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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2.0, 45만원짜리 완전 무선 이어폰의 가치

기사입력 2019.03.25 09:26
  • 뱅앤올룹슨은 예쁘고 우아한 오디오기기를 정말 잘 뽑아낸다. 북유럽 명품 감성의 집약이랄까. 하나쯤 소유하고 싶은 디자인이 최대 강점이다. 음질도 좋은 편으로 상당히 튜닝이 잘 된 맑고 고운 소리를 낸다. 마치 브랜드 이미지를 사운드로 재현한 느낌이랄까.

    완전 무선 이어폰(혹은 코드 프리 이어폰)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은 앞선 설명에 딱 부합하는 제품은 아니었다. 터치로 조작하며 정교하고 부드럽게 마감된 이어폰 본체는 B&O라 부를만 했지만, 전용 케이스는 언뜻 보면 두꺼운 동전 지갑처럼 생겨서 우아하지 못했다.

  •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2.0/사진=뱅앤올룹슨
    ▲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2.0/사진=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2.0이 케이스를 집중적으로 개선해서 출시된 건 당연해 보인다. 내부 소재에 아노다이즈 알루미늄으로 교체해 더 고급스러워졌다. 배터리 용량은 12시간에서 16시간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무선 충전이라니. 케이스에 USB 케이블을 연결해 충전하는 건 별로라고 생각했는지 충전케이스 자체에 무선 충전기능을 집어넣어 최신 스마트폰처럼 Qi 표준 무선 충전기만 있으면 간편히 충전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다. 이어폰 본체의 성능이나 음질에는 변화가 없다. 보통 그 반대이거나 함께 개선하는 데 B&O는 무선 이어폰을 전자기기가 아닌 그야말로 생활가전 혹은 명품 가방이나 지갑처럼 다루고 있다. 귀에 들리는 부분은 일단 제외하고 눈에 보이고 손에 닿는 부분을 변경했다.

  •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2.0/사진=뱅앤올룹슨
    ▲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2.0/사진=뱅앤올룹슨

    그렇게 해서 가격은 45만원. 색상은 블랙, 내추럴, 인디고블루, 라임스톤 중 고를 수 있다. 그럼 멋진 케이스를 포기하면 어떨까? 기존 베오플레이 E8은 오픈마켓 기준으로 23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5.7mm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만들어내는 소리는 맑고 명료하다. 베이스도 충분해서 어느 장르를 들어도 즐겁다. 같은 가요나 팝이라도 여성 보컬을 주로 듣거나 클래식 음악도 함께 듣는다면 추천할 만 하다. 반면 힙합이나 록이 재생목록에 가득하다면 자브라나 JBL, 소니, 보스 등 반대 성향인 브랜드가 잔뜩 준비돼 있다.

  •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2.0
    ▲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2.0

  •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2.0
    ▲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2.0

    작동방식은 우아하다. 케이스에서 꺼내 착용한 후 양쪽 이어피스 측면에 손가락을 대면 자동으로 블루투스 연결이 이루어진다. 가벼운 터치만으로 볼륨조절, 곡넘김, 전화받기, 음성명령 등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커널형이라 차음성이 뛰어나 외부소음을 거의 들을 수 없는 데 그럴 때 왼쪽 이어피스를 터치하면 마이크를 통해 외부 소음을 아주 커다랗게 들을 수 있다. 이어폰을 빼지 않고 대화를 할 수 있으니 좋은 기능이라 해야겠지만, 잡음이 많이 들어오고 볼륨이 너무 커서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 ▲ 45만원짜리 완전 무선 이어폰 B&O E8 2.0, 가격만큼 좋을까?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워 보이지만, 결정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다. 블루투스 4.2 문제인지 혹은 이어폰 자체 문제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이동 중 주로 사용하는 제품인데 지하철 부근이나 복잡한 도심지에서 자주 끊긴다. 완전 무선 이어폰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 그대로 재현된다. 베오플레이 E8 출시 때부터 지적받아온 문제인데 개선이 안됐다. 대중교통을 가만히 타고 있거나 실내에서는 두드러지지 않는 문제이니 사용자마다 느끼는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제품의 특성과 가격을 생각하면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

    간단히 정리해보자. 뱅앤올룹슨 사운드를 구현하는 완전무선이어폰을 사고 싶은데 예산이 빠듯하면 이전 버전인 베오플레이 E8이 적당하다. 돈보다 디자인과 편의성을 충시한다면 베오플레이 E8 2.0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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