    흥미로운 것은 식당 내 양조장이 있다는 것. 불과 2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발효조와 숙성고 모두 갖춘 제대로 된 양조장이다. 이곳에서 나오는 술은 총 7종. 죽을 베이스로 한 석탄주 기법으로 만든 솟대 막걸리부터 익산 호산춘을 베이스로 청량감 좋은 스파클링 막걸리 첫사랑, 인공 고구마 향이 아닌 진짜 고구마를 넣어 발효한 고구마 탁주, 이름 그대로 봄의 향취가 그대로 묻어나며 카스텔라와 같은 식감의 약주 춘향, 그리고 솟대 막걸리 원주(알코올 도수 15%) 등이 대표적이다.

    이 술을 우리 술을 같이 연마한 최인국 씨와 함께 빚고 있다. 100% 누룩을 직접 띄우고, 우리 농산물만 사용하며, 인공감미료를 전혀 넣지 않은 만큼 기존의 적응된 술맛과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몇 번 맛을 보게 되면 술이 주는 원료 그 자체의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 직접 손으로 띄운 우리 전통 누룩. 제일 민감하고 힘든 과정이다
    ▲ 직접 손으로 띄운 우리 전통 누룩. 제일 민감하고 힘든 과정이다

    하우스 막걸리와 매칭 할 수 있는 다양한 음식

    막걸리 지게미에 숙성한 돼지고기 수육부터 강원도에서 공수받은 탱탱한 돌문어 찜, 입맛을 돋우는 새콤달콤한 오징어무침까지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돼지고기 수육은 입안에서 녹을 정도로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다. 이유는 막걸리 지게미에 숙성을 시키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삼투압이 높아 피부 및 고기 근육에 쉽게 흡수되는데, 익힐 때 이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잡내를 잡아준다. 동시에 막걸리 특유의 다양한 맛이 고기 안에 흡수되면서 담백하지만 다양한 맛을 내기도 한다. 음식이 푸짐하고 다양하다 보니 술이 아닌 음식을 즐기러도 갈만한 곳이다.

  • 각각 맛과 향이 다른 다양한 지역의 증류식 소주도 이곳에 가면 고를 수 있다
    ▲ 각각 맛과 향이 다른 다양한 지역의 증류식 소주도 이곳에 가면 고를 수 있다

    최고 인기의 막걸리와 전통주도 있어

    솟대는 직접 빚는 술 외에도 최고 인기의 막걸리와 전통주를 구비해놓고 있다. 막걸리계의 슈퍼 드라이로 유명한 ‘송명섭 막걸리’와 ‘해창 막걸리’, 새콤함의 대명사인 부산 ‘금정산성 막걸리’, 강릉의 무감미료 막걸리 ‘도문대작’, 라테와 같은 부드러움을 자랑하는 ‘느린 마을’ 막걸리, 옛 감성의 맛이 느껴지는 ‘지평 막걸리’, 전국 유명 약주로는 제주도 대표 술 ‘오메기술’, 함평의 대표 약주 ‘솔송주’, 남북정상회담 건배주 ‘면천두견주’가 있다.

    또 최근에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증류식 소주로는 솔송주를 증류한 ‘담솔’, 담양의 ‘타미앙스’, 홍천의 ‘무작’, 남북정상회담인 ‘문배주’, 한국의 ‘예거마이스터’라고 불리는 ‘이강주’, 화요, 그리고 ‘명인 안동소주’, 사과와인을 증류한 예산 ‘소서노의 꿈’ 등이다.

  • 막걸리 지게미에 숙성한 돼지고기 수육과 오징어무침,그리고 직접 빚은 우리 술술
    ▲ 막걸리 지게미에 숙성한 돼지고기 수육과 오징어무침,그리고 직접 빚은 우리 술술

    소통이 가장 매력적인 신림역 솟대

    워낙 술 종류가 많아 실은 주문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신림 솟대의 매력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바로 대표인 조윤서 씨에게 설명을 요청하면 된다. 너무 바쁘지만 않다면 권위 있는 느낌이 아닌, 어느 곳에서 만나도 포근하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이웃과 같은 느낌으로 설명해 준다. 그리고 매칭할 수 있는 음식도 추천을 한다.

    결국 이 솟대의 매력은 술도 술이지만 결국은 사람. 그리고 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술맛이 더욱 좋아진다는 것이 이곳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 우리 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솟대 조윤서 씨
    ▲ 우리 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솟대 조윤서 씨

  • 칼럼니스트 명욱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전통주 갤러리 부관장
    일본 릿쿄(立教) 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10년 전 막걸리 400종류를 마셔보고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서 포털사이트에 제공했다.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전통주 코너를 2년 이상 진행하였다. 최근에는 O tvN의 '어쩌다 어른'에서 술의 역사 강연을 진행하였으며. '명욱의 동네 술 이야기' 블로그도 운영 중이다. 현재는 SBS 팟캐스트 말술남녀와 KBS 제1 라디오 김성완의 시사야에서 '불금의 교양학' 코너에 고정 출연 중이며, 숙명여자대학교 미식문화 최고위 과정과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에서 외래교수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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